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이소연 기자] 밴드 데이식스(DAY6)의 시작은 남달랐다. 3대 기획사로 손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내놓은 첫 번째 밴드여서 그런 건 아니다. 이들은 오히려 소속사의 후광을 버렸다. 말뿐인 실력을 떠들기보다 오로지 음악, 음악으로 자신들을 증명했다. 데이식스는 매달 음원을 내고 공연을 펼치며 대중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음악의 힘을 증명하기 위해 애썼다. 이들의 노래는 ‘대형 기획사 밴드’라는 틀을 깼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음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지금, 데이식스를 향한 편견 그리고 아이돌과 인디 음악을 나누는 이분법적 구분은 촌스러운 발상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주변에 데이식스 팬이 한 명씩 꼭 있을 정도로 몰라보게 성장도 했다.  물론 소속사의 탄탄한 기반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데이식스는 ‘아이돌 밴드의 길을 개척하겠다’ ‘우리는 아이돌이 아니고 밴드다’ 등과 같은 거창한 결심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견하다. 데이식스는 오로지 좋은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목표 하나로 달린다. 최근 발매된 정규 2집 앨범 ‘문라이즈(Moonrise)’가 그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 중 하나다. 이 앨범은 1년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프로젝트 ‘에브리 데이식스’의 음원들로 선곡됐다.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박진영도 감동한 데이식스의 음악 “매달 신곡을 내는 거니 힘든 부분도 있죠.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얻은 것들이 많아요. 많이 성장할 수 있었고 인지도도 높아졌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뿌듯해요(성진)”  “연습생 때부터 하고 싶은 음악이 많았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매달 곡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으니 하고 싶은 음악, 해야 하는 음악, 스킬을 늘릴 수 있는 음악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재)” “타이틀곡 ‘좋아합니다’는 데이식스의 색깔을 잘 표현해주는 노래에요. 저희의 장점 중 하나가 보컬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건데요. 메인 멜로디를 부르는 보컬이 4명이라 거기에서 색깔과 실력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곡 사운드 자체도 데이식스가 지향하는 사운드이고요(영케이)” 데이식스는 올해 1월부터 매달 2곡씩 꾸준히 음원을 공개했다. 노래는 멤버들이 직접 만들고 참여해 만들어졌다. 이후 대표이자 프로듀서 박진영을 비롯한 소속사 내 컨펌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온다.  “박진영 PD님이 데이식스의 가이드를 처음 듣는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하셨어요.(성진) ‘좋아합니다’ 컨펌을 받을 때는 가만히 듣고 계시다가 ‘아, 감동적이다’라고 말씀하셨어요(원필)” “다행히 저희가 만든 곡들의 타율이 높은 편이긴 해요. (웃음) 그래도 컨펌되지 않은 곡들도 많아요. 가이드 완성본을 듣고 ‘될까?’ 싶었던 곡은 단 한 번도 통과한 적이 없어요. 한 번 필터링을 거쳐 사람들에게 어필이 될 수 있을지 물어보는 자리가 있다는 게 감사해요(영진) 탈락된 곡들에 처음 한두 달은 미련이 있어도 나중에 들으면 안 될 만하다 싶어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웃음) (멤버들)” “JYP 스타일을 맞추려고 곡을 써보기도 했는데 그런 건 또 안 되더라고요. 선배님들 중 밴드가 있었으면 레퍼런스라도 받았을 텐데 없어서 음악을 낼 때 어떤 게 통과되는지 기준은 잘 모르겠어요. 다만 가사에 있어서는 과한 표현을 넣거나 와 닿지 않는 문구를 넣었을 때 안 된다는 건 알아요. 박진영 PD님이 싫어하셔서가 아니라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의미에. 그래서 예전과 지금의 곡들을 비교했을 때 더 담백해지고 있어요(영케이)” 곡 하나하나 빛나지만,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아무래도 타이틀곡 ‘좋아합니다’다. 영케이는 “기존 최애곡을 뒤엎고 ‘좋아합니다’가 치고 올라왔다”고, 원필은 “이전까지 ‘예뻤어’가 좋았는데 이제는 ‘좋아합니다’에 애착이 간다. 우리끼리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고 감상을 전했다.  또 도운은 “‘노력해볼게요’를 들으며 가사를 쓴 원필에게 감탄했다”고, 성진은 “‘그렇더라고요’는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다”라고 말했다. 재는 “직접 참여했던 곡에 애정이 갈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뻤어’에 감탄했다. 들으며 소름 돋았고 울기까지 했다”면서 지난 프로젝트 곡을 꼽았다.  뜻하지 않은 ‘눈물’ 고백의 향연에 “다들 평소에도 잘 우는 편인가 보다”라고 물었다. 멤버들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저희가 원래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답했다. 데이식스가 발표한 많은 곡들이 하나하나 다르게 느껴지는 건 이들의 드넓은 감정 덕분은 아닐까.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1년 동안 정규앨범 2장을 낸다는 건 “2017년에만 두 개의 정규 앨범을 냈다는 게 대견해요. 