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푸빌라 NFT’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신세계그룹의 한발 앞선 신기술 대응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그룹이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해 향후 5년간 2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대전환을 통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사업과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메타버스 서비스 확대와 성장성이 높은 사업 강화에 따른 기업 인수전 등 다각화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통업계가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에 열광하는 MZ세대와의 소통과 팬덤 구축에 주력하면서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그 일환으로 최근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푸빌라 NFT’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신세계그룹의 한발 앞선 신기술 대응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메타버스 마케팅 확대…신기술 생태계 구축 시동
신세계그룹은 대기업 최초로 신세계 자체 캐릭터를 이용해 만든 PFP NFT(Picture For Profile NFT·소셜미디어 및 커뮤니티용 프로필 형태의 디지털 이미지)인 ‘푸빌라 NFT’가 흥행을 기록하며 ‘신세계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이 만든 캐릭터 ‘푸빌라 NFT’ 1만개가 판매 1초 만에 완판 됐다. 푸빌라는 지난 2017년 네덜란드 유명 일러스트 작가 레케 반 데어 포어스트와 신세계백화점이 협업해 만든 자체 캐릭터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협업하며 MZ세대에 인기를 모으면서 신세계 대표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다.
신세계는 메타버스 마케팅 확대 일환으로 지난 4월 국내 대표 NFT 업체인 메타콩즈와 업무협약을 맺고 NFT 제작에 나선 바 있다. 메타콩즈와 NFT 전시·페스티벌 기획, NFT 캐릭터를 활용한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 등 NFT 사업 강화를 예고했다.
지난 5월부터 푸빌라 NFT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인 ‘푸빌라 소사이어티’를 만들었으며 홈페이지를 시작으로 소셜 미디어 채널인 디스코드·트위터·카카오톡 등을 잇따라 오픈했다. 특히 디스코드 푸빌라 커뮤니티에만 9만명 이상이 모이는 등 업계의 높은 관심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신세계는 푸빌라 NFT에 오프라인 혜택을 담아 차별적인 서비스로 새로운 세대의 신규 고객을 비롯한 충성 고객의 락인효과(Lock-in effect)를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NFT 소유자(홀더)에게는 소유 기간 동안 백화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6가지 등급에 따라 신세계백화점 라운지 입장, 발렛 주차, 할인 등 신세계만의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
온·오프라인 융합 서비스를 위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NFT 오프라인 행사를 비롯한 푸빌라 NFT를 활용한 굿즈 제작, 브랜드·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등 메타버스 마케팅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세계의 이 같은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는 유통업계 중 가장 선두에 나서서 신기술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NFT와 메타버스 플랫폼 등에 집중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신세계는 메타버스 플랫폼 내 스타필드와 이마트24 가상 매장을 연이어 내는 가하면 메타버스를 활용한 문화센터 강좌도 열었다. 특히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가 메타버스 공간에서 열리는 것은 업계 처음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NFT는 처음 시도되는 부분이어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등급 부여 작업 등 준비가 한창이다”라면서 “내달 NFT 오프라인 일정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푸빌라 NFT는 사실 예상했던 것보다 고객들 반응이 좋다. 디스코드나 커뮤니티 사이트 보면 마니아층이 있다. 반응이 좋아서 인기를 예상하긴 했지만 완판 되는 거 보고 놀랐다”면서 “지난 4~5년 전부터 자사앱에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해 다양한 콘텐츠를 탑재하고 테스트를 통해 차별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NFT 역시 오랜 테스트를 통해 선보이게 됐는데 다행히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최초’ 시도되는 디지털 전환 행보에 대해서는 “현재 아트마케팅이 인기인데 사실 신세계 아트갤러리는 1966년 처음 만들어서 운영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보면 새로운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높다. NFT의 경우에도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는 대기업 최초로 신세계 자체 캐릭터를 이용해 만든 PFP NFT(Picture For Profile NFT·소셜미디어 및 커뮤니티용 프로필 형태의 디지털 이미지)인 ‘푸빌라 NFT’를 선보였다. (사진=신세계백화점)
■ 미술품·NFT·메타버스 사업 확대…‘서울옥션’ 인수전 이목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지난해 이베이와 W컨셉 인수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신세계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향후 온라인과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 등 추가 투자에 주력할 방침을 밝혔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푸빌라 외에도 미술 작품과 NFT를 연계한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미술품 판매 사업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1위 미술품 경매업체 서울옥션 인수를 검토 중이다. 신세계는 최근 공시를 통해 서울옥션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바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82%(85만6767주)를 280억원에 취득했다. 서울옥션은 미술품 사업을 비롯한 NFT 및 메타버스 등 신사업 투자를 위해 신세계와 관련 사업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서울옥션과 협력에 나선 만큼 NFT 사업 본격화를 위해 서울옥션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술품의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NFT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서울옥션 인수와 관련해서 검토했던 부분이 맞다. 지난해 지분 투자를 하고 실제로 주금납입은 올 1월에 진행됐다. 그 사이 검토한 것”이라면서 “신세계 내 전문 갤러리팀이 있지만 전시와 판매는 다른 작품의 세계가 있다. 원활한 물품 수급이 필요해서 당시 서울옥션 지분 투자를 진행한 부분이다. 아직 인수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NFT의 경우, 미술시장과 가장 연결돼 있는 신기술이다. 하지만 미술에만 접목시켜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신세계가 가지고 있는 컨텐츠와 잘 연결되는 사업의 확장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