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새롭지는 않지만 묘하게 끌린다. 지난 25일 시작한 MBC 새 수목드라마 ‘시간’(연출 장준호, 극본 최호철) 얘기다. 안하무인 재벌가 자제와 자수성가 흙수저 청년의 만남이라는 클리셰에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와 고급스러운 연출, 속도감 있는 전개가 어우러져 흡인력을 높였다. ‘시간’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다른 선택을 해 지나간 시간 속에서 엮이는 네 남녀의 관계를 그린다. 첫 방송에서는 천수호(김정현) 설지현(서현) 은채아(황승언) 신민석(김준한)이 악연으로 얽혔다. 재벌2세 수호는 백화점 안내원인 지현이 주차 장소를 잘못 안내했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렸다. 이 모습이 시민들에 의해 SNS로 퍼지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생겼다. 사태의 수습을 맡은 이는 기업 법무팀 변호사로 일하는 민석. 그는 지현의 연인이기도 하다. 그런 한편, 수호는 약혼자 채아와 관계를 청산하려고 했다. 시한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돈을 주고 여자를 부른 뒤 채아가 이를 보게 만들었다. 수호가 잠든 사이, 채아는 여자를 때리고 호텔 수영장에 지폐를 뿌리며 “주워오라”고 시켰다. 여자에게 굴욕을 안길 요량이었으나 돈이 시급했던 여자는 술에 취한 채 물에 뛰어들었다. 채아는 집에 돌아갔고 수호는 다음 날 싸늘한 주검이 된 여자를 발견해야 했다. 문제는 이 여자가 지현의 동생 지은(윤지원)이었다는 것. 돌이킬 수 없는 악연의 시작이었다. (사진=MBC 방송화면)   ‘시간’의 최대 강점은 빠른 전개였다. 첫 방송 만에 네 주인공이 처한 환경과 이들의 관계가 설명됐고, 만남도 이뤄졌다. 그런데도 흐름이 허술하지 않은 점은 칭찬할 만했다. 여기에 차가운 색감의 영상이나 세련된 연출이 무게감을 더했다. 재벌2세의 꼴값을 생생히 표현한 김정현은 제작발표회에서 ‘캐릭터 과몰입’을 이유로 빚었던 태도 논란을 납득하게 했다. 서현은 전작과 비교했을 때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생활 연기부터 감정 연기까지 두루 소화했다. 도도한 대기업 외동딸로 돌아온 황승언은 인생캐릭터를 예고했다. 드라마 첫 주연에 나선 밴드 izi 드러머 출신 배우 김준한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에 녹아들었다. 다만 기본적인 인물 설정과 구조가 전형적인 클리셰란 점에서 아쉽기도 하다. 남자 주인공이 대기업 회장의 서자(庶子)라는 설정, 그가 어려운 형편의 여자 주인공과 얽히는 구조는 이미 여러 작품에서 그려진 바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MBC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의 불명예를 안았던 ‘위대한 유혹자’가 떠오르기도 했다. 다소 뻔하면서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려면 앞으로의 인물 관계가 보다 촘촘히 이어져야 하겠다.  “역시 최호철”이라는 반응이다. ‘시간’을 집필한 최호철 작가는 2013년 SBS ‘비밀’로 안방극장 믿고 보는 작가로 떠오른 바. ‘시간’ 역시 ‘비밀’처럼 첫 방송부터 휘몰아치는 전개로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 “설정들이 자극적이다” “이야기가 진부하고 고루하다” 등의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김정현이 그럴 만했다”는 반응이 많아 눈길을 끈다. 제작발표회 논란으로 빈축을 샀던 김정현에 대한 여론이 연기 덕분에 뒤집어진 모양새다.  2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시간’ 1회와 2회는 전국가구 시청률 3.5%, 4.0%를 각각 기록했다.(이하 동일 기준) 같은 날 첫 방송한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1회 5.2%, 2회 6.3%)보다 낮은 수치로, 지상파 수목극 2위에 해당한다. ‘시간’에 앞서 방영한 ‘이리와 안아줘’가 최종회 5.9%의 시청률로 동 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1위 자리를 지켰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첫 방송 말미 주인공들의 본격적인 갈등이 예고되고, 작품에 대한 시청자 호평이 끊이지 않는 만큼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

[첫눈에 드라마] ‘시간’ 전형적인 클리셰에 끌리는 이유

손예지 기자 승인 2018.07.26 09:11 | 최종 수정 2137.02.17 00:00 의견 0
(사진=MBC 방송화면)
(사진=MBC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새롭지는 않지만 묘하게 끌린다. 지난 25일 시작한 MBC 새 수목드라마 ‘시간’(연출 장준호, 극본 최호철) 얘기다. 안하무인 재벌가 자제와 자수성가 흙수저 청년의 만남이라는 클리셰에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와 고급스러운 연출, 속도감 있는 전개가 어우러져 흡인력을 높였다.

