세종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아파트 매물을 문의하는 시민과 부동산 관계자가 지도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던 집값 폭등이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인해 세종시로 옮겨갔다. 세종시 집값은 순식간에 수억 원씩 급등했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들어 20.19% 상승했다. 전세가 역시 12.77% 증가했는데 6·17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규제가 심해지면서 호가가 더욱 뛰었다.

세종시의 집값 폭등은 지난 20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김태년 의원의 발언으로 인해 예견되어 왔다. 김 의원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자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국회를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 부처 등이 모두 이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어떠한 방법을 써도 잡히지 않는 집값을 억제하기 위해 여당의 수장이 꺼낸 제안은 제안만으로 세종시의 집값을 상승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억 원을 넘겼던 중형 아파트값은 10억 중반대를 기록했으며 중소형 아파트들도 매매가로 10억 원을 넘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세종시 새롬동의 A 아파트는 지난달 27일 11억 원에 팔렸다. 시장에 나왔는 매물은 13억 원에 달한다. 매매가 대비 2억 원 가량 오른 수준이다. 같은 단지의 전용 84㎡는 지난달 9억 2,500만 원에 매매계약이 나온데 이어, 호가는 11억 원까지 치솟았다.

대평동 B 아파트는 지난달 27일 10억 5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2~3일 사이에 매물이 자취를 감췄고, 호가는 13억원까지 뛴 상태다.

인기 아파트 경우 실거래가는 대부분 7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중형 아파트들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5억 1,000만 원대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던 C 아파트도 지금은 매물을 구할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세종시 부동산 중개인에 따르면 C 아파트는 호가가 9억 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끊임없이 오르는 세종시의 집값을 두고 전문가들은 엄청난 거품이 껴있어 언제 거품이 빠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편에서는 이러한 집갑 상승이 곧 불어닥칠 세종시 부동산 상승장의 시작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시의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세차익을 회수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부동산 관련 카페와 커뮤니티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언급하는 지역마다 집값이 올라 공무원들만 이득을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