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리비아에 건설한 화력발전소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 등 도시정비사업 강자들이 속속 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을 달성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저유가 흐름 등의 여파로 대형건설사들이 해외 수주보다 국내 정비사업에 집중하면서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비사업 분야에서 1조원을 달성한 건설사는 ▲현대건설 1조 2919억원 ▲GS건설 1조 890억원 ▲대우건설 1조 2012억원(컨소시엄 포함) ▲쌍용건설 1조 4800억원(컨소시엄 포함)이다. 서울에서 동작구 흑석 11구역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없었는데도 이 같은 수주호황을 누렸다.
■리모델링·소규모 정비사업 향한 대형건설사 광폭행보
건설사들이 이 같은 수주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리모델링이나 소규모 정비사업에서도 적극 진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규모 재건축과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재개발·재건축보다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작아 대형건설사의 참여가 저조했으나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중견건설사인 쌍용건설은 컨소시엄 형태로 굵직한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통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8000억원 규모로 리모델링 최대어인 송파구 가락쌍용1차 사업을 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과 손잡고 수주했다.
GS건설은 ▲서울 문정 건영아파트 리모델링(2207억원) ▲밤섬현대아파트 리모델링(933억원) 등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서 성과를 냈다.
지난해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한 현대건설은 올해 용인시 수지구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사업(2280억원)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가로주택 정비사업과 소규모 재건축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정비사업 전방위 수주에 나선 현대건설은 ▲용산 한남시범아파트 소규모 재건축(731억원) ▲마포 합정동 447 가로주택정비사업(504억원) 등을 챙겼다.
대우건설이 시공중인 오만 DUQM 정유시설 전경 (사진=대우건설)
■국내 정비사업 시장 한계, 경쟁심화 우려도..해외 뚫어야
대형건설사의 이 같은 광폭행보를 두고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이 그동안 지방 사업이나 소규모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한정된 일감에 경쟁이 심화되는 측면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해외 사업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녹록지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까지 총 국내 건설 업체의 해외 수주 금액은 11조3985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16조 5419억원) 대비 31% 가량 낮은 수치다. 건수도 227건에서 208건으로 줄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분기 해외에서 2조158억원의 일감을 따냈지만 올해 1분기에는 8758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GS건설은 올해 1분기 해외 수주가 10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887억원) 대비 64%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경우도 올해 1분기 해외 수주액이 11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해외수주액 932억원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저유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산유국들의 발주 자체가 줄었다"며 "유가가 빠르게 안정되더라도 당장 급격하게 발주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