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야놀자 총괄대표 이수진. (주)야놀자는 최근 비품넷을 통해 숙박업소 비품 판매 사업까지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주)야놀자의 비품넷 운영이 추후 가맹점주에 대한 부담으로 다가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야놀자)
플랫폼 기업 야놀자(총괄대표 이수진)가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야놀자가 지금까지 인수한 기업을 열거해 보면 호텔 타임커머스, 호텔나우, 레저 플랫폼 레저큐, 객실 관리 자동화 시스템 기업 가람, 씨리얼, 게스트하우스 플랫폼 지냄,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랜트립 등이다. 여기에 ㈜야놀자는 국내 최대 펜션 예약 서비스 우리펜션을 인수해 총 1만 개 이상 펜션 예약 서비스가 가능한 조건을 만들었다.
올해는 국내 최대 숙박비품 유통기업 한국물자조달(주)를 인수하면서, 한국물자조달(주)이 운영하던 비품넷을 통해 전자제품, 생활용품, 식음료 등 숙박시설에서 필요한 비품들을 유통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야놀자의 사업 확장 행보를 두고 “10원 떼기도 할 태세”라고 전망하고 있다.
㈜야놀자는 건설에도 발을 들인 모양새다. 자회사 야놀자 디자인랩은 지난해 애놀자 C&D로 사명을 바꾸고 종합건설사로 거듭났다. 이전까지는 주로 중소형 숙박시설을 시공했지만, 자금력이 확보된 2019년부터는 보다 큰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호텔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를 서울, 대전, 대구 등지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올 1월 영입한 김진정(전 테슬라코리아 대표) 상무를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사업 확대를 진행 중이다. 야놀자는 이미 지난 2011년 중소형 숙박 프랜차이즈를 도입해 헤이, 에이치에비뉴, 호텔야자, 호텔얌 등 호텔 브랜드를 운영해오고 있었고, 지난해 인수한 부산경남 지역 최대 호텔 기업 더블유디자인그룹을 인수해 하운드, 브라운도트, 넘버2 등의 브랜드도 추가한 바 있다.
해외 기업과 제휴와 인수도 거침없다. 2016년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과 손을 잡은 것을 시작으로, 2018년 3월 일본 여행기업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과 업무협약을 맺더니, 8월에는 동남아 호텔체인 젠룸스를 인수조건으로 170억 원을 투자했다.
이제 야놀자는 단순 숙박 시설을 연결해주는 회사가 아니라, 건설, 건축, 인테리어, 침대, 비품, 잡지 발행, 부동산 중개, 구인구직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기업이 되었다. 이 같은 사업 확장이 가능하게 된 데는 성공적인 투자 유치 덕분이다. 이전에도 누적 천 억 이상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부킹홀딩스로부터 총1억8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올해는 야놀자가 IPO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야놀자의 질주를 서비스 확대라는 측면에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돈이 되는 것은 뭐든지 한다’는 좋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야놀자가 시장을 독과점으로 장악한 이후에는 그 폐해가 소비자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모 항공사 임원이며 여가 분야 전문가 K씨는 “야놀자가 대기업 흉내를 내고 있다. 수순이 똑같다. 나중에는 휴지 하나까지 야놀자 것을 쓰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야놀자 제휴 숙박사업자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8월 진행된 “야놀자 갑질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대표적이다. 제휴업체들은 수수료와 광고비가 과도하게 책정돼 있다고 주장한다. 야놀자가 숙박업체로부터 받아가는 수수료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10~15%, 별도로 책정되는 광고비는 월 300만 원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야놀자의 횡보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4년 전 이수진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가졌던 꿈이 ‘투자 유치를 통한 시장 장악’이나 ‘대기업 갑질 코스프레’가 아니길 바라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