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열어젖힌 신세계에서 현빈이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을 펼쳤다. 국내 최초 증강현실(AR) 게임을 소재로 다룬 tvN 새 토일드라마 ‘알함브라의 궁전’(극본 송재정, 연출 안길호)이 지난 1일 베일을 벗었다. 작품마다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인 송재정 작가와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배우 현빈의 시너지가 방송 첫 주부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의문스러운 사건의 연속으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는 장르물 마니아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으나,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2회는 2017년 3월, 투자회사 대표 유진우(현빈)가 하루동안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겪은 일을 보여줬다. 바르셀로나 출장 마지막 날 진우는 프로그래머 정세주(엑소 찬열)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직접 개발한 AR 게임을 진우에게 팔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차형석(박훈) 대표가 100억을 준다고 했는데 그 사람은 너무 나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형석은 진우를 배신한 친구의 이름. 경쟁의식이 발동한 진우는 세주를 만나기 위해 곧장 그라나다로 떠났다. 그곳에서 스마트 렌즈를 이용해 게임을 플레이한 진우는 실감나는 그래픽과 흡인력있는 스토리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하지만 세주가 그라나다행 열차에서 행방불명되면서 계약도 불투명해졌다. 결국 진우는 세주 대신 그의 누나이자 자신이 묵었던 호스텔 주인 희주(박신혜)와 협상에 나섰다. 진우는 “그라나다는 1년 안에 마법의 도시로 유명해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후 시간이 지나 2018년, 허름한 차림새의 진우가 달리는 열차 안에 있다. 한쪽 다리를 저는 채다. 갑자기 천둥이 치자 진우는 화장실에 들어가 권총을 꺼낸다. 객실로 돌아간 진우는 복면쓴 사람들과 총격전을 벌인다. 이때 진우가 1년 전 자신의 예측이 “반은 맞고 반은 완전히 틀렸다”고 독백하는 것으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2회의 막이 내렸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2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 소재였다. AR 게임 자체가 새롭다. 전작 MBC ‘W’(2017)을 통해 웹툰과 현실의 컬래버레이션을 선사했던 송재정 작가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서는 AR과 실재의 경계를 허무는 이야기로 색다른 시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준 높은 CG 효과가 빛을 발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극 중 진우가 스마트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중세시대 배경의 게임 화면을 리얼하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진우가 게임 캐릭터들과 싸움을 벌이거나 아이템을 획득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사진=tvN 방송화면)   그 중심에 선 현빈의 연기도 훌륭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CG 효과들과 마주하는 장면에서도 흔들림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게임 플레이어로 선보이는 액션 역시 화려했다. 일상 연기도 빼어났다. 까칠하거나 능청스러운 모습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까다로운 상사부터 게임에 푹 빠진 마니아까지 진우의 면면을 다채롭게 소화했다.  다만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에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전연령층에 고른 사랑을 받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시청자가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극 중 인물과 함께 고민하고 추리하며 시청하는 것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재미 요소이나, 장르물을 선호하지 않는 시청자들에게는 맞지 않는다. 또 소재가 주는 신선함에 비해 이야기 구성은 헐겁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회 시작과 2회 중반부에 세주의 실종 과정을 반복해 담는가 하면, 게임을 시험해보는 진우를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바꿔 말하면 2회까지 방영된 현재, 전개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뜻이다. 이에 장르물, 특히 판타지에 관심없는 시청자에게는 다소 난해하고 불친절하게 느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시 송재정 작가다” “신선하고 재밌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등 방송 첫 주만에 마니아를 잡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반면 “이해가 안 된다” “어렵다”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등 불호를 나타내는 시청자도 적잖다. 그런가 하면 현빈·박신혜 등 두 주연 배우에 대해서는 “잘생기고 예쁘다” “벌써부터 로맨스가 기대된다” “두 배우 모두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는 호평과 “연기가 작위적이다” “전작과 다를 바 없는 연기다” 등 비판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회는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가구 시청률 7.5%를 기록했다.(이하 동일 기준) tvN 역대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송재정 작가·안길호 PD와 현빈·박신혜라는 스타 제작진과 캐스팅의 조합에 그만큼 많은 시청자가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다만 2회 시청률이 7.4%로 소폭 하락했다. 대개 드라마 시청률이 같은 주 2회차 방송분에서 더 높은 기록을 나타내는 것과 비교된다. 마니아가 분명한 게임 소재와 송 작가 특유의 불친절한 전개 방식이 진입장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앞서 판타지와 서스펜스·스릴러·로맨스를 결합했음은 물론, 인간 사이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복합 장르물을 예고한 바. 이를 살린 내용으로 기존의 시청자를 지킴은 물론 새로운 시청자까지 유입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첫눈에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열어젖힌 新세계, 물 만난 현빈

손예지 기자 승인 2018.12.03 09:37 | 최종 수정 2137.11.04 00:00 의견 0
(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열어젖힌 신세계에서 현빈이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을 펼쳤다.

