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복권 후 첫 행보로 지난 8월19일 정은승 DS부문CTO(왼쪽 끝), 경계현 DS부문장(왼쪽 세 번째), 진교용 삼성종합기술원장 등과 함께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연말 정기인사를 마무리하고 15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에 돌입했다. 최근 반도체 업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들도 부진을 겪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회장에 오른 후 첫 전략회의다. 그만큼 이 회장이 사업 부진 극복 방안을 찾아낼지 그의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DX·DS부문 수장들, 경영전략 논의…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회의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사업부문별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16일은 세트 부문을 담당하는 DX사업부의 전략회의가 한종희 부회장 주재로 열린다. 오는 22일에는 반도체 부문인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의 회의가 경계현 사장 주재로 진행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리는 정례회의이다. 이달에는 사업부문별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경영전략을 논의한다. 연말 인사 후 새 경영진과 임원, 해외 법인장 등이 모두 참석한다. 본래 해외법인장도 방한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는 경기침체로 수요가 둔화된 가전 수요 등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 분야인 반도체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등 실적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 들어 실적이 급락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깜짝 실적을 이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4%나 크게 줄어든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전망도 어둡다. 내년에 반도체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전략회의를 통한 대응 반안과 투자 전략 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 12월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Al Dhafra)주에 위치한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 ■ 파운드리·낸드플래시, 실적 감소 ‘심각’…이 회장, 출구 전략 주목돼 올해 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도 함께 머리를 맞댈 가능성이 나온다. 이 회장은 올해 복권과 회장 취임 후 국내외 사업장을 돌며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였다. 또한 반도체 겨울 등 실적 하락이 예고돼 있어 이번 전략회의를 직접 챙길 수도 있다. 앞서 지난 8월 이 회장은 복권 후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신공장, 삼성SDI 등 국내 삼성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했다. 직원들과 격의없는 소통도 나눴다. 지난 9월에는 중남미와 영국 등을 방문하고, 회장에 오른 10월에는 국내 협력사와 아랍에미리트(UAE) 출장까지 다녀왔다. 특히 반도체 업황과 실적은 한파가 혹독한 수준이라는 말이 나온다. 파운드리도 부진한데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의 낸드플래시는 더 부진했다. 최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3분기 매출은 55억8400만 달러(약 7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분기 매출보다 0.1% 감소한 것.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 3분기 매출은 43억 달러(약 5조6200억원)로, 전분기 대비 28.1% 감소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마치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파운드리 매출이 낸드플래시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처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은 낸드플래시 매출이 너무 감소해 마치 파운드리가 앞선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다. 이뿐 아니다. 메모리 가격 하락 등으로 낸드플래시 매출이 저조한데 중국 경쟁업체까지 따라붙기 시작했다. 올해 3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는 전분기 대비 18.3% 감소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낸드 매출도 전분기보다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200단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했다는 외신 보도도 이어졌다. 삼성은 ‘초격차’라는 말이 무색해진 입장이다. 올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1위인 대만 TSMC는 11.1% 증가했지만, 2위인 삼성전자는 0.1%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TSMC는 전 분기 53.4%에서 3분기 56.1%로 늘었지만, 삼성은 같은 기간 16.4%에서 15.5%로 줄었다. (자료=트렌드포스) 반도체 위탁생산인 파운드리도 계속 밀리고 있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1위인 TSMC에 이어 삼성전자는 2위에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올해 1, 2분기 16%대를 유지하다가 3분기 들어서 15%대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1위인 TSMC는 3분기 56%대로 전분기 대비 2%p 이상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애플 아이폰 주문이 늘면서 3분기에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며 “삼성전자는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 관련 부품 수요가 있지만 원화 약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한파 돌파구 찾는다…이재용 회장 초격차 전략은

