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뷰어스=문서영 기자] 인간은 미래의 정체에 대해 알지 못한다. 미래에 대해 속시원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도 못하다. 다만 일상의 영역에서부터 거대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에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는 초조함이 스스로를 잠식할 때가 많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이 흐름에 대비할 방법이 있을까.
강민구 대법원 법원도서관장이 자신의 강의 ‘혁신의 길목에 선 우리의 자세’를 ‘인생의 밀도’란 책으로 엮어 냈다. ‘인생의 밀도’는 저자가 2017년 1월 11일 부산지방법원을 떠나며 진행한 고별강연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저자가 쌓은 사유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정돈하고자 노력한 성찰에 대해 들을 수 있다. IT 전문가로서, 법조인으로서, 그리고 수차례 격변을 경험한 시민으로서 60여 년의 세월과 경험에 비추어 들려주는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저자는 정체되지 않는 인생과 변화를 맞이하는 자세에 대해 사려 깊은 조언으로 눈길을 끈다.
(사진='인생의 밀도' 책표지)
1부에서는 디지털 혁명을 맞아 우리의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 조망하고, 그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에 관해 말한다. 2부에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전해주는 이질적인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고, 3부에서는 대한민국 사법정보화의 기틀을 만드는 데 동참했던 그 시절의 역사를 반추해 현재를 찾도록 돕는다.
저자는 삶의 밀도란 간절한 공부와 치열한 성찰로 하루하루 새로운 날들의 변화를 감당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채워진 단단함이라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어느 순간부터 인간의 육체는 성장을 멈추면서 서서히 쇠퇴하게 되지만 죽을 때까지 차곡차곡 밀도를 축적하면서 끝없이 깊어지고 단단해질 수는 있다고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꽉 찬 하루가 삶 전체로 이어졌을 때 스스로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밀도 있는 삶을 살았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단단함을 갖춰갈 수 있도록 이끈다. 강민구 | 청림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