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가 60년 동안 꼬박 재산세를 납부해 온 치매 노인의 땅을 점유취득시효 제도를 활용해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가 고령의 치매 노인 땅을 취득했다는 오명을 썼다.
K씨(89세, 서산)는 농어촌공사와 토지인도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에서 법원은 농어촌공사 손을 들어주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정해진 수순’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그 안에는 제도를 잘 모르는 고령의 치매 농민의 눈물이 있다.
등기부등본 기준으로 하면, 분쟁이 된 토지(서산 성연면 고남리 일대 225㎡)는 엄연히 K씨의 부친이 1959년 매입했고 1991년 K씨에게 상속한 땅이다.
분쟁이 시작된 것은 얼마 전 고령으로 치매를 앓고 있는 K씨를 대신해 그의 가족들이 재산세 목록에 나온 토지 여러 필지를 체크하면서부터다. 다른 필지는 문제가 없었으나 해당 토지는 농어촌공사가 점유 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1965년 토지개량사업의 일환으로 고남리에 저수지를 개발하면서 K씨의 땅을 배수로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안 K씨 가족들이 한국농어촌공사를 상대로 해당 토지에 대해 반환을 요청하다가 소송으로 번지게 되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1967년 해당 토지를 1만9040원 매입했다는 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 ‘매입은 했는데 등기 이전은 하지 않았다’는 상식적이지 않은 주장이다.
하지만 1심 법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주장을 받아들였다. 근거는 ‘1967년부터 농어촌공사가 해당 토지를 점유한 뒤 20년 넘도록 K씨가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땅을 사용해온 농어촌공사의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점유취득시효는 ‘20년간 소유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자는 등기함으로서 소유권을 취득 할 수 있다’는 민법 규정이다.
법원이 법대로 해석했다고 볼 수도 있으나, 땅 주인인 K씨가 토지를 농어촌공사에 등기 이전하며 정식으로 판 적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등기부등본에는 엄연히 K씨 소유로 돼 있고, K씨는 수십 년 간 꼬박꼬박 재산세도 납부했다. K씨 입장에서는 등기 이전도 해주지 않은 땅을 권리가 가능한 기간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농어촌공사에 상납하는 셈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것도 부친 시절부터 따지면 60년 동안이나 세금을 내온 땅이다.
K씨 입장에서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점유취득시효 제도를 이용해 땅을 빼앗아갔다고 볼 수 있다. 시골 촌로가 법 지식이 약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