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내년 1월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고차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당일 출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 시대를 맞아 중고차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신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중고차들의 몸값이 뛰고 있다. 문제는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값을 앞지르면서 테슬라의 경우 신차보다 1000만원 가량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헌차’를 ‘새차’보다 더 비싸게 주고 타야 하는 셈이니 참 아이러니하다.
현대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내년 1월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중소기업) 적합 업종’인지 정부의 판단이 3년째 미뤄지자 완성차 업체들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나선 것이다.
주무부처인 중기부가 주관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여부를 심의해왔다. 규정대로라면 2020년 5월에 중고차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최종심의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위원회는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 동안 소비자들은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요구해 왔다. 현재의 중고차 시장에 불만이 많은 탓이다.
중고차 시장은 허위 미끼 매물, 침수차·사고차 판매, 주행거리 조작, 불투명한 가격산정 등 소비자 피해가 계속돼 왔다. 중고차 웃돈 현상 역시 출고 지연이라는 약점을 악용한 중고차 시장의 꼼수다. 결국 눈앞의 이익만을 쫓다가 설 자리마저 불안하게 됐다.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소비자의 권익보호와 선택권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중고차 업계에선 대기업의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볼 멘 소리도 나온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인 과연 진정 시장 선순환에 기여하게 될지는 두고 볼일이다.
당장 내년부터 현대차 인증 중고차를 만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더 이상 정부 역시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 시장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개선을 위한 최선을 택해야 한다.
기존 중고차 업체도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대기업도 이권다툼 보다는 함께 살 수 있는 고민, 시장의 투명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