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호황기를 누렸던 게임업계에 한파가 찾아온 한해다. 블록체인 사업과 P2E(Play to Earn)게임에 뛰어들었던 게임업계는 가상화폐 시장에 찾아온 한파에 주춤하고 있다.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으나 이마저도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게임업계는 초반만 하더라도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P2E게임 출시에 힘을 냈다. 신작 개발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공백기를 메꾸고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게임사들은 직접 가상자산 통화를 발행하고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에 힘을 냈다. 게임 속 재화를 암호 화폐로 바꿀 수 있는 P2E 게임은 국내에서는 합법화되지 않았으나 해외에서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에 위메이드와 컴투스그룹,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이 적극적으로 P2E게임을 추진했다. 그러나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는 악재가 연이어 터졌다. 상반기에는 국내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사태에 이어 지난 11월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을 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낮아졌다. 이어 지난 8일에는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가 국내 4대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퇴출 됐다. 이후 위메이드는 위믹스 유통량 산정 방침을 국제 표준에 근거하겠다는 계획 발표와 함께 위믹스 물량 일부 소각에도 나섰다. 장기적으로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뜻이 꺾이지 않았다고 강조한 신호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기술 연계를 통해 P2E게임을 추진하던 게임사들도 당장은 P2E게임에 손을 놓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류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찾아온 한파로 예전만큼 사업에 많은 공을 들일 수 있을지는 자신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2E게임이 당장은 사라지지 않을 거고 장기적으로는 게임 시장에서 충분히 자리를 잡을만한 요소도 있다"면서 "지금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P2E게임 사업 추진에 힘을 쏟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컴투버스 협업사 소개하는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이사. (사진=컴투스) ■ 메타버스 사업 잠재력은 여전…가시적 성과도 눈에 띈다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자 P2E게임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연계사업으로 추진하는 메타버스 광풍도 다소 사그라든 분위기다. 다만 메타버스 사업은 여전히 잠재력이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P2E게임에 크게 관심을 드러내지 않던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메타버스 사업에는 적극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 신입사원 공개채용 직무 설명회를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미니버스'를 활용하기도 했다. '미니버스'는 유저 창작 기반 메타버스 지향 플랫폼으로 누구나 쉽게 3D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넥슨도 '넥슨타운'과 '메이플스토리 월드' 시범서비스 제공에 나서면서 자사 게임 지적재산권(IP) 리소스 활용에 적극적이다. 넥슨은 각각의 월드에서 하우징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도입에 나서는 등 가상 세계 구현에 힘쓰고 있다. P2E게임에 적극적인 컴투스와 넷마블도 메타버스 사업에는 여전히 적극적이다. 넷마블은 자회사 넷마블 에프엔씨를 통한 '메타버스 VFX연구소'를 설립했고 '모두의 마블' IP를 활용한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출시도 예고했다. 컴투스도 올인원 메타버스 플랫폼을 표방하는 컴투버스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문화·생활·의료·엔터테인먼트 등 전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컴투버스 구축을 위해 다양한 사업 파트너와 협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컴투버스 미디어 데이에서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는 “메타버스라는 영역은 아직까지 화이트 스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며, “과거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사업을 벤치마킹하고 발전했다면, 이제 우리는 많은 참여자들과 함께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넥슨코리아 대표이사 이정헌. (사진=이정헌) ■ 엔씨소프트는 철수·넥슨은 확장…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 향한 엇갈린 시각 블록체인 연계 사업 외에도 게임사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게임 IP라는 콘텐츠를 보유한 게임사 입장에서는 마찬가지로 콘텐츠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관련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의 디즈니를 꿈꾸는 넥슨은 올해 AGBO에 총 5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로써 AGBO 지분 49.21%를 확보한 대주주가 됐다. AGBO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등 마블 영화를 감독한 루소 형제와 각본가 스테판 맥필리 등이 소속된 곳이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투자 외에도 영화 투자에도 나섰다. 첫 투자 작품은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가 참여하는 '리바운드'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K팝 플랫폼인 '유니버스' 매각 추진에 나서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다. 기존 '도구리'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사업 등에는 여전히 힘을 싣고 있으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핵심이었던 '유니버스'는 정리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대해 넥슨도 신중한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넥슨 지스타 2022 프리뷰' 행사에서 "IP는 게임 타이틀이 아닌 스토리텔링으로 정의해야 한다. 스토리텔링 기반으로 게임 뿐 아니라 웹툰·소설·영상도 만드는 식으로 진화해야 글로벌에서 오래 생존하는 한국 회사가 될 수 있다"면서도 "(넥슨이) 직접 엔터 산업에 뛰어드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크래프톤 버추얼 휴먼 '애나'. (자료=크래프톤) 다만 게임사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지분 투자나 연계하는 방식은 올해도 적지 않았다. 컴투스는 계열사 위지웍스튜디오와 래몽래인이 투자와 제작을 진행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박을 치며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향한 행보에 힘이 실리게 됐다. 지난해부터 미디어 콘텐츠 사업 분야에 대한 적극적 투자 이후 1년만의 성과다. 또한 게임사들의 가상인간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넷마블 가상인간 '리나'는 패션잡지 화보 모델과 버추얼 DJ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가상인간 '애나'도 가수로 데뷔를 했으며 스마일게이트 '한유아' 역시 가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가상인간이 활약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지만 역시나 엔터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만큼 가상인간을 보유한 게임사의 엔터 사업 확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결산-게임] ③위믹스 사태, P2E 게임 전망 불투명…신사업 ‘난관’

가상자산 악재의 연속, P2E게임 동력 감소
메타버스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는 힘주기

정지수 기자 승인 2022.12.26 19:44 의견 0
7일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호황기를 누렸던 게임업계에 한파가 찾아온 한해다. 블록체인 사업과 P2E(Play to Earn)게임에 뛰어들었던 게임업계는 가상화폐 시장에 찾아온 한파에 주춤하고 있다.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으나 이마저도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게임업계는 초반만 하더라도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P2E게임 출시에 힘을 냈다. 신작 개발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공백기를 메꾸고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게임사들은 직접 가상자산 통화를 발행하고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에 힘을 냈다.

