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연 기자] 배우 조덕제가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도중 성추행 혐의를 받은 것에 대해 성명서를 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비단 배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계의 질서와 이해를 무너뜨리는 사례라고 보고 영화인들의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조덕제 측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앤티스퀘어에서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도중 조덕제가 성추행 혐의를 받은 것에 대한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덕제와 함께 ‘사랑은 없다’ 메이킹 영상을 촬영했던 이지락 기사가 함께 자리했다. 사회는 영화의 주요 스태프가 맡았다.  조덕제는 2015년 4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상대 여성배우 A씨의 상의를 찢고 바지에 손을 넣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조덕제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지난 13일 열린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조덕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앞서 해당 남자 배우는 익명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조덕제가 지난달 지난 17일 사건의 인물이 자신이라 밝히고 결백을 토로하면서 인물의 윤곽이 드러나게 됐다. 계속해서 억울함을 호소하던 조덕제는 혐의를 부인하며 상고장을 제출했고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한편 지난달 24일 여배우 A씨가 조덕제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을 진행한데 이어, 조덕제는 다시 한 번 반박의 입장을 표명했다. ▲ 이하 조덕제 성명서 요약. 1심과 2심의 차이는 재판부의 시각과 관점의 차이다. 1심 재판부는 나의 연기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2심에서는 여배우의 의견을 들었다. 영화라는 한정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감독의 지시에 충실히 한 나의 연기를 연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성폭력 상황으로 받아들였다. 2심에서는 장면에 몰입한 상태의 열연을 현실상황에서 한 행동이라고 여겼다. 실제로 그랬다면 연기자는 자신의 배역에 충실한 거고 리얼리티를 잘 살렸다는 칭찬을 받는 게 맞을 것이다. 영화를 보며 영화의 공격성을 느끼는 건 당연할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감독과 연기자들이 원하는 것이다.  2심에서는 내가 추행했다는 정확한 근거가 없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내가 우발적으로 흥분해 그런 행동을 했다고 판단했다. 그 내용만 봐도 영화적 몰입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촬영 중 연기에 대한 부분을 전문가들은 알 것이다. 영화인들에게 물어봐라. 현장에서 연기를 하면서 흥분해 연기자임을 망각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잘 알 것이다. 순간적, 일시적, 우발적으로 흥분되어 표현했다는 것은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다.  영화계에도 신문고라는 게 있다. 취지와 목적은 영화계 문제가 발생 시 자체적으로 원만히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관계의 확인과 진실규명을 한다. 하지만 영화인 신문고는 재판 중인 사건을 다루지 않는다는 규칙에 따라 내 사건은 다루지 않았다. 정작 영화인을 위한 몇몇 단체들은 어찌됐든 무죄가 선고된 1심 후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재판중임에도 이 사건에 적극 개입해 어떤 사실관계 없이 맹목적으로 나를 비난하고 매도했다. 왜 어떤 이유로 여성단체들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주장만을 해명하고 피켓을 들고 서 있었냐. 그 과정에서 내 목소리와 입장을 단 한 번도 듣지 않은 채 무슨 이유로 그들의 뜻에 따라 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 사건은 영화 촬영장에서 일어난 일이고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간으로 봐야 한다. 영화 촬영장의 총 책임자는 감독이다. 영화 전체의 흐름뿐 아니라 촬영장의 손발을 맡으며 촬영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작은 사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조치를 취하게 된다.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이 감독이 해야 하는 또 다른 의무다.  부부 사이 강간장면을 연출하는 특성상 어느 정도 몸짓의 연기가 오고갈 수밖에 없어서 촬영장은 긴장 상태였다. 촬영 상황에 문제가 있었다면 여배우는 촬영을 멈춰달라고 하고 감독은 NG로 상황을 정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오케이 사인을 내며 이 장면에 만족스러운 촬영이라고 했다. 여배우는 생각보다 수위가 높았다는 걸 촬영 끝난 후에 감독과 이야기를 했다. 감독님으로서는 내가 사과하는 선에서 여배우의 생각을 무마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내가 사과를 하고 끝내자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영화 촬영 자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태로까지 몰고 갔다. 결국 촬영장 최고 서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여배우가 감독과 한 편이 되어 나를 강제 하차시키는 상황으로까지 몰고 갔다.  