처음에는 막막하기만 했는데 막바지가 되니 이제 실감이 나요. ‘해냈다’는 뿌듯함에 앞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성진)” 앨범명은 이런 데이식스의 다짐을 보여준다. 정규 1집 앨범명은 ‘선라이즈(sunrise)’다. 그 때문에 다음 앨범은 ‘선셋(sunset)’이 아닐까 추측이 오갔지만, ‘문라이즈’가 주인공이다. 멤버들은 이를 두고 “끝이 나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 올라가는 기운을 받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데이식스는 끝을 모르고 치고 올라가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팬 분들이 우리의 음악을 많이 알아주고 있다는 것을 실감해요(성진) 첫 앨범 나온 날 학교에 갔는데 저를 아무도 몰라봤거든요. (웃음) 지금은 많이 알아봐줘요. 그리고 데뷔 직후 버스킹 했을 때 오신 분들의 인원수를 기억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굉장히 많은 분들이 와주셨어요. 건너편 건물 옥상에서도 봐주시고, 규모가 커진 게 보이니 실감이 됐어요(영케이) 체감 상으로는 한 만 명 정도 오신 것 같아요. 하하(멤버들)” “연예인 되고나서 (웃음) 자신을 꾸밀 줄 알게 됐죠(도운) 도운이는 드럼에 욕심이 커서 연습을 많이 해요. 그러니 실력이 확실히 늘었어요. 재와 영케이도 그렇고요. 전체적으로는 다들 말이 늘었어요. 겁이 많아서 표현을 잘 못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말을 깎을 줄도 알고 일취월장 했어요(성진) 팀으로서 공연을 하는 방식과 구성, 관객과 호흡 등에서 성장했어요(재) 원필의 편곡 능력이 올라오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많은 장르의 음악을 깊게 파고 들어서 풍부한 지식이 바탕이 되고, 미디 작업할 때도 센스가 있더라고요. 들인 시간에 비해 빨리 올라와요(영케이)”  매달 신곡을 낸다는 건 마감기한이 정해져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만큼 데이식스의 고민도 깊다. 자신도 모르게 자기복제를 할 가능성도 있고 ‘좋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민이 많죠. 특히 올 하반기 들어서는 딱 튀는 멜로디를 많이 못 써서 아쉬워요. 사람이다 보니 고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음악 들을 때 공부하듯 듣는 편이라 많은 곡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한계가 왔거든요. 그런데 다른 멤버들이 내가 채우지 못한 부분들을 채워줬어요(원필) 한 번 써놓은 라인이 몇 개월 후에도 똑같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재)” “마찬가지로 나도 사람이니까요. (웃음) 한계를 느끼죠. ‘이게 끝이냐’고 내 자신에게 물어볼 때도 있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써 내려가면 멤버들이 평가를 한다기보다, 이건 이렇게 고치는 게 낫다는 식으로 부드럽게 말해줘요. 만약 멤버들이 고치면 좋겠다고 하면 다 삭제해버리고 괜찮다고 하면 수정해요. 좋다고 하면 확신을 갖고요(영케이)”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아이돌vs인디’보다 더 중요한 고민 데이식스는 음악을 직접 만들고 보다 많은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생각도 많다. 자신들이 하는 음악을 고민하기도 하고 장르의 경계도 살핀다. 그래서인지 멤버들은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막힘없이 소신을 밝혔다. “곡을 쓸 때 이번에는 이렇게 써야지 생각하지는 않아요. 매달 냈던 곡을 보면 그 때의 감정과 기분이 어떤지 알 수 있더라고요. 밝을 때는 업된 곡, 슬프면 느린 템포 등이 나왔어요(재) 멋있는 걸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우선 우리가 들을 때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음악 스타일은 딱히 정해놓지는 않아요. 평소 듣는 음악들이 합쳐져 색깔이 나오는 것 같아요(원필)” “대중성과 새로운 시도 모두 고려하면서 곡을 쓰지만 뭐가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한 부분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일단 해보자는 마인드에요. 그 곡이 회사의 검토 시스템까지 통과하면 많은 공감까지 얻을 수 있는 곡이 되는 거죠(성진)” “메이저와 인디의 경계를 잘 모르겠어요. 사실 아이돌도 우상이라는 의미잖아요. 그렇게 보면 콜드 플레이도 저희의 아이돌인 거죠. 메이저라고 해서 그것만 공감 가는 음악이고 인디라고 해서 새로운 시도만 하는 걸까요? 글쎄요, 멤버들과 늘 이야기했듯 ‘좋은 노래’라는 답만 내릴 뿐이에요. 저희는 그걸 계속 찾아가야 하는 과정에 있고요(영케이)” “좋은 노래는 언젠가 분명 찾아들을 거라고 생각해요(원필) 공감할 수 있는 음악 만드는 게 저희의 숙제에요(영케이)” 데뷔부터 쉴 틈 없는 나날을 보낸 데이식스에게는 지금껏 쌓아온 내공을 등에 업고 떠오를 일만 남았다. 2018년 데이식스가 또 다시 건넬 음악이 궁금하다. “올해 이룬 것 중 가장 기분이 좋은 건 정규 2장을 내고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거예요. 팀으로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도, 공연에서 팬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합도 좋았고요(성진)” “자랑스러운 곡들로 프로젝트를 마무리 했다는 게 좋아요. 우리 팀 잘했어요! (멤버들 일동 박수) 꿈은 크게 꿀수록 좋다고 했으니까요. 정말 나중에라도 큰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로 설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어마어마할 것 같아요(영케이)”

