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 부사장. (사진