그렇게 법정까지 가게 됐고 배우로서 쌓아온 것들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힘든 싸움이 됐다. 영화인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어떻게 버텨나가야 하는지 싶다. 판사님이 판결문을 읽자마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고 넋 나간 사람처럼 재판장에 서 있었다. 평생을 바친 연기가 나를 향한 치부가 될 줄은 몰랐다. 그저 연기에 열정을 바치고 더 나은 장면을 위해 감독의 지시에 따랐던 것이 이렇게 나를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내가 쓰러진다면 그들은 기뻐 날뛰며 진실을 묻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그들에게 묻고 싶다. 왜 나의 무죄를 받아들일 수 없던 것일까. 왜 그렇게 유죄 판결을 원했던 것일까. 단 한번이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연락을 했는지. 조덕제가 성추행범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 있었던 건 아닌가. 여성단체는 언제나 사회적 약자인 자신들의 편에 선다는 점을 이용해 영화계 전체를 매도할 것이다. 이에 공조한 몇몇 영화 단체들은 그들 뒤에 서서 그들이 쥐어준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따라할 것이다.  이 문제는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인 전체의 문제다. 우리 영화계와 무방한 여성 단체에 좌지우지되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영화계를 이용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그래서 나 조덕제가 제안하는 것이다. 나를 조사해 달라. 어떤 시험대도 오르겠다. 우리 영화인들이 조사하고 검증한 결과라면 마땅히 저는 그 결과를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  부디 이 사건이 한국 영화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도록 온 영화계의 식구들이 함께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 메이킹 필름 영상에 관한 촬영 기사의 입장. 검찰이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메이킹 필름을 쉬지 않고 찍는 건 어렵다. 나는 스틸까지 찍어야 했다. 두 대로 촬영한 메이킹 영상은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때 시간대별로 모아서 붙인다. 검찰에 제출한 메이킹도 하나의 장면을 (한 대의 카메라로) 계속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 8분짜리 영상이다.  나의 메이킹 필름을 검찰에 제출하기 전 조덕제가 촬영된 메이킹 13번신이 있는데 어떻게 할지 감독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대수롭지 않은 듯 신경 쓰지 말고 나대지 말라는 둥 핀잔만 줬다.  왜 감독은 모른 척 하고 빠져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무엇인가 오해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메이킹필름을 두 배우에게 보여주면 오해가 풀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우들에게 연락해 신의 메이킹필름이 있음을 알렸고, 여배우에게도 알렸는데 아무 대답이 없고 무관심하더라. 그런데 남배우가 진실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필름이 영상을 함부로 줄 수 없고 검찰에 직접 제출하겠다고 했다. 어처구니없는 건 여배우는 메이킹의 존재를 몰랐다가 2심이 끝난 뒤 알았다고 인터뷰를 했다. 왜 그런 뻔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영상을 보내주겠다고 한 메시지도 있다.  이 메이킹 필름이 결국 조덕제에게 도움이 되었는데, 영상이기 때문에 영상 안에 나오는 사람들과 나오는 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다. 그걸 가지고 누구에게 유리하다고 하면 그 사람이 말하는 게 진실일 것이다.  ▲ 조덕제 항소심과 관련 여러 변호사들(익명)의 입장. 피고인이 디렉션을 받아 연기를 했더라도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범죄라고 했다. 이번에는 증거 없이 피해자 증언만으로 판결을 내렸다는데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얼굴 중심의 연기를 하라고 한 감독의 지시를 어겼다고 보고 있는데, 그것 또한 오류다. 이런 판례를 따르자면 앞으로 연기자가 감독의 디렉팅을 벗어났는지 여부와 관련해 배우는 연기 활동에 있어서 큰 제약이 생겨, 상대 배우와 갈등을 비롯한 모든 책임을 배우 개인이 지게 되는 일이 생길 것이다. 개인의 일방적 주장에 의해 영화현장이 범죄 현장으로 변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것이다.  무엇보다 배우에게 책임을 묻기 전 영화 촬영 중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 논할 때 영화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의 말을 들어봐야 할 것이다. 일부 편향된 여성단체의 입장만에서 판단된 것에 오류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법을 내세워 마음대로 할 수도 있다. 여성단체와의 대립에는 영화계에 대한 지식은 없다. 개인과 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서만 결론 지어졌다.  일반 성범죄와 똑같은 선상에서 판단해 연기를 성 범죄로 비하하고 개인 책임만 묻는다고 해서, 영화계의 성평등, 성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사회적인 정의도 구현할 수 없다. 전문 영화인들의 참여를 통해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영화 현장의 권력관계를 파악해 진정한 약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사건의 교훈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성추행 혐의' 조덕제, 영화촬영 기사·변호인들과 외친 결백

