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이 AI 기반 신약 개발 벤처 심플렉스와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조성진 심플렉스 대표이사, 황연하 동화약품 연구소장. (사진=동화약품)
동아에스티·동화약품·삼진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후보물질 도출 시간과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 플랫폼 활용에 나섰다. 신약개발에 AI를 접목 할 경우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 기간은 AI를 접목시킬 경우 2~5년 상당의 약물의 발굴 기간을 수개월 안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약업체는 신약 개발 비용 절감과 특허 연장 확보 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1명의 연구자가 조사할 수 있는 자료가 연간 200~300건에 불과한 반면, AI는 100만건 상당의 논문과 문헌을 검토할 수 있다”며 “또 400만명 정도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진단 성과는 42% 향상, 의료비는 59%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 중에는 동아에스티, 동화약품, 삼진제약 등이 AI 플랫폼을 도입해 신약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AI를 이용해 폐암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나선다.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플랫폼 고도화로 혁신 폐암 신약 발굴 연구’가 지난 7월 정부 과제에 선정됐다. 국내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 활용 혁신신약 발굴 사업의 일환이다. 심플렉스가 주관 연구기관이며 동아에스티와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 개발기관을 맡고 있다.
이번 과제에서 동아에스티는 30년이 넘는 오랜 신약개발 경험과 다년간의 항암제 개발역량을 바탕으로 후보물질 발굴과 기전연구를 맡는다. 심플렉스는 인공지능 기반 활성구조 도출 및 선도물질 최적화와 예측모델 API 구축을 담당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세 기관은 공동연구를 통해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개발을 시도할 예정”이라면서 “인공지능 전문가와 신약개발전문가 사이의 간극이 줄어들고 폐암의 미충족 의료수요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AI 플랫폼 활용을 통해 신약 기반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동화약품도 심플렉스와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지난 3월 체결했다.
심플렉스는 AI 플랫폼인 ‘CEEK-CURE’를 활용해 면역질환 치료제 유효물질 탐색 및 최적화를 통한 최적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동화약품은 유효물질 및 후보물질의 합성과 검증을 진행해 유망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산출된 공동연구 결과물은 양사가 공동 소유하되 동화약품이 전용실시권을 갖는 형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우수한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도출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AI 신약개발은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뿐만 아니라 의약화학 전문성까지 보유한 심플렉스와의 공동연구개발이 동화약품의 R&D 분야 경쟁력을 더욱 증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삼진제약 심플렉스 공동연구 협약식. 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사진 좌측), 조성진 심플렉스 대표이사. (사진=삼진제약)
삼진제약은 국내 AI 신약 개발 기업 심플렉스와 업무협약을 통해 신약 개발에 나선다. 삼진제약은 심플렉스와 ‘AI 신약 개발 공동연구’에 대한 협약을 지난달 24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삼진제약은 현재 검토 중인 여러 물질을 심플렉스와 공유하고, 심플렉스는 AI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적용해 개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추릴 예정이다.
이후 도출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지식재산권은 두 회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상용화에 필요한 권한은 삼진제약이 독점 보유한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