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표지) [뷰어스=문다영 기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명 영화 번역가 보이콧 글이 올라왔다. 청원에 동참한 이도 꽤 된다.  "이 번역가의 영어 실력이 기본도 안돼 있다는 사실을 기초회화도 불가능한 수준의 영어실력을 가진 일반인들도 인지할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이 청원인이 밝힌 청원 이유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문학, 영화 부문 번역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던 시대는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오류를 잡아내려 하고 보다 명확하고 분명하게 국외 문화를 받아들이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일상은 어떨까.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외래어들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맞는 걸까. 어쩌면 일상적으로 섞어 쓰는 외래어조차도 그 의미가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이희재의 '번역전쟁'은 바로 이 점을 주목한다. 책은 바로 오역된 단어 및 용어가 어떻게 우리 사고를 지배하는지 특히 이러한 단어들이 어떻게 서민을 배제하는 기제로 사용되는지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우선 대중 인기 영합주의로 번역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포퓰리즘'은 대표적으로 오역되고 오역을 유도한 세력들이 가공한 단어이자 개념이다. 'populism'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토지 소유 제한, 철도 국유화, 금융 민주화를 요구하며 미국에서 자작농이 중심이 되어 벌인 개혁 운동이었다. 대문자 P로 시작하는 'Populism'은 처음에는 한 정당의 강령을 가리키는 중립적 의미로 쓰였지만, 소문자 'populism'로 바뀌면서 유권자의 인기에 영합하는 무책임한 정책이자 용어로 낙인찍힌다.  이 외에도 '번역전쟁'은 '인턴', '민영화', '극우' 등 단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서민과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교묘하게 배제되는지를 보여준다.  520쪽 | 2만 5000원 | 궁리

영화 오역에는 들썩…일상 속 오역에 지배당하고 있다면?

문다영 기자 승인 2018.05.21 14:00 | 최종 수정 2136.10.08 00:00 의견 0
(사진=책표지)
(사진=책표지)

[뷰어스=문다영 기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명 영화 번역가 보이콧 글이 올라왔다. 청원에 동참한 이도 꽤 된다. 

"이 번역가의 영어 실력이 기본도 안돼 있다는 사실을 기초회화도 불가능한 수준의 영어실력을 가진 일반인들도 인지할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이 청원인이 밝힌 청원 이유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문학, 영화 부문 번역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던 시대는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오류를 잡아내려 하고 보다 명확하고 분명하게 국외 문화를 받아들이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일상은 어떨까.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외래어들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맞는 걸까. 어쩌면 일상적으로 섞어 쓰는 외래어조차도 그 의미가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이희재의 '번역전쟁'은 바로 이 점을 주목한다. 책은 바로 오역된 단어 및 용어가 어떻게 우리 사고를 지배하는지 특히 이러한 단어들이 어떻게 서민을 배제하는 기제로 사용되는지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우선 대중 인기 영합주의로 번역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포퓰리즘'은 대표적으로 오역되고 오역을 유도한 세력들이 가공한 단어이자 개념이다. 'populism'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토지 소유 제한, 철도 국유화, 금융 민주화를 요구하며 미국에서 자작농이 중심이 되어 벌인 개혁 운동이었다. 대문자 P로 시작하는 'Populism'은 처음에는 한 정당의 강령을 가리키는 중립적 의미로 쓰였지만, 소문자 'populism'로 바뀌면서 유권자의 인기에 영합하는 무책임한 정책이자 용어로 낙인찍힌다. 

이 외에도 '번역전쟁'은 '인턴', '민영화', '극우' 등 단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서민과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교묘하게 배제되는지를 보여준다. 

520쪽 | 2만 5000원 | 궁리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