이소연 기자 승인 2017.11.07 16:38 | 최종 수정 2135.09.14 00:00 의견 0

[뷰어스=이소연 기자] 배우 조덕제가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도중 성추행 혐의를 받은 것에 대해 성명서를 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비단 배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계의 질서와 이해를 무너뜨리는 사례라고 보고 영화인들의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조덕제 측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앤티스퀘어에서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도중 조덕제가 성추행 혐의를 받은 것에 대한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덕제와 함께 ‘사랑은 없다’ 메이킹 영상을 촬영했던 이지락 기사가 함께 자리했다. 사회는 영화의 주요 스태프가 맡았다. 

조덕제는 2015년 4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상대 여성배우 A씨의 상의를 찢고 바지에 손을 넣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조덕제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지난 13일 열린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조덕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앞서 해당 남자 배우는 익명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조덕제가 지난달 지난 17일 사건의 인물이 자신이라 밝히고 결백을 토로하면서 인물의 윤곽이 드러나게 됐다. 계속해서 억울함을 호소하던 조덕제는 혐의를 부인하며 상고장을 제출했고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한편 지난달 24일 여배우 A씨가 조덕제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을 진행한데 이어, 조덕제는 다시 한 번 반박의 입장을 표명했다.

▲ 이하 조덕제 성명서 요약.
1심과 2심의 차이는 재판부의 시각과 관점의 차이다. 1심 재판부는 나의 연기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2심에서는 여배우의 의견을 들었다. 영화라는 한정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감독의 지시에 충실히 한 나의 연기를 연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성폭력 상황으로 받아들였다. 2심에서는 장면에 몰입한 상태의 열연을 현실상황에서 한 행동이라고 여겼다. 실제로 그랬다면 연기자는 자신의 배역에 충실한 거고 리얼리티를 잘 살렸다는 칭찬을 받는 게 맞을 것이다. 영화를 보며 영화의 공격성을 느끼는 건 당연할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감독과 연기자들이 원하는 것이다. 

2심에서는 내가 추행했다는 정확한 근거가 없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내가 우발적으로 흥분해 그런 행동을 했다고 판단했다. 그 내용만 봐도 영화적 몰입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촬영 중 연기에 대한 부분을 전문가들은 알 것이다. 영화인들에게 물어봐라. 현장에서 연기를 하면서 흥분해 연기자임을 망각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잘 알 것이다. 순간적, 일시적, 우발적으로 흥분되어 표현했다는 것은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다. 

영화계에도 신문고라는 게 있다. 취지와 목적은 영화계 문제가 발생 시 자체적으로 원만히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관계의 확인과 진실규명을 한다. 하지만 영화인 신문고는 재판 중인 사건을 다루지 않는다는 규칙에 따라 내 사건은 다루지 않았다. 정작 영화인을 위한 몇몇 단체들은 어찌됐든 무죄가 선고된 1심 후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재판중임에도 이 사건에 적극 개입해 어떤 사실관계 없이 맹목적으로 나를 비난하고 매도했다. 왜 어떤 이유로 여성단체들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주장만을 해명하고 피켓을 들고 서 있었냐. 그 과정에서 내 목소리와 입장을 단 한 번도 듣지 않은 채 무슨 이유로 그들의 뜻에 따라 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 사건은 영화 촬영장에서 일어난 일이고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간으로 봐야 한다. 영화 촬영장의 총 책임자는 감독이다. 영화 전체의 흐름뿐 아니라 촬영장의 손발을 맡으며 촬영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작은 사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조치를 취하게 된다.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이 감독이 해야 하는 또 다른 의무다. 

부부 사이 강간장면을 연출하는 특성상 어느 정도 몸짓의 연기가 오고갈 수밖에 없어서 촬영장은 긴장 상태였다. 촬영 상황에 문제가 있었다면 여배우는 촬영을 멈춰달라고 하고 감독은 NG로 상황을 정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오케이 사인을 내며 이 장면에 만족스러운 촬영이라고 했다. 여배우는 생각보다 수위가 높았다는 걸 촬영 끝난 후에 감독과 이야기를 했다. 감독님으로서는 내가 사과하는 선에서 여배우의 생각을 무마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내가 사과를 하고 끝내자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영화 촬영 자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태로까지 몰고 갔다. 결국 촬영장 최고 서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여배우가 감독과 한 편이 되어 나를 강제 하차시키는 상황으로까지 몰고 갔다. 

