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련여자' 캡쳐
미디어 콘텐츠 홍수의 시대다. 지상파·케이블·종편을 포함한 TV 프로그램은 물론, 웹드라마와 팟캐스트·유튜브 등 각종 플랫폼을 통해 온갖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너무 많은 건 없는 것과 다름없다”는 옛말처럼 너무 많은 콘텐츠로 시청자들은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는다. 재밌는 건 보고 싶은데, 시간은 많지 않아 아무데나 허비하고 싶지 않은 시청자들을 위해, 뷰어스에서는 재미와 미덕이 있는 신선한 프로그램과 인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프로그램 : Run, Hamsters(햄스터들 곧 구독자를 일컫는 말)
◇출연진 : 크리스
◇채널명 : ‘소련여자’ Soviet girl in Seoul
◇제작진 : 크리스와 순대국만 사주면 편집을 해주는 친구
◇채널 구독자수 : 40만
◇최고 누적 조회수 : 127만회 - ‘불닭볶음면 먹고 죽은 외국인’
◇특이사항: ‘~했다’ ‘~그랬다’ 등 한국말을 문어체로 쓴다. 한국말 4년 공부했다.
■이건 뭐죠?
한국의 서울에 사는 러시아 여성 크리스의 유튜브 채널이다. 러시아의 이야기,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생각, 드라마 ‘추노’와 BTS, 손흥민 등 국내 스타들을 사랑하는 러시아 여인의 솔직한 마음이 담겼다.
■누가 나오죠?
크리스만 나온다. 다른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동양학을 전공했으며, 언어를 선택할 때 다소 마이너한 한국어를 택했다. 편집은 순대국만 사주면 해주는 친구가 있다. 구독자 수가 늘어나면서 돈을 요구한다고 한다.
자신을 ‘소련 여자’라고 한다. 한국에서 유튜버로 인기를 끄는 영국 남자를 패러디한 것으로 추측된다. 길거리에서 눈만 마주쳐도 연장을 들고 으르렁대는 동슬라브족의 핏줄이 흘러 뒤가 없는 강력한 드립을 선사한다.
■왜 주목해야 되죠?
한국에 대한 지식과 정보 이해가 높은 여인의 솔직한 대담이 담겨 있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소재를 갖고 와 강렬한 발언과 액션을 펼쳐낸다. 예를 들어 ‘호날두 노쇼’ 사건이 있었을 때 호날두 유니폼을 불 태워 버리거나,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한국의 편에 서서 진지한 화법으로 한국을 옹호한다. “Big Chance”라며 소위 ‘국뽕코인’을 내건다.
동양학을 전공했고, 역사 전반에 대한 인식이 높다. 미국드라마 ‘체르노빌’을 ‘엄근진’한 자세로 리뷰하기도 하며, “러시아가 일본에게 져서 포츠머스 조약하게 된 거 미안해”와 같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드립을 치기도 한다.
외국인 여자임에도 한국 남자 같은 말투와 B급감성, 상상 못할 드립이 즐비하다. 특히 어록이 많다. “소련 출신도 아닌데 왜 소련 여자라고 하냐”는 댓글러의 질문에 “너네는 헬조선 헬조선 하는데 조선 사람이냐”고 되받아친다. ‘호날두 노쇼’ 사태 때 “호날두는 병 걸린 심슨처럼 벤치에만 앉아 있었어”라고 했고, 영상 말미에는 메시를 지지하며 호날두에게 총 쏘는 액션을 해 인기를 얻었다.
또 “러시아가 무슨 GTA인줄 아는 놈들이 있다. 막 길에서 부딪치면 싸우고, 차 트렁크에서 야구배트 꺼내고. 그런데 원래 다 그런 거 아니야?”라는 반전 개그에도 능하다. “딱 봐도 한국 관심사 끌어서 돈 빨고 있네”라는 이솔찬 댓글러의 발언에 “솔찬아 솔직히 돈을 빨려고 하는 중이다”라고 가감 없이 속내를 전하기도 한다.
■왜 때문에 만들었냐면!
갈비와 아포가도를 좋아하는 크리스는 자주 먹고 싶은 마음에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한다. 명륜진사갈비 홍보영상을 찍었다. 크리스는 마르크스도 자본주의의 시대에 태어났다면 유튜브를 했을 것이라면서 자본에 대한 애정을 표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