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휩싸였던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케팅 (사진=우리은행·KB국민은행 홈페이지)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논란에 휩싸였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케팅을 결국 축소했다. 규정까지 교묘하게 피해가며 자동차를 경품으로 걸었지만 당국의 질책과 업계의 압박으로 상품을 변경했다.
3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전 예약 이벤트 경품 항목을 수정했다. 두 은행 모두 최근 공지를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이드라인 개정에 따라 변경된 경품으로 추첨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오는 12월 1일 마이데이터 사업 본격 시행을 앞두고 가입자를 잡기 위한 사전예약 이벤트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추첨을 통해 ‘제네시스 GV60’을 증정하며 KB국민은행도 ‘제네시스 GV70’을 상품으로 내걸었다. 그 과정에서 영업점을 통해 고객 유치 현장 영업도 강화했다.
시중은행의 대규모 선물 공세가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해당 이벤트가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개인정보를 다루는 사업인 만큼 과당경쟁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8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과 회의를 열고 마이데이터 마케팅에 대해 지적했고 금융위원회도 일부 시중은행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KB국민·우리은행이 최근 상품 항목을 수정했다 (사진=KB국민은행·우리은행 앱)
금융당국의 압박과 업계의 성토가 이어지자 결국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경품을 변경했다. KB국민은행은 당초 1명을 추첨해 ‘제네시스 GV70 2.5 가솔린 터보’ 자동차를 지급할 계획이었지만 40명으로 추첨 인원을 늘리는 대신 경품을 애플 아이패드 프로 11형(128GB)을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이드라인 개정에 따라 부득이하게 추첨경품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마이데이터 사전예약 이벤트 응모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제네시스 GV70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최근 경품을 다이슨 공기청정기와 국민관광문화상품권 등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상품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어 경품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경품 금액이 가장 컸던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논란에 중심에 섰지만 은행권은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유치 경쟁에 한창이다.
하나은행은 사전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연 4.1% 금리의 적금 상품을 판매 중이며 기업은행은 갤럭시Z플립·아이폰13프로 등의 추첨 이벤트를 내걸었다. 농협·신한은행도 자체 포인트나 커피 쿠폰을 지급한다.
결국 금융당국은 지난 19일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이에 ‘과도한 마케팅 금지’가 명시돼 있다. 통상적인 수준인 최대 3만원 내 경품 지급을 권장하는 기존 내용에 추첨 방식이라도 특정인에게 제공되는 금액이 3만원을 과도하게 초과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추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