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 (사진=연합뉴스)
분양 성수기인 3월을 앞두고 청약시장 훈풍에 대한 기대감이 돌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1년 6개월만의 동결에 집값 하락세도 둔화된 탓이다. 다만 피봇(pivot·금리기조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24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달 전국 35곳에서 2만1397가구(임대 제외)가 일반분양한다. 지난해 1만2327가구보다 1만여가구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9836가구가 공급되며 지방에는 1만1561가구가 공급 예정이다. 지난달 공급 물량과 이달 공급 예정 물량이 1만 가구가 되지 않은 9698가구에 그치면서 3월부터는 건설사들이 본격적인 분양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도권 내 10대 건설사를 중심으로 대단지 공급이 본격화 된다. 지난달 10대 공급사 실적이 0건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GS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이문·뉴타운에서 시공하는 '휘경자이 디센시아(1806가구)'와 경기 의왕에 대우·GS·롯데건설 컨소시엄이 분양을 예고한 '인덕원 퍼스비엘(2180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고점 대비 30~40% 가량 빠지고, 급매가 소진되는 등 바닥을 다지는 모양새고, 다만 급매가 거래되면서 통계에서는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라며 “다만 아직 매수자 우위인 만큼 수요자 입장에서는 브랜드와 입지 등을 더욱 꼼꼼히 따져보고 아파트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본격적인 분양 성수기를 앞두고 금리 인상 기조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집값 하락세가 둔화되는 등 부동산 시장 훈풍 영향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집값은 0.26% 하락했다. 이는 전주와 대비해 0.2%p 낙폭을 줄인 수치다.
한국부동산원은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수인 우위 시장이 유지되는 상황으로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 금융권 대출금리 하락 등으로 주요 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일부 발생, 전체적으로 낙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거래량도 증가세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건수는 6647건으로 집계됐다. 4882건이었던 전달과 비교해 36% 이상 늘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지난달까지 7회 연속 이어지던 금리 인상 기조를 1년 반 만에 멈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 금리 동결이 금리 인상기조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고,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으나 이번 동결 결정에 따라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망세를 유지하던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의사결정 불확실성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로 일부 해소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금리 인상이나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분양 시기를 두고 고심했던 상황"이라며 "그동안 미루고 미뤘던 사업지들을 분양에 나설 수 있는 환경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만큼 분양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