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연 기자] 몇 해가 흘러도 여전히 가요계는 신인 아이돌로 붐빈다. 매 해가 아이돌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이고, 이 중 살아남는 팀은 몇 없는 것이 통용되는 현실이다. 2016년 데뷔한 그룹 아스트로 역시 그랬다. 이 시기 데뷔한 그룹은 50여 팀이다. 보이그룹만 대략 추려도 SF9, 펜타곤, 빅톤, 더이스트라이트, 임팩트, 보이스퍼, 크나큰, NCT, 라데, 빈블로우, 인엑스, 마스크 등 20팀이 넘는다. 하지만 이들 중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름은 과연 얼마나 될까.   ■ 싱그러운 미소에서 섹시한 안무까지 2016년에는 보이그룹의 정석인 남자답고 파워풀한 퍼포먼스에 캐주얼한 매력을 더한 콘셉트가 트렌드였다. 그 가운데서 아스트로는 ‘청량돌’의 패를 꺼내들었다. 지난 2월 발매한 데뷔앨범부터 이름이 ‘스프링 업(Spring up)’이었다. 당시 아스트로는 타이틀곡 ‘숨바꼭질’ 무대에서 주황색, 분홍색, 노란색 등 컬러풀한 의상을 입고 방긋방긋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후 아스트로는 여름과 가을, 겨울까지 사계절 시리즈를 내놓으며 점층적인 성장을 꾀했다. 여전히 청량한 기조는 잃지 않았다. 여름 타이틀곡 ‘숨가빠’에서는 시원함이 느껴지는 화이트 바탕의 옷을 입고 청량음료 같은 매력을 선사했다. 가을에는 좀 더 톤 다운되긴 했지만 여전히 화사한 베이지색, 낙엽색 등의 교복 의상을 입고 발랄한 타이틀곡 ‘고백’을 불렀다. 겨울에는 블랙 앤 화이트 컬러로 성숙함을 꾀했으나, 남자라기보다 소년과 남자의 경계에서 ‘붙잡았어야 해’를 노래했다.  지난해가 아스트로의 소년기 중 1년이었다면, 올해는 소년기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간 성장으로 채워진 해라고 할 수 있다. 올해의 시작은 ‘드림(Dream)’ 시리즈였다. 첫 번째 타이틀곡 ‘베이비(baby)’는 겨울에 보여줬던 ‘붙잡았어야 해’보다 한층 심플해졌다. 두 번째 타이틀곡 ‘니가 불어와’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남자다움을 어필한다. 부제가 ‘크레이지 섹시 쿨(Crazy sexy cool)’이다. 아스트로는 검은색 슈트를 입고 섹시한 안무를 춘다. 독특한 점은 분명 아스트로도 다른 아이돌들과 다름없이 ‘성장’을 콘셉트 키워드로 잡고 새로운 모습을 시도해왔는데, 몇 안 되는 성공적인 팀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 똑똑한 아스트로, 자연스러운 변화가 불러온 가능성 요즘 아이돌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흔하거나 트렌디하지 못한 혹은 유행하고 있는 것들만 표면적으로 짜깁기한 콘셉트다. 아스트로처럼 청량한 콘셉트를 밀고 나온 일부 아이돌들이 점점 서툴게 느껴지는 것도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너무 극단적으로 보여주려고 하는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써먹을 대로 써먹은 성장 과정은 대중에게 익숙해진지 오래다. 뻔하고 지루한 변화는 더 이상 변신이 아니다. 아스트로는 두 번의 시리즈를 거치는 동안 여전히 청량한 소년미를 잃지 않았다. 특히 어떤 콘셉트라도 뮤직비디오는 판타지스럽고 소년미 넘치는 영상미를 유지한 것이 큰 줄기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콘셉트와 노래들은 조금씩 변주했다. 그로 인해 아스트로의 성장은 대놓고 ‘나 변했어’라고 말하지 않는다. 미묘한 차이들을 따라가다 고개를 드니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라 있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이 넘어갈 때, 시계바늘이 12시 ‘땡’ 한다고 해서 갑자기 세상이 천지개벽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흐르고 흘러 1년이 지나면 그 기간을 기점으로 많은 것이 달라지고 새로워진다. 그렇게 19살에서 20살이 되고, 29살에서 30살이 되듯 아스트로의 페이지도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시나브로 시간의 흔적이 쌓이다 보니 아스트로는 흔들림이 없다. 데뷔 당시 내세웠던 기본은 잃지 않았고, 변화의 폭은 하나하나 세밀하게 조절했다. 가진 것은 확실하고 목표는 잃지 않으니 아스트로가 걷는 길이 안정적이고 뚜렷해 보이는 건 당연하다. 덕분에 아스트로는 다른 보이그룹과 똑같이 성장의 그림을 그리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기대감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아직 아스트로를 떠올리면 ‘얼굴천재’ 수식어를 지닌 차은우만 생각나는 이들이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데뷔한지 2년이 채 안된 아스트로는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분명한 의도와 의미를 갖는 이들의 변주는 열려 있는 가능성을 뜻한다. 생각보다 아스트로는 영리한 팀이다.