데이식스에게는 '시작'만 있을 뿐

이소연 기자 승인 2017.12.13 10:53 | 최종 수정 2135.11.25 00:00 의견 0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이소연 기자] 밴드 데이식스(DAY6)의 시작은 남달랐다. 3대 기획사로 손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내놓은 첫 번째 밴드여서 그런 건 아니다. 이들은 오히려 소속사의 후광을 버렸다. 말뿐인 실력을 떠들기보다 오로지 음악, 음악으로 자신들을 증명했다.

데이식스는 매달 음원을 내고 공연을 펼치며 대중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음악의 힘을 증명하기 위해 애썼다. 이들의 노래는 ‘대형 기획사 밴드’라는 틀을 깼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음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지금, 데이식스를 향한 편견 그리고 아이돌과 인디 음악을 나누는 이분법적 구분은 촌스러운 발상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주변에 데이식스 팬이 한 명씩 꼭 있을 정도로 몰라보게 성장도 했다. 

물론 소속사의 탄탄한 기반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데이식스는 ‘아이돌 밴드의 길을 개척하겠다’ ‘우리는 아이돌이 아니고 밴드다’ 등과 같은 거창한 결심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견하다. 데이식스는 오로지 좋은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목표 하나로 달린다. 최근 발매된 정규 2집 앨범 ‘문라이즈(Moonrise)’가 그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 중 하나다. 이 앨범은 1년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프로젝트 ‘에브리 데이식스’의 음원들로 선곡됐다.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박진영도 감동한 데이식스의 음악
“매달 신곡을 내는 거니 힘든 부분도 있죠.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얻은 것들이 많아요. 많이 성장할 수 있었고 인지도도 높아졌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뿌듯해요(성진)” 

“연습생 때부터 하고 싶은 음악이 많았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매달 곡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으니 하고 싶은 음악, 해야 하는 음악, 스킬을 늘릴 수 있는 음악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재)”

“타이틀곡 ‘좋아합니다’는 데이식스의 색깔을 잘 표현해주는 노래에요. 저희의 장점 중 하나가 보컬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건데요. 메인 멜로디를 부르는 보컬이 4명이라 거기에서 색깔과 실력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곡 사운드 자체도 데이식스가 지향하는 사운드이고요(영케이)”

데이식스는 올해 1월부터 매달 2곡씩 꾸준히 음원을 공개했다. 노래는 멤버들이 직접 만들고 참여해 만들어졌다. 이후 대표이자 프로듀서 박진영을 비롯한 소속사 내 컨펌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온다. 

