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사옥.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늘어난 인건비와 서비스 운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영업이익도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다. 예고한 신작도 출시를 미루는 등 혹독한 겨울을 앞둬 내실을 다질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069억원, 영업이익 약 4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13억원을 거둬들였다. 매출은 34%가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 했을 때는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9%, 46%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증권가는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액 추정치를 3561억원으로 제시하고 영업이익은 711억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동안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버팀목이었던 모바일 게임 부진이 뼈아팠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1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줄었다. 일 매출 15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던 신작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마차 시위 등 운영 이슈로 삐걱였다. 또 지난해 3분기 폭발적인 매출 상승을 이끈 '오딘'도 매출 하향 안정화가 이어지면서 역기저 효과를 봤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일 카카오게임즈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오딘 경우 대만 역기저 효과로, 우마무스메는 키타산블랙 서비스 운영 이슈와 매출 모멘텀 부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 최근 5분기 실적 요약. (자료=카카오게임즈)
신작 지연 소식도 전해졌다. 서브컬처 장르 기대작인 '에버소울'은 당초 연내 출시가 목표였으나 이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1분기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오는 24일 스팀 얼리액세스 버전 출시를 앞둔 PC온라인 생존게임 '디스테라'는 카카오게임즈 '오딘'에게 치우쳐진 매출 구조 변화에 기여하는데 의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매출에서 PC게임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3%에 불과하다.
다만 올해까지는 여전히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믿을맨'은 '오딘'이 될 전망이다. 4분기 '오딘'이 공성전과 같은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를 예고하면서 일 매출 신기록 경신에 대한 내부 기대감도 나온다. 8월에 일부 경쟁작에도 불구하고 '오딘'은 트래픽과 매출에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지난 9월 말 '신규 캐릭터' 업데이트와 함께 공성전 콘텐츠가 업데이트 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업비용도 증가도 카카오게임즈가 풀어야할 숙제다. 3분기 카카오게임즈의 영업비용은 263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1% 증가했다. 인건비가 전분기에 비해 4.1%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기준으로는 42.9% 늘어난 483억원을 기록했다.카카오게임즈는 개발 인력 증가와 연결 편입된 종속 회사 영향으로 인건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비용이 전략적 집행을 통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42.6%가 감소한 부분은 고무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가 전반적으로 팬데믹 수혜에 힘입어 매출이 늘고 투자를 이어가다보니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며 "엔데믹과 함께 이제는 인력 효율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의 현재 '오딘'의 높은 의존도 탈출을 위해서는 개발 인력 증가가 필수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개발인력이 늘어나면서 인건비가 증가하는 부분은 카카오게임즈가 '오딘'과 같은 특정 게임 매출 비중이 높은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카카오게임즈가 향후 '오딘' 외에도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면서 게임사로서 가치를 높여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