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이 사업시행인가를 완료했다. (사진=용산구)
GS건설과 삼성물산이 용산구 이촌동 대표 단지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놓고 맞붙는다.
28일 용산구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이 사업시행인가를 완료했다. 조합은 지체없이 사업 절차를 진행하여 연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1971년 준공된 한강맨션은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다. 대지면적 8만 4262m2 총 660가구로 이루어져있다. 기존 용적율이 101%에 불과해 사업성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를 받는다. 재건축 후에는 총 1441가구의 중대형 단지로 탈바꿈한다.
한강변 강변북로에 위치해 입지 조건은 최상이라는 평가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촌역, 신용산초, 용강중, 중경고 등 학군이 갖춰져 있으며 입주후에는 반포지구, 성수지구보다 더 높은 시세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주요 대형건설사가 적극적으로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현장 분위기로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의 1대1 맞대결 구도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GS건설과 삼성물산은 2015년 서초동 무지개아파트(서초그랑자이) 재건축에서 한 차례 맞붙었다. 6년 만에 맞대결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특히 두 건설사는 하이엔드 브랜드 광풍속에서도 각각 '자이'와 '래미안'이라는 고유 브랜드만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한치의 양보도 없는 자존심 싸움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가 나오고 있다.
사업시행인가 소식이 전해진 한강맨션 단지에는 으레 찾아볼 수 있는 건설사의 축하 현수막도 걸려 있지 않았지만 단지내에서 만난 조합원들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구역내 거주중인 조합원 A씨(50대)는 “우리나라 최고기업은 누가 뭐래도 삼성이다. 삼성이 어렵게 쌓아 올린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를 쉽게 포기할 거 같진 않다"라며 "삼성이 주택사업을 포기한다거나 분사한다는 소문도 들어서 알고 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한강맨션은 래미안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기업 임원 출신 조합원 B씨(60대)는 “이촌동 한강자이 아파트에는 허창수 회장님이 20년 가까이 살고 계시다"라며 "조합원들 사이에선 한강자이 바로 옆 한강맨션 재건축을 GS건설이 해야 이촌동이 명실상부한 자이 타운이 될 거란 얘기도 많이 한다. 나도 대기업 근무를 오래 해봐서 알지만 회장님이 사시는 단지 옆 현장에 입찰하는 건설사가 어설프게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조합원들은 대체로 1위 아파트 브랜드를 놓고 다투는 두 건설사가 격돌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진데 대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일부 조합원들은 각 회사의 단점 위주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조합원 C씨(40대)는 “삼성하고 H모 조합장의 유착에 진절머리가 난다"라며 "삼성이 H 조합장의 후방지원을 받고 그 주변 협력업체만 배불리는 행태를 강남에서 여러 번 했다. 한강맨션에도 H 조합장이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전부 조합원 피해로 돌아온다. 애시당초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라고 강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또 다른 조합원 D씨(50대)는 “GS는 너무 수주를 많이 했다.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운영하지도 않는데 한강맨션에도 또 자이가 들어오면 차별성이 전혀 없다"라며 "여기는 그냥 평범한 아파트 수준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합 측은 한강맨션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면서 관련 법규를 준수하는 최고의 시공사를 뽑겠다는 방침이다.
조합 관계자는 “한강맨션은 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 최고 입지에 들어서는 만큼 조합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조합원에게 최고의 이익을 돌려줄 시공사를 뽑아야 한다"라며 "관련 법규를 준수하면서, 남은 기간동안 공정하게 시공사 선정절차가 진행되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합은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내용대로 시공사를 선정하지만 추후 한강변 최고층수 규제완화를 적용하여 사업성과 단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설계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