“박진영 PD님이 데이식스의 가이드를 처음 듣는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하셨어요.(성진) ‘좋아합니다’ 컨펌을 받을 때는 가만히 듣고 계시다가 ‘아, 감동적이다’라고 말씀하셨어요(원필)”

“다행히 저희가 만든 곡들의 타율이 높은 편이긴 해요. (웃음) 그래도 컨펌되지 않은 곡들도 많아요. 가이드 완성본을 듣고 ‘될까?’ 싶었던 곡은 단 한 번도 통과한 적이 없어요. 한 번 필터링을 거쳐 사람들에게 어필이 될 수 있을지 물어보는 자리가 있다는 게 감사해요(영진) 탈락된 곡들에 처음 한두 달은 미련이 있어도 나중에 들으면 안 될 만하다 싶어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웃음) (멤버들)”

“JYP 스타일을 맞추려고 곡을 써보기도 했는데 그런 건 또 안 되더라고요. 선배님들 중 밴드가 있었으면 레퍼런스라도 받았을 텐데 없어서 음악을 낼 때 어떤 게 통과되는지 기준은 잘 모르겠어요. 다만 가사에 있어서는 과한 표현을 넣거나 와 닿지 않는 문구를 넣었을 때 안 된다는 건 알아요. 박진영 PD님이 싫어하셔서가 아니라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의미에. 그래서 예전과 지금의 곡들을 비교했을 때 더 담백해지고 있어요(영케이)”

곡 하나하나 빛나지만,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아무래도 타이틀곡 ‘좋아합니다’다. 영케이는 “기존 최애곡을 뒤엎고 ‘좋아합니다’가 치고 올라왔다”고, 원필은 “이전까지 ‘예뻤어’가 좋았는데 이제는 ‘좋아합니다’에 애착이 간다. 우리끼리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고 감상을 전했다. 

또 도운은 “‘노력해볼게요’를 들으며 가사를 쓴 원필에게 감탄했다”고, 성진은 “‘그렇더라고요’는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다”라고 말했다. 재는 “직접 참여했던 곡에 애정이 갈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뻤어’에 감탄했다. 들으며 소름 돋았고 울기까지 했다”면서 지난 프로젝트 곡을 꼽았다. 

뜻하지 않은 ‘눈물’ 고백의 향연에 “다들 평소에도 잘 우는 편인가 보다”라고 물었다. 멤버들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저희가 원래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답했다. 데이식스가 발표한 많은 곡들이 하나하나 다르게 느껴지는 건 이들의 드넓은 감정 덕분은 아닐까.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1년 동안 정규앨범 2장을 낸다는 건
“2017년에만 두 개의 정규 앨범을 냈다는 게 대견해요. 처음에는 막막하기만 했는데 막바지가 되니 이제 실감이 나요. ‘해냈다’는 뿌듯함에 앞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성진)”

앨범명은 이런 데이식스의 다짐을 보여준다. 정규 1집 앨범명은 ‘선라이즈(sunrise)’다. 그 때문에 다음 앨범은 ‘선셋(sunset)’이 아닐까 추측이 오갔지만, ‘문라이즈’가 주인공이다. 멤버들은 이를 두고 “끝이 나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 올라가는 기운을 받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데이식스는 끝을 모르고 치고 올라가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팬 분들이 우리의 음악을 많이 알아주고 있다는 것을 실감해요(성진) 첫 앨범 나온 날 학교에 갔는데 저를 아무도 몰라봤거든요. (웃음) 지금은 많이 알아봐줘요. 그리고 데뷔 직후 버스킹 했을 때 오신 분들의 인원수를 기억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굉장히 많은 분들이 와주셨어요. 건너편 건물 옥상에서도 봐주시고, 규모가 커진 게 보이니 실감이 됐어요(영케이) 체감 상으로는 한 만 명 정도 오신 것 같아요. 하하(멤버들)”