15일부터 부문별 글로벌 전략회의 돌입…회장 취임 후 첫 전략회의
주력 낸드플래시 실적 감소·파운드리 점유율 하락…이 회장의 출구 전략 주목

손기호 기자 승인 2022.12.15 15:40 | 최종 수정 2022.12.15 16:38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복권 후 첫 행보로 지난 8월19일 정은승 DS부문CTO(왼쪽 끝), 경계현 DS부문장(왼쪽 세 번째), 진교용 삼성종합기술원장 등과 함께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연말 정기인사를 마무리하고 15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에 돌입했다. 최근 반도체 업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들도 부진을 겪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회장에 오른 후 첫 전략회의다. 그만큼 이 회장이 사업 부진 극복 방안을 찾아낼지 그의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DX·DS부문 수장들, 경영전략 논의…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회의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사업부문별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16일은 세트 부문을 담당하는 DX사업부의 전략회의가 한종희 부회장 주재로 열린다. 오는 22일에는 반도체 부문인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의 회의가 경계현 사장 주재로 진행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리는 정례회의이다. 이달에는 사업부문별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경영전략을 논의한다. 연말 인사 후 새 경영진과 임원, 해외 법인장 등이 모두 참석한다. 본래 해외법인장도 방한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는 경기침체로 수요가 둔화된 가전 수요 등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 분야인 반도체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등 실적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 들어 실적이 급락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깜짝 실적을 이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4%나 크게 줄어든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전망도 어둡다. 내년에 반도체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전략회의를 통한 대응 반안과 투자 전략 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 12월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Al Dhafra)주에 위치한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


■ 파운드리·낸드플래시, 실적 감소 ‘심각’…이 회장, 출구 전략 주목돼

올해 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도 함께 머리를 맞댈 가능성이 나온다. 이 회장은 올해 복권과 회장 취임 후 국내외 사업장을 돌며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였다. 또한 반도체 겨울 등 실적 하락이 예고돼 있어 이번 전략회의를 직접 챙길 수도 있다.

앞서 지난 8월 이 회장은 복권 후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신공장, 삼성SDI 등 국내 삼성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했다. 직원들과 격의없는 소통도 나눴다. 지난 9월에는 중남미와 영국 등을 방문하고, 회장에 오른 10월에는 국내 협력사와 아랍에미리트(UAE) 출장까지 다녀왔다.

특히 반도체 업황과 실적은 한파가 혹독한 수준이라는 말이 나온다. 파운드리도 부진한데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의 낸드플래시는 더 부진했다.

최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3분기 매출은 55억8400만 달러(약 7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분기 매출보다 0.1% 감소한 것.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 3분기 매출은 43억 달러(약 5조6200억원)로, 전분기 대비 28.1% 감소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마치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파운드리 매출이 낸드플래시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처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은 낸드플래시 매출이 너무 감소해 마치 파운드리가 앞선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다.

이뿐 아니다. 메모리 가격 하락 등으로 낸드플래시 매출이 저조한데 중국 경쟁업체까지 따라붙기 시작했다. 올해 3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는 전분기 대비 18.3% 감소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낸드 매출도 전분기보다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200단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했다는 외신 보도도 이어졌다. 삼성은 ‘초격차’라는 말이 무색해진 입장이다.

올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1위인 대만 TSMC는 11.1% 증가했지만, 2위인 삼성전자는 0.1%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TSMC는 전 분기 53.4%에서 3분기 56.1%로 늘었지만, 삼성은 같은 기간 16.4%에서 15.5%로 줄었다. (자료=트렌드포스)


반도체 위탁생산인 파운드리도 계속 밀리고 있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1위인 TSMC에 이어 삼성전자는 2위에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올해 1, 2분기 16%대를 유지하다가 3분기 들어서 15%대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1위인 TSMC는 3분기 56%대로 전분기 대비 2%p 이상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애플 아이폰 주문이 늘면서 3분기에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며 “삼성전자는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 관련 부품 수요가 있지만 원화 약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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