게임 속 재화를 암호 화폐로 바꿀 수 있는 P2E 게임은 국내에서는 합법화되지 않았으나 해외에서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에 위메이드와 컴투스그룹,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이 적극적으로 P2E게임을 추진했다.

그러나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는 악재가 연이어 터졌다. 상반기에는 국내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사태에 이어 지난 11월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을 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낮아졌다. 이어 지난 8일에는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가 국내 4대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퇴출 됐다.

이후 위메이드는 위믹스 유통량 산정 방침을 국제 표준에 근거하겠다는 계획 발표와 함께 위믹스 물량 일부 소각에도 나섰다. 장기적으로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뜻이 꺾이지 않았다고 강조한 신호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기술 연계를 통해 P2E게임을 추진하던 게임사들도 당장은 P2E게임에 손을 놓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류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찾아온 한파로 예전만큼 사업에 많은 공을 들일 수 있을지는 자신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2E게임이 당장은 사라지지 않을 거고 장기적으로는 게임 시장에서 충분히 자리를 잡을만한 요소도 있다"면서 "지금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P2E게임 사업 추진에 힘을 쏟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컴투버스 협업사 소개하는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이사. (사진=컴투스)

■ 메타버스 사업 잠재력은 여전…가시적 성과도 눈에 띈다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자 P2E게임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연계사업으로 추진하는 메타버스 광풍도 다소 사그라든 분위기다. 다만 메타버스 사업은 여전히 잠재력이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P2E게임에 크게 관심을 드러내지 않던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메타버스 사업에는 적극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 신입사원 공개채용 직무 설명회를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미니버스'를 활용하기도 했다. '미니버스'는 유저 창작 기반 메타버스 지향 플랫폼으로 누구나 쉽게 3D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넥슨도 '넥슨타운'과 '메이플스토리 월드' 시범서비스 제공에 나서면서 자사 게임 지적재산권(IP) 리소스 활용에 적극적이다. 넥슨은 각각의 월드에서 하우징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도입에 나서는 등 가상 세계 구현에 힘쓰고 있다.

P2E게임에 적극적인 컴투스와 넷마블도 메타버스 사업에는 여전히 적극적이다. 넷마블은 자회사 넷마블 에프엔씨를 통한 '메타버스 VFX연구소'를 설립했고 '모두의 마블' IP를 활용한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출시도 예고했다.

컴투스도 올인원 메타버스 플랫폼을 표방하는 컴투버스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문화·생활·의료·엔터테인먼트 등 전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컴투버스 구축을 위해 다양한 사업 파트너와 협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컴투버스 미디어 데이에서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는 “메타버스라는 영역은 아직까지 화이트 스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며, “과거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사업을 벤치마킹하고 발전했다면, 이제 우리는 많은 참여자들과 함께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넥슨코리아 대표이사 이정헌. (사진=이정헌)

■ 엔씨소프트는 철수·넥슨은 확장…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 향한 엇갈린 시각

블록체인 연계 사업 외에도 게임사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게임 IP라는 콘텐츠를 보유한 게임사 입장에서는 마찬가지로 콘텐츠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관련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의 디즈니를 꿈꾸는 넥슨은 올해 AGBO에 총 5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로써 AGBO 지분 49.21%를 확보한 대주주가 됐다. AGBO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등 마블 영화를 감독한 루소 형제와 각본가 스테판 맥필리 등이 소속된 곳이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투자 외에도 영화 투자에도 나섰다. 첫 투자 작품은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가 참여하는 '리바운드'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K팝 플랫폼인 '유니버스' 매각 추진에 나서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다. 기존 '도구리'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사업 등에는 여전히 힘을 싣고 있으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핵심이었던 '유니버스'는 정리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대해 넥슨도 신중한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넥슨 지스타 2022 프리뷰' 행사에서 "IP는 게임 타이틀이 아닌 스토리텔링으로 정의해야 한다. 스토리텔링 기반으로 게임 뿐 아니라 웹툰·소설·영상도 만드는 식으로 진화해야 글로벌에서 오래 생존하는 한국 회사가 될 수 있다"면서도 "(넥슨이) 직접 엔터 산업에 뛰어드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크래프톤 버추얼 휴먼 '애나'. (자료=크래프톤)

다만 게임사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지분 투자나 연계하는 방식은 올해도 적지 않았다. 컴투스는 계열사 위지웍스튜디오와 래몽래인이 투자와 제작을 진행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박을 치며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향한 행보에 힘이 실리게 됐다. 지난해부터 미디어 콘텐츠 사업 분야에 대한 적극적 투자 이후 1년만의 성과다.

또한 게임사들의 가상인간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넷마블 가상인간 '리나'는 패션잡지 화보 모델과 버추얼 DJ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가상인간 '애나'도 가수로 데뷔를 했으며 스마일게이트 '한유아' 역시 가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가상인간이 활약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지만 역시나 엔터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만큼 가상인간을 보유한 게임사의 엔터 사업 확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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