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지난해 10월30일, 배우 김주혁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상태로 접한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망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도 않았다. 그 후로 1년이 지났다.
세상을 떠나기 전 김주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꽃 피우고 있었다. 2016년엔 ‘공조’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을 선보였고 세상을 떠났던 해엔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와 드라마 ‘아르곤’에 출연하며 열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찍어놓은 작품만 세 편이었다. 그 작품들은 고인의 유작이 됐다.
김주혁이 떠난 후 그가 촬영을 마쳤던 영화 ‘흥부’와 ‘독전’이 개봉해 관객들과 만났다. 스크린 속 김주혁은 훨훨 날아 다녔다. 특히 5월 개봉했던 ‘독전’에서 김주혁은 중국의 마약상 진하림 역을 맡아 데뷔 이래 가장 강렬한 캐릭터로 변신했다. 그리고 ‘독전’은 약 5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가 특별출연으로 일부 촬영을 마쳤던 영화 ‘창궐’도 개봉했다. 김주혁은 ‘공조’에서 함께 한 김성훈 감독의 작품인 ‘창궐’에 세자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빈자리는 김태우가 채우게 됐다. ‘창궐’에 엔딩크레딧에는 김태우와 김주혁의 이름이 함께 올라간다.
생전에 연기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던 고인의 노력은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22일 열린 제55회 대종상영화제에서 김주혁은 영화 ‘독전’으로 남우조연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다. 고인은 지난해 열렸던 제1회 더 서울 어워즈에서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영화로는 처음 상을 받는다고 수상소감을 밝혔었다. 그런 그가 생후에라도 연기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더욱 뜻깊은 수상이었다. 이어 김주혁은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국무총리표창을 받기도 했다.
(사진=1박2일 캡처)
김주혁이 세상을 떠난 1주기를 맞아 고인이 오랜 기간 몸담고 있었던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추모식을 개최한다. 나무엑터스는 "고인의 1주기를 맞아 작은 추모의 자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모식은 비공개로 진행한다. 소속사는 “고인의 지인들과 동료들이 모여 조용히 고인을 기리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소박하고 배려가 넘쳤던 고인의 생전 성향을 고려해 장소와 참석자 명단 등 세부 사항은 따로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모식에 앞서 김주혁에게 ‘구탱이형’이라는 대중적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안겨준 KBS2 예능 ‘1박2일’도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28일 방송된 ‘1박2일’에선 멤버들이 김주혁의 사진전에 참석하고 그의 지인과 만남을 가졌다. 김주혁을 향한 멤버들의 애틋한 마음부터 그를 추억하는 지인들의 모습을 통해 그가 생전에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1박2일’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김주혁을 위해 ‘김주혁 추모 영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생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왔던 고인의 작품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광식이 동생 광태’ ‘아내가 결혼했다’ ‘커플즈’ 등 김주혁이 출연했던 6편의 영화를 상영했고 수익금은 고인의 뜻에 따라 한국독립영화 발전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1박2일’만의 고인을 기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