“연예인 되고나서 (웃음) 자신을 꾸밀 줄 알게 됐죠(도운) 도운이는 드럼에 욕심이 커서 연습을 많이 해요. 그러니 실력이 확실히 늘었어요. 재와 영케이도 그렇고요. 전체적으로는 다들 말이 늘었어요. 겁이 많아서 표현을 잘 못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말을 깎을 줄도 알고 일취월장 했어요(성진) 팀으로서 공연을 하는 방식과 구성, 관객과 호흡 등에서 성장했어요(재) 원필의 편곡 능력이 올라오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많은 장르의 음악을 깊게 파고 들어서 풍부한 지식이 바탕이 되고, 미디 작업할 때도 센스가 있더라고요. 들인 시간에 비해 빨리 올라와요(영케이)” 

매달 신곡을 낸다는 건 마감기한이 정해져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만큼 데이식스의 고민도 깊다. 자신도 모르게 자기복제를 할 가능성도 있고 ‘좋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민이 많죠. 특히 올 하반기 들어서는 딱 튀는 멜로디를 많이 못 써서 아쉬워요. 사람이다 보니 고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음악 들을 때 공부하듯 듣는 편이라 많은 곡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한계가 왔거든요. 그런데 다른 멤버들이 내가 채우지 못한 부분들을 채워줬어요(원필) 한 번 써놓은 라인이 몇 개월 후에도 똑같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재)”

“마찬가지로 나도 사람이니까요. (웃음) 한계를 느끼죠. ‘이게 끝이냐’고 내 자신에게 물어볼 때도 있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써 내려가면 멤버들이 평가를 한다기보다, 이건 이렇게 고치는 게 낫다는 식으로 부드럽게 말해줘요. 만약 멤버들이 고치면 좋겠다고 하면 다 삭제해버리고 괜찮다고 하면 수정해요. 좋다고 하면 확신을 갖고요(영케이)”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데이식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아이돌vs인디’보다 더 중요한 고민
데이식스는 음악을 직접 만들고 보다 많은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생각도 많다. 자신들이 하는 음악을 고민하기도 하고 장르의 경계도 살핀다. 그래서인지 멤버들은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막힘없이 소신을 밝혔다.

“곡을 쓸 때 이번에는 이렇게 써야지 생각하지는 않아요. 매달 냈던 곡을 보면 그 때의 감정과 기분이 어떤지 알 수 있더라고요. 밝을 때는 업된 곡, 슬프면 느린 템포 등이 나왔어요(재) 멋있는 걸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우선 우리가 들을 때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음악 스타일은 딱히 정해놓지는 않아요. 평소 듣는 음악들이 합쳐져 색깔이 나오는 것 같아요(원필)”

“대중성과 새로운 시도 모두 고려하면서 곡을 쓰지만 뭐가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한 부분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일단 해보자는 마인드에요. 그 곡이 회사의 검토 시스템까지 통과하면 많은 공감까지 얻을 수 있는 곡이 되는 거죠(성진)”

“메이저와 인디의 경계를 잘 모르겠어요. 사실 아이돌도 우상이라는 의미잖아요. 그렇게 보면 콜드 플레이도 저희의 아이돌인 거죠. 메이저라고 해서 그것만 공감 가는 음악이고 인디라고 해서 새로운 시도만 하는 걸까요? 글쎄요, 멤버들과 늘 이야기했듯 ‘좋은 노래’라는 답만 내릴 뿐이에요. 저희는 그걸 계속 찾아가야 하는 과정에 있고요(영케이)”

“좋은 노래는 언젠가 분명 찾아들을 거라고 생각해요(원필) 공감할 수 있는 음악 만드는 게 저희의 숙제에요(영케이)”

데뷔부터 쉴 틈 없는 나날을 보낸 데이식스에게는 지금껏 쌓아온 내공을 등에 업고 떠오를 일만 남았다. 2018년 데이식스가 또 다시 건넬 음악이 궁금하다.

“올해 이룬 것 중 가장 기분이 좋은 건 정규 2장을 내고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거예요. 팀으로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도, 공연에서 팬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합도 좋았고요(성진)”

“자랑스러운 곡들로 프로젝트를 마무리 했다는 게 좋아요. 우리 팀 잘했어요! (멤버들 일동 박수) 꿈은 크게 꿀수록 좋다고 했으니까요. 정말 나중에라도 큰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로 설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어마어마할 것 같아요(영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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