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사옥, 김창학 대표이사사장(사진=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정비사업 역량 강화로 IPO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상반기 매출은 3조5796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21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 53%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IPO를 앞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을 통해 흥행 청신호를 켰다. 장외시장에서 주식이 기업가치 7조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결국 10조원 허들을 넘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 10조원은 우려만큼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엠코 합병 이후 주택 수주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익 성장의 기반을 다져왔다. 현 시점에서는 주택 착공 사이클과 더불어 확정적 증익이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은 2013년까지 플랜트 사업에 특화된 기업이었으나 2014년 현대엠코 합병 이후 주택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신규 수주 1조원을 달성하는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면서 국토부에서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7위에서 6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몸값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5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르면 추석 연휴 이후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연말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산 팔곡일동1구역 재건축정비사업 투시도(자료=현대엔지니어링)
■해외 매출 감소에도 웃었다…실적 개선 이끈 주택 사업 부문
정비사업 흥행에 맞물려 주택 사업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축·주택 부문 매출은 1조5910억원으로 전년대비 5% 증가했다. 해외 플랜트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2% 감소했으나 건축·주택 부문이 이를 메꾼 셈이다. 매출 비중도 건축·주택 부문이 44.45%, 플랜트·인프라 부문 43.78%로 나타났다. 건축·주택 부문 매출이 플랜트·인프라 부문 매출을 처음 넘어선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선택과 집중은 리모델링 사업 열풍 속에서도 빛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처음으로 리모델링 부문에 진출했으나 괄목할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수주한 6건의 도시정비사업 중 리모델링만 3건이며 총 수주액 절반에 해당하는 5934억원이라는 수주 금액을 기록했다. 리모델링 부문이 도시정비사업에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해부터 영업과 설계 등 각 분야별 내부 전문가로 구성한 '리모델링 TFT(태스크포스팀)' 운영에 나서며 이뤄낸 성과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라 해외 상황이 좋지 않았다"라며 "특별히 해외 사업 불황으로 주택사업에 집중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가 좋아 도시정비사업에 적극 나선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