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주택시장을 겨냥한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규제 영향이 덜한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별 건축물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은 총 16만1642건으로 전년 동기 거래량인 14만9878건 대비 1만1764건(7.85%) 증가한 것으로 24일 조사됐다.
특히 9억원 이상 오피스텔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에서 거래된 9억원 이상 오피스텔은 582건이다. 이는 전년 거래량인 278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4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산 124건·경기 107건·대전 3건·경남 2건 순이었다. 특히 서울 강남구·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이 총 111건으로 전체 거래의 19.07%를 차지했다.
거래량 증가에 힘입어 신고가도 쏟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타워팰리스’ 전용 180.31㎡ 타입은 지난해 12월 31억3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타입의 종전 최고가는 같은해 7월 거래된 27억8500만원이다. 5개월 만에 3억4500만원 가량 오른 셈이다.
아울러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부띠크 모나코’ 전용 178.37㎡ 타입 역시 지난해 2월 20억3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달 6억2000만원 증가한 26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처럼 오피스텔 가격이 치솟은 것은 부동산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또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안정비율을 20%로 제한하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오피스텔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아파트를 정조준 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오피스텔 등 대안 주거시설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특히, 9억원 이상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보다 대출이 쉽고, 각종 규제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을 포착하고 맞춤형 분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지카일룸이 다음달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분양 예정인 ‘상지카일룸M’이 대표적이다. 고급 주거브랜드 ‘카일룸’ 이 적용되는 첫 소형 오피스텔로 전용 51~77㎡ 88실 규모로 조성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가격이 아파트 상승률보다 높아진 시점이다"라며 "아파트를 이용한 시세 차익은 물론 실거주 목적으로도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