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현지 기자
‘서울국제영화제’가 벽을 깨고 전진 중인 여성들의 얼굴을 담았다.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여성 영화인을 발굴하고 여성 영화의 발전을 이끌기 위해 1997년 출범한 영화제다.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는 변재란 조직위원장이 “가려진 여성 영화인들을 재조명하기 위해 영화제를 시작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도 2017년부터 성인지 감수성에 입각한 통계를 내고 있는데, 2018년에는 77편 중 10편이 여성 감독 영화였다. 여성 영화인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반갑지만, 노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영화계의 현실을 언급했다.
박광수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슬로건을 설명하며 방향을 짚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슬로건은 ‘20+1, 벽을 깨는 얼굴들’이다. 그는 “지난 20년 간 많은 이들이 힘을 보탰다. 20살이면 성년이다. 성년이 된 영화제가 앞으로의 20년도 다부지게 하겠다는 뜻으로 20+1을 포함했다. 트레일러 영상들 속 여성들 역시 자유롭고 힘이 넘친다. 미투 운동을 시작으로 유치원 비리 사건, 디지털 성범죄 등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나아가는 길목에서 여성들이 벽을 깨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획과 지향에 맞다고 생각해 이런 슬로건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총 31개국에서 출품된 119편의 영화들이 상영된다. 이에 대해 권은선 프로그램 위원장은 “역대 최대 출품작 기록을 경신했다”고 설명하며 “숫자도 그렇지만 질적인 성장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아녜스 바르다 감독과 바바라 해머를 기리는 추모전이 진행된다. 추모전에서는 대표작과 국내에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작품들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권 프로그램 위원장은 두 여성 영화인들 외에도 “여성 영화의 선구자들을 만날 수 있다.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 최초의 여성영상집단 바리터의 30주년도 다룬다”고 덧붙였다.
사진=이현지 기자
이밖에도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해 그동안 한국 영화계를 채운 여성들의 얼굴들을 담은 특별전을 개최한다. 여성영화인 지원을 위해 마련한 ‘피치&캐치’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부터 다양한 주제의 학술회의와 포럼도 마련돼 있다.
개막작은 마케도니아의 감독 테오나 스트루가르 미테브스카의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다. 동유럽 그리스 정교 세계에서 행해지는 구세주 공현 축일 이벤트를 통해 곤경에 빠진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에 대해 권 프로그램 위원장은 “파워풀한 여성이 등장해 젊은 여성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홍보대사인 김민정이 위촉식에 참석해 “제안을 받았을 때 나도 같은 마음이라 너무 기뻤고, 앞으로 이 영화제 기간 동안 활동을 하면서 여성주의 영화, 배우에 대한 것을 내 힘으로 조금이나마 알려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와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