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국토교통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건설사업 수주 입찰 구도가 현대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 3파전으로 확정됐다. 각 건설사들은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관련해 이에 대한 고민을 설계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21일 GTX-C노선 사업에 대한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GS건설 컨소시엄,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냈다.
이들의 사업 참여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차량 시위 대상이 되기도 했다.
GTX-C노선 사업은 경기 수원에서 양주를 잇는 사업이다. 추정되는 총사업비 규모는 4조3857억원이며 건설사업비 규모만 4조1880억원이다. 총 10개의 정거장이 들어서며 3개 역 추가가 가능하다. 사업 노선 중 과천과 양재를 뚫고 삼성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강남을 직통한다. 이에 대치동 은마아트 주민들은 해당 구간 공사가 이뤄질 경우 안전과 소음 문제로 불안하다며 노선을 우회해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개포 주공 재건축 단지도 현대건설과 GS건설에 GTX-C 사업 불참을 압박했다.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16일 현대건설과 GS건설에 'GTX-C 삼성역~양재역 간 지질조사에 관한 건'을 발송했다. 조합은 공문에서 C노선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는 5·6·7단지 재건축 사업에 참여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겠다는 식으로 압박을 넣었다.
당초 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사업 불참을 결정했다.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주민들과 관계와 사고 발생 위험도가 높은 터널 공사에 대한 부담을 느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GS건설과 현대건설은 결국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나섰다. 포스코건설은 강남권 주민들의 반발이 큰 사업이지만 꾸준히 강남권 깃발꽂기를 이어가는 차원에서 참여를 결정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주민들의 의견을 온전히 반영하면서 사업을 벌일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대치동 주민들이 바라는 노선 우회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까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간에서 하는 사업이라면 건설사 단독으로 우회 노선을 결정할 수도 있겠지만 사업 규모만 보더라도 단독으로 노선을 바꾸고 이러기 힘들다"며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가 우회 노선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실제 반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민들이 민감해하는 안전 이슈는 당연히 고려할 사안"이라며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고 노선 우회도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하겠지만 안 되더라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국책 사업인지라 내용을 오픈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우회 노선은 아니지만 왕십리역 추가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기존 사업안에서 변화도 감지됐다. 세 건설사 컨소시엄 모두가 입찰제안서 기본계획에 왕십리역 추가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지난해 12월 GTX-C사업 입찰 공고를 내면서 최대 3개 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역 신설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아직 참여 의사만 드러낸 상황이며 국책 사업인 만큼 국토부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따로 뭔가를 말하기 곤란하다"고 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