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 김주혁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뷰어스=한유정 기자] 故김주혁의 생생한 연기가 ‘흥부’에서 펼쳐진다.
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 언론시사회에 정우, 정진영, 정해인, 조근현 감독이 참석했다.
‘흥부’는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 작가 흥부(정우)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홍경래의 난과 어린 나이에 즉위해 과도한 세도정치로 힘을 잃은 왕 헌종 등 조선 후기의 실상에 상상력을 더해 팩션 사극으로 탄생시켰으며 고(故) 김주혁의 유작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는 14일 개봉.
▲ 악역 캐릭터의 매력은?
“작품 선택할 때 전체적인 이야기의 밸런스와 캐릭터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악역인데 끌린 점은 흥부전을 모티브로 해서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해학이 들어있었다. 전형적인 악인임에도 엉뚱하고 엉성하게 풀어나가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정진영)”
'흥부'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극중 흥부와 실제와 닮은 부분은?
“흥부와 비슷한 모습이 있긴 하다. 영롱한 건 잘 모르겠지만 밝고 유쾌한 모습은 많이 닮은 것 같다. 감정적으로 내 모습들이 부분부분 녹아있는 것 같다(정우)”
▲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대부분 선배인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왕을 연기하면서 선배들과 같은 화면에 나오는 것만으로 영광스러웠다. 실제 촬영하면서 선배들의 에너지가 나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연약하고 힘없는 헌종을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정해인)”
▲ 故김주혁의 연기를 본 느낌은?
“이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는 중심엔 김주혁이 있는 것 같다. 멋있게 연기했고 우리가 함께했던 봄부터 여름까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어려운 부탁인데 이 작품을 주혁의 유작으로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주혁인 이 영화에서 살아있는 동료이고 여러분의 배우다. 영화 속 주혁이가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영화 '흥부'에서 주혁이는 조혁이다(정진영)”
“영화를 보면서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느낀 게 많았다. 특히 김주혁 선배의 큰 울림이 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매번 배우로 제 몫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김주혁 선배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기가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추스르고 말을 해야한다는 게 쉽지가 않다. 지금 순간 언제나 그랬듯이 많이 보고 싶다. 특히 오늘 더 보고싶고 그립다(정우)”
“연기를 하면서 김주혁 선배와는 마주친 적이 별로 없었다. 다만 처음 봤을 때 기억이 선명하다. 촬영 할 땐 그 누구보다 진지하고 어마어마 했는데 컷 하는 순간 따뜻하게 해준 말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정해인)”
▲ 첫 사극을 임한 소감은?
“사극이라는 장르에 궁금증이 있었는데 ‘흥부’라는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 크게 거리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사극이라는 장르를 떠올리면 예상 가능한 연기, 톤, 패턴 말고 다른 무언가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내 안에 있는 것을 관객들이 봤을 때 깨지 않는 선에서 표현하려고 했다(정우)”
'흥부'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극 중 마당놀이가 ‘왕의 남자’ 느낌이 강한데?
“마당놀이가 2번 나오는데 초반엔 실제 저작거리에서의 재현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 흥부가 준비한 새로운 흥부전은 격조가 있고 품위가 있으면서도 날카로운 지점을 집어낼 수 있게 했다. 보기엔 짧게 흘러간 듯 하지만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메시지를 압축하는데 공을 많이 들었다(조근현 감독)”
▲ 변화의 폭이 큰 캐릭터인데 고충은?
“사실 시나리오 볼 때 우리 영화가 그리 어려운 영화는 아니었고 재미있었다. 근데 너무 섣불리 본 게 아닌가 싶다. 촬영 중간 중간에 내 바닥을 느낀 것 같아서 숙소에 돌아가서 자괴감을 느낀 적도 꽤 있었다. 매번 작품마다 아등바등 연기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이번 작품은 더 그랬다. 그런 감정이 들 때마다 굉장히 고민스러웠고 힘들었는데 선배들 덕분에 잘 마무리했다(정우)”
▲ 광화문을 배경으로 하는 점이나 대사로 전달한 메시지는 의도한 것인지?
“‘흥부’를 준비할 때 탄핵상황을 맞이했다. 아무래도 완전히 배제하고 즐겁게 영화를 만들 분위기가 아니었다. 내 생각보단 묵직하게 나왔다. 엄청난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의식 속에서 침전물처럼 가라앉았던 것들이 촬영하면서 부유했던 것 같다(조근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