국내 최초 증강현실(AR) 게임을 소재로 다룬 tvN 새 토일드라마 ‘알함브라의 궁전’(극본 송재정, 연출 안길호)이 지난 1일 베일을 벗었다. 작품마다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인 송재정 작가와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배우 현빈의 시너지가 방송 첫 주부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의문스러운 사건의 연속으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는 장르물 마니아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으나,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2회는 2017년 3월, 투자회사 대표 유진우(현빈)가 하루동안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겪은 일을 보여줬다. 바르셀로나 출장 마지막 날 진우는 프로그래머 정세주(엑소 찬열)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직접 개발한 AR 게임을 진우에게 팔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차형석(박훈) 대표가 100억을 준다고 했는데 그 사람은 너무 나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형석은 진우를 배신한 친구의 이름. 경쟁의식이 발동한 진우는 세주를 만나기 위해 곧장 그라나다로 떠났다. 그곳에서 스마트 렌즈를 이용해 게임을 플레이한 진우는 실감나는 그래픽과 흡인력있는 스토리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하지만 세주가 그라나다행 열차에서 행방불명되면서 계약도 불투명해졌다. 결국 진우는 세주 대신 그의 누나이자 자신이 묵었던 호스텔 주인 희주(박신혜)와 협상에 나섰다. 진우는 “그라나다는 1년 안에 마법의 도시로 유명해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후 시간이 지나 2018년, 허름한 차림새의 진우가 달리는 열차 안에 있다. 한쪽 다리를 저는 채다. 갑자기 천둥이 치자 진우는 화장실에 들어가 권총을 꺼낸다. 객실로 돌아간 진우는 복면쓴 사람들과 총격전을 벌인다. 이때 진우가 1년 전 자신의 예측이 “반은 맞고 반은 완전히 틀렸다”고 독백하는 것으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2회의 막이 내렸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2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 소재였다. AR 게임 자체가 새롭다. 전작 MBC ‘W’(2017)을 통해 웹툰과 현실의 컬래버레이션을 선사했던 송재정 작가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서는 AR과 실재의 경계를 허무는 이야기로 색다른 시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준 높은 CG 효과가 빛을 발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극 중 진우가 스마트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중세시대 배경의 게임 화면을 리얼하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진우가 게임 캐릭터들과 싸움을 벌이거나 아이템을 획득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그 중심에 선 현빈의 연기도 훌륭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CG 효과들과 마주하는 장면에서도 흔들림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게임 플레이어로 선보이는 액션 역시 화려했다. 일상 연기도 빼어났다. 까칠하거나 능청스러운 모습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까다로운 상사부터 게임에 푹 빠진 마니아까지 진우의 면면을 다채롭게 소화했다. 

다만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에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전연령층에 고른 사랑을 받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시청자가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극 중 인물과 함께 고민하고 추리하며 시청하는 것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재미 요소이나, 장르물을 선호하지 않는 시청자들에게는 맞지 않는다. 또 소재가 주는 신선함에 비해 이야기 구성은 헐겁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회 시작과 2회 중반부에 세주의 실종 과정을 반복해 담는가 하면, 게임을 시험해보는 진우를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바꿔 말하면 2회까지 방영된 현재, 전개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뜻이다. 이에 장르물, 특히 판타지에 관심없는 시청자에게는 다소 난해하고 불친절하게 느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시 송재정 작가다” “신선하고 재밌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등 방송 첫 주만에 마니아를 잡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반면 “이해가 안 된다” “어렵다”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등 불호를 나타내는 시청자도 적잖다. 그런가 하면 현빈·박신혜 등 두 주연 배우에 대해서는 “잘생기고 예쁘다” “벌써부터 로맨스가 기대된다” “두 배우 모두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는 호평과 “연기가 작위적이다” “전작과 다를 바 없는 연기다” 등 비판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회는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가구 시청률 7.5%를 기록했다.(이하 동일 기준) tvN 역대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송재정 작가·안길호 PD와 현빈·박신혜라는 스타 제작진과 캐스팅의 조합에 그만큼 많은 시청자가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다만 2회 시청률이 7.4%로 소폭 하락했다. 대개 드라마 시청률이 같은 주 2회차 방송분에서 더 높은 기록을 나타내는 것과 비교된다. 마니아가 분명한 게임 소재와 송 작가 특유의 불친절한 전개 방식이 진입장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앞서 판타지와 서스펜스·스릴러·로맨스를 결합했음은 물론, 인간 사이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복합 장르물을 예고한 바. 이를 살린 내용으로 기존의 시청자를 지킴은 물론 새로운 시청자까지 유입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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