'청량에서 섹시까지' 아스트로의 영리한 변화

이소연 기자 승인 2017.11.07 14:12 | 최종 수정 2135.09.18 00:00 의견 0

[뷰어스=이소연 기자] 몇 해가 흘러도 여전히 가요계는 신인 아이돌로 붐빈다. 매 해가 아이돌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이고, 이 중 살아남는 팀은 몇 없는 것이 통용되는 현실이다.

2016년 데뷔한 그룹 아스트로 역시 그랬다. 이 시기 데뷔한 그룹은 50여 팀이다. 보이그룹만 대략 추려도 SF9, 펜타곤, 빅톤, 더이스트라이트, 임팩트, 보이스퍼, 크나큰, NCT, 라데, 빈블로우, 인엑스, 마스크 등 20팀이 넘는다. 하지만 이들 중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름은 과연 얼마나 될까.

 

■ 싱그러운 미소에서 섹시한 안무까지

2016년에는 보이그룹의 정석인 남자답고 파워풀한 퍼포먼스에 캐주얼한 매력을 더한 콘셉트가 트렌드였다. 그 가운데서 아스트로는 ‘청량돌’의 패를 꺼내들었다. 지난 2월 발매한 데뷔앨범부터 이름이 ‘스프링 업(Spring up)’이었다. 당시 아스트로는 타이틀곡 ‘숨바꼭질’ 무대에서 주황색, 분홍색, 노란색 등 컬러풀한 의상을 입고 방긋방긋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후 아스트로는 여름과 가을, 겨울까지 사계절 시리즈를 내놓으며 점층적인 성장을 꾀했다. 여전히 청량한 기조는 잃지 않았다. 여름 타이틀곡 ‘숨가빠’에서는 시원함이 느껴지는 화이트 바탕의 옷을 입고 청량음료 같은 매력을 선사했다. 가을에는 좀 더 톤 다운되긴 했지만 여전히 화사한 베이지색, 낙엽색 등의 교복 의상을 입고 발랄한 타이틀곡 ‘고백’을 불렀다. 겨울에는 블랙 앤 화이트 컬러로 성숙함을 꾀했으나, 남자라기보다 소년과 남자의 경계에서 ‘붙잡았어야 해’를 노래했다. 

지난해가 아스트로의 소년기 중 1년이었다면, 올해는 소년기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간 성장으로 채워진 해라고 할 수 있다. 올해의 시작은 ‘드림(Dream)’ 시리즈였다. 첫 번째 타이틀곡 ‘베이비(baby)’는 겨울에 보여줬던 ‘붙잡았어야 해’보다 한층 심플해졌다. 두 번째 타이틀곡 ‘니가 불어와’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남자다움을 어필한다. 부제가 ‘크레이지 섹시 쿨(Crazy sexy cool)’이다. 아스트로는 검은색 슈트를 입고 섹시한 안무를 춘다.

독특한 점은 분명 아스트로도 다른 아이돌들과 다름없이 ‘성장’을 콘셉트 키워드로 잡고 새로운 모습을 시도해왔는데, 몇 안 되는 성공적인 팀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 똑똑한 아스트로, 자연스러운 변화가 불러온 가능성

요즘 아이돌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흔하거나 트렌디하지 못한 혹은 유행하고 있는 것들만 표면적으로 짜깁기한 콘셉트다. 아스트로처럼 청량한 콘셉트를 밀고 나온 일부 아이돌들이 점점 서툴게 느껴지는 것도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너무 극단적으로 보여주려고 하는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써먹을 대로 써먹은 성장 과정은 대중에게 익숙해진지 오래다. 뻔하고 지루한 변화는 더 이상 변신이 아니다.

아스트로는 두 번의 시리즈를 거치는 동안 여전히 청량한 소년미를 잃지 않았다. 특히 어떤 콘셉트라도 뮤직비디오는 판타지스럽고 소년미 넘치는 영상미를 유지한 것이 큰 줄기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콘셉트와 노래들은 조금씩 변주했다. 그로 인해 아스트로의 성장은 대놓고 ‘나 변했어’라고 말하지 않는다. 미묘한 차이들을 따라가다 고개를 드니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라 있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이 넘어갈 때, 시계바늘이 12시 ‘땡’ 한다고 해서 갑자기 세상이 천지개벽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흐르고 흘러 1년이 지나면 그 기간을 기점으로 많은 것이 달라지고 새로워진다. 그렇게 19살에서 20살이 되고, 29살에서 30살이 되듯 아스트로의 페이지도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시나브로 시간의 흔적이 쌓이다 보니 아스트로는 흔들림이 없다. 데뷔 당시 내세웠던 기본은 잃지 않았고, 변화의 폭은 하나하나 세밀하게 조절했다. 가진 것은 확실하고 목표는 잃지 않으니 아스트로가 걷는 길이 안정적이고 뚜렷해 보이는 건 당연하다. 덕분에 아스트로는 다른 보이그룹과 똑같이 성장의 그림을 그리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기대감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아직 아스트로를 떠올리면 ‘얼굴천재’ 수식어를 지닌 차은우만 생각나는 이들이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데뷔한지 2년이 채 안된 아스트로는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분명한 의도와 의미를 갖는 이들의 변주는 열려 있는 가능성을 뜻한다. 생각보다 아스트로는 영리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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