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을지로 사옥(사진=대우건설)
올해 1분기 재개발·재건축 도시정비사업 실적 1위 성적표를 받아든 대우건설이 리모델링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12년만이다. 당시 리모델링 사업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이 약이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6일 대우건설 관계자는 "30년된 1기 신도시도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언제까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흥행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과거 리모델링 사업에 너무 빨리 진출했었다. 지금이 사업 적기로 판단했다"라고 리모델링 사업 재개 이유를 밝혔다.
대우건설은 체계적인 운영 모델을 가지고 리모델링 사업에 돌아왔다. 지난달 주택건축사업본부 내 도시정비사업실에 '리모델링 사업팀'을 신설하고 리모델링 사업에 재돌입했다. 리모델링사업팀은 ▲사업파트 ▲기술⋅견적파트 ▲설계⋅상품파트 등 크게 3개 파트로 구성됐으며, 총 17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배치됐다. 이 팀은 설계⋅기술⋅공법⋅견적 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법규 및 정책 검토부터 신상품 개발까지 리모델링 사업 전반에 걸친 원스톱 관리를 목표로 한다.
대우건설은 지난 12년간 리모델링 사업에서 자취를 감췄다. 2007년 개포동 대청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됐던 대우건설은 이후 시공사 자격을 잃기도 했다. 2008년 불어닥친 강남권 아파트 리모델링 수주전 광풍에서도 대우건설은 입찰에 나섰으나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대우건설 측은 당시 리모델링 사업 진출이 시기상조였다고 분석했다.
재개발·재건축 흥행도 한몫했다. 대우건설은 4500억원 규모의 흑석11구역 재개발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하고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을 동부건설과 함께 수주하는 등 올해 1분기 7366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릴만큼 도시정비사업의 전통적인 강자다. 리모델링 시장은 들이는 폼에 비해 사업 수익성이 떨어지고 유무형의 리스크가 상존한다.
현재 대우건설의 판단대로 리모델링 시장 상황은 좋다. 지어진 후 30년이 다 된 1기 신도시는 용적률 200%가 넘는 단지가 대다수다. 1기 신도시 아파트는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분당 정자동 ‘한솔5단지’는 2월 1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전국 각지에서도 굵직한 리모델링 사업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대우건설이 다수의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에 성공한 가락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을 비롯해 부산시 최대 규모인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법적인 부분에서도 지속적인 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대우건설은 판단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신설한 만큼 리모델링 사업 비중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과거 리모델링 아파트를 준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 기술을 개선하고, 설계 상품을 개발해 리모델링 사업의 수익성을 향상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