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위를 점령하고 있는 배달 오토바이들. 유상운송 특약에 가입한 종사자는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자료=연합뉴스)
쿠팡플렉스나 배민커넥트 등 개인 유상운송 종사자가 10만 명에 달하지만 배달 중 사고 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험 가입자는 1%도 되지 않는다. 자신이 가능한 시간에만 자차로 배송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업으로 삼는 직장인들이 많은데 대부분 보험 미가입 상태라는 것이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투리 시간 아르바이트에 나선 이들이 자칫 사고 처리비 폭탄을 맞을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플렉스, 배민커넥트 등 개인 유상운송 운전자는 올해 10만 명이지만 지난 9월까지 유상운송 특약에 가입한 차량은 550대 정도다. 차량을 이용한 업무 중 교통사고 발생 시 보험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노동자는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
유상운송 특약은 사업용 차량이 아닌 개인 승용차를 이용한 유상 운송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종합보험 상품이다. 이전까지는 7인승 이상 자동차만 유상운송 특약에 가입이 가능했으나 지난 8월부터 6인승 이하 자동차도 가입이 가능하게 됐다. 배달앱을 통해 화물이나 음식을 배달하는 자가용 운전자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위한 보호책이 등장한 것이다.
다만 해당 특약 가입 시 기존에 납부하던 자동차보험료의 40%가량을 추가로 내야 하기 때문에 가입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기존 자차 보험료가 100만원이었다면 특약 추가 시 40만원을 더한 140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사업자가 자사 소속 배달운전자들을 위해 단체형 유상운송 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다. 플랫폼 자체에서 단체보험 가입 시 배달 진행 중일 때만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설정이 가능하다. 보험료는 10분 당 138원이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는 단체형 유상운송 특약에 가입한 상태다. 배민커넥트 채용 시 유상운송 특약 가입을 필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가입이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 회사가 단체로 가입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커넥트의 경우 직고용 시스템은 아니라 보험 가입에 대한 강제성은 없지만 안전을 위해 유상운송 특약에 가입하지 않으면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가입이 어려우신 분들은 회사에서 단체형으로 가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쿠팡플렉스나 쿠팡이츠 종사자들은 유상운송 특약 가입에 대한 강제성이 부여되지 않고 있다. 이들도 개인사업자 형태로 일하기 때문에 강제 가입 의무는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업무 중 사고 시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없어 유상운송 특약 가입 강제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