‘시간’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다른 선택을 해 지나간 시간 속에서 엮이는 네 남녀의 관계를 그린다. 첫 방송에서는 천수호(김정현) 설지현(서현) 은채아(황승언) 신민석(김준한)이 악연으로 얽혔다. 재벌2세 수호는 백화점 안내원인 지현이 주차 장소를 잘못 안내했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렸다. 이 모습이 시민들에 의해 SNS로 퍼지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생겼다. 사태의 수습을 맡은 이는 기업 법무팀 변호사로 일하는 민석. 그는 지현의 연인이기도 하다.

그런 한편, 수호는 약혼자 채아와 관계를 청산하려고 했다. 시한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돈을 주고 여자를 부른 뒤 채아가 이를 보게 만들었다. 수호가 잠든 사이, 채아는 여자를 때리고 호텔 수영장에 지폐를 뿌리며 “주워오라”고 시켰다. 여자에게 굴욕을 안길 요량이었으나 돈이 시급했던 여자는 술에 취한 채 물에 뛰어들었다. 채아는 집에 돌아갔고 수호는 다음 날 싸늘한 주검이 된 여자를 발견해야 했다. 문제는 이 여자가 지현의 동생 지은(윤지원)이었다는 것. 돌이킬 수 없는 악연의 시작이었다.

(사진=MBC 방송화면)
(사진=MBC 방송화면)

 

‘시간’의 최대 강점은 빠른 전개였다. 첫 방송 만에 네 주인공이 처한 환경과 이들의 관계가 설명됐고, 만남도 이뤄졌다. 그런데도 흐름이 허술하지 않은 점은 칭찬할 만했다. 여기에 차가운 색감의 영상이나 세련된 연출이 무게감을 더했다. 재벌2세의 꼴값을 생생히 표현한 김정현은 제작발표회에서 ‘캐릭터 과몰입’을 이유로 빚었던 태도 논란을 납득하게 했다. 서현은 전작과 비교했을 때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생활 연기부터 감정 연기까지 두루 소화했다. 도도한 대기업 외동딸로 돌아온 황승언은 인생캐릭터를 예고했다. 드라마 첫 주연에 나선 밴드 izi 드러머 출신 배우 김준한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에 녹아들었다.

다만 기본적인 인물 설정과 구조가 전형적인 클리셰란 점에서 아쉽기도 하다. 남자 주인공이 대기업 회장의 서자(庶子)라는 설정, 그가 어려운 형편의 여자 주인공과 얽히는 구조는 이미 여러 작품에서 그려진 바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MBC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의 불명예를 안았던 ‘위대한 유혹자’가 떠오르기도 했다. 다소 뻔하면서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려면 앞으로의 인물 관계가 보다 촘촘히 이어져야 하겠다. 

“역시 최호철”이라는 반응이다. ‘시간’을 집필한 최호철 작가는 2013년 SBS ‘비밀’로 안방극장 믿고 보는 작가로 떠오른 바. ‘시간’ 역시 ‘비밀’처럼 첫 방송부터 휘몰아치는 전개로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 “설정들이 자극적이다” “이야기가 진부하고 고루하다” 등의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김정현이 그럴 만했다”는 반응이 많아 눈길을 끈다. 제작발표회 논란으로 빈축을 샀던 김정현에 대한 여론이 연기 덕분에 뒤집어진 모양새다. 

2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시간’ 1회와 2회는 전국가구 시청률 3.5%, 4.0%를 각각 기록했다.(이하 동일 기준) 같은 날 첫 방송한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1회 5.2%, 2회 6.3%)보다 낮은 수치로, 지상파 수목극 2위에 해당한다. ‘시간’에 앞서 방영한 ‘이리와 안아줘’가 최종회 5.9%의 시청률로 동 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1위 자리를 지켰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첫 방송 말미 주인공들의 본격적인 갈등이 예고되고, 작품에 대한 시청자 호평이 끊이지 않는 만큼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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