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사옥 (사진=NH농협은행)

“이곳은 은행이 아니고 협동조합입니다”
“NH농협과 NH농협은행의 차이 뭘까”

가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NH농협은행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협동조합이라는 말을 듣고 헛걸음을 했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주변 지인들 중에도 NH농협과 NH농협은행이 같은 회사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두 기관은 같은 계열이고 이름도 비슷해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선 농협의 역사부터 알아야 한다. 농협은 ‘농업협동조합’의 줄임말이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 되는 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농민들이 스스로 만든 단체다. 설립을 위한 법률도 은행법이 아닌 ‘농업협동조합법’을 따랐다. 현재 약 224만5000명의 농민이 농협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200만명이 넘는 조합원은 개인과 법인으로 나눠 각기 다른 조합을 꾸리고 있는데 ‘지역농협’이 932개로 가장 많다. 조합원들은 협동조합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역농협과 ‘지역축협’을 합친 ‘농협중앙회’를 만들고 농업인들의 활동을 지원한다.

농협중앙회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산하에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를 두고 있는데 경제 지주에는 하나로유통, 농협목우촌 등이 있고 금융 지주에는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투자증권 등이 있다.

NH농협은행은 시중은행에 가깝다.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특수법인이긴 하지만 사익을 추구한다. 금융당국의 금융·은행 정책에도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은행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곳이 NH농협은행이다.

반면 NH농협의 경우 조합원이 만든 일종의 상호금융기관으로 계좌를 만들고 돈을 빌릴 수 있지만 조합원이 아니라면 예·적금 및 대출 혜택이 다를 수 있다. 또 지역농협은 모두 다른 개별 법인이기 때문에 어떤 조합을 찾느냐에 따라 예·적금 금리나 대출한도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뿌리에서 다른 목적을 추구하다 보니 비슷하면서도 다른 기관이 됐지만 쉽게 구분하는 방법도 있다. 일단 조합은 은행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다. 그렇기에 간판에 ‘은행’이라는 표시가 없다면 전부 지역농협이다. 또 각 금융권은 각자의 고유한 코드가 있는데 NH농협은행은 011, 각 단위농협은 012다. NH농협은행 계좌에는 코드 01, 02, 12가 들어가는데 단위농협은 51, 52, 56을 쓰고 있다는 것도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