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전 논란이 불거진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이니셜 HUG(Korea Housing & Urban Guarantee Corporation)는 영어적 의미로 ‘껴안다’ ‘포옹하다’이다. 이 따뜻한 의미가 무색하게 이재광 사장을 둘러싼 잡음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황제의전’ ‘채용비리’ 등을 둘러싼 분노와 외면이다.
지난 24일 양대 노총은 내달 3일부터 전국적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 이재광 사장 사퇴 요구’ 공동 집회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노총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 지부와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예탁결제원 및 한국거래소지부 등 37개 노조가 집회에 참여한다.
첫 집회가 되는 7월 3일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 본사가 있는 부산시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다. 이후 세종시 국토교통부청사와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여의도 국회 앞까지 이어지는 전국적인 집회가 될 예정이다.
이재광 사장 사퇴 요구 집회에 민주노총과 금융사무노조 예탁원, 거래소까지 나선 이유는 그를 둘러싼 업계의 불만이 최고조에 다다랐다는 의미다. 이재광 사장을 둘러싼 잡음은 황제 의전 뿐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갑질로도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이재광 사장은 취임 직후 업무용 차량에 천만 원 이상을 들여 개조를 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부산 관사에 역시 수 천만 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공금 1130만원을 들여 카니발에 최고급 가죽시트와 마사지 기능 옵션 등을 추가한 것. 또 지난해 11월에는 임금피크제 나이에 해당하는 만 56세 지인을 개방형 계약직에 채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황이 이렇고,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속한 금융노조 뿐 아니라 37개 노조가 사퇴 요구 집회에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공사 측 관계자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사 측 한 관계자는 “사장이 바뀌면 예전에 쓰던 것을 쓰고 싶지 않으니 가구 등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노조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노조와 소통이 없는 탓에 일각에서는 이재광 사장을 두고 ‘불통사장’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재광 사장은 지난해 입사자 대상 간담회에서 직원들의 숙소 부족에 대한 건의가 나오자 ‘자갈마당에 텐트 치고 자면 된다’ 등 상식을 벗어난 발언을 남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휴대폰을 압수하거나 청소-관리언들에 대한 갑질 횡포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 관계자는 “당초 이달 27일 계획이었지만 일정상 다음달 3일로 변경했고, 지금 시위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