그렇게 법정까지 가게 됐고 배우로서 쌓아온 것들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힘든 싸움이 됐다. 영화인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어떻게 버텨나가야 하는지 싶다. 판사님이 판결문을 읽자마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고 넋 나간 사람처럼 재판장에 서 있었다. 평생을 바친 연기가 나를 향한 치부가 될 줄은 몰랐다. 그저 연기에 열정을 바치고 더 나은 장면을 위해 감독의 지시에 따랐던 것이 이렇게 나를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내가 쓰러진다면 그들은 기뻐 날뛰며 진실을 묻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그들에게 묻고 싶다. 왜 나의 무죄를 받아들일 수 없던 것일까. 왜 그렇게 유죄 판결을 원했던 것일까. 단 한번이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연락을 했는지. 조덕제가 성추행범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 있었던 건 아닌가. 여성단체는 언제나 사회적 약자인 자신들의 편에 선다는 점을 이용해 영화계 전체를 매도할 것이다. 이에 공조한 몇몇 영화 단체들은 그들 뒤에 서서 그들이 쥐어준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따라할 것이다. 

이 문제는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인 전체의 문제다. 우리 영화계와 무방한 여성 단체에 좌지우지되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영화계를 이용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그래서 나 조덕제가 제안하는 것이다. 나를 조사해 달라. 어떤 시험대도 오르겠다. 우리 영화인들이 조사하고 검증한 결과라면 마땅히 저는 그 결과를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 

부디 이 사건이 한국 영화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도록 온 영화계의 식구들이 함께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 메이킹 필름 영상에 관한 촬영 기사의 입장.
검찰이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메이킹 필름을 쉬지 않고 찍는 건 어렵다. 나는 스틸까지 찍어야 했다. 두 대로 촬영한 메이킹 영상은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때 시간대별로 모아서 붙인다. 검찰에 제출한 메이킹도 하나의 장면을 (한 대의 카메라로) 계속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 8분짜리 영상이다. 

나의 메이킹 필름을 검찰에 제출하기 전 조덕제가 촬영된 메이킹 13번신이 있는데 어떻게 할지 감독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대수롭지 않은 듯 신경 쓰지 말고 나대지 말라는 둥 핀잔만 줬다. 

왜 감독은 모른 척 하고 빠져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무엇인가 오해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메이킹필름을 두 배우에게 보여주면 오해가 풀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우들에게 연락해 신의 메이킹필름이 있음을 알렸고, 여배우에게도 알렸는데 아무 대답이 없고 무관심하더라. 그런데 남배우가 진실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필름이 영상을 함부로 줄 수 없고 검찰에 직접 제출하겠다고 했다. 어처구니없는 건 여배우는 메이킹의 존재를 몰랐다가 2심이 끝난 뒤 알았다고 인터뷰를 했다. 왜 그런 뻔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영상을 보내주겠다고 한 메시지도 있다. 

이 메이킹 필름이 결국 조덕제에게 도움이 되었는데, 영상이기 때문에 영상 안에 나오는 사람들과 나오는 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다. 그걸 가지고 누구에게 유리하다고 하면 그 사람이 말하는 게 진실일 것이다. 

▲ 조덕제 항소심과 관련 여러 변호사들(익명)의 입장.
피고인이 디렉션을 받아 연기를 했더라도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범죄라고 했다. 이번에는 증거 없이 피해자 증언만으로 판결을 내렸다는데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얼굴 중심의 연기를 하라고 한 감독의 지시를 어겼다고 보고 있는데, 그것 또한 오류다. 이런 판례를 따르자면 앞으로 연기자가 감독의 디렉팅을 벗어났는지 여부와 관련해 배우는 연기 활동에 있어서 큰 제약이 생겨, 상대 배우와 갈등을 비롯한 모든 책임을 배우 개인이 지게 되는 일이 생길 것이다. 개인의 일방적 주장에 의해 영화현장이 범죄 현장으로 변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것이다. 

무엇보다 배우에게 책임을 묻기 전 영화 촬영 중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 논할 때 영화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의 말을 들어봐야 할 것이다. 일부 편향된 여성단체의 입장만에서 판단된 것에 오류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법을 내세워 마음대로 할 수도 있다. 여성단체와의 대립에는 영화계에 대한 지식은 없다. 개인과 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서만 결론 지어졌다. 

일반 성범죄와 똑같은 선상에서 판단해 연기를 성 범죄로 비하하고 개인 책임만 묻는다고 해서, 영화계의 성평등, 성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사회적인 정의도 구현할 수 없다. 전문 영화인들의 참여를 통해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영화 현장의 권력관계를 파악해 진정한 약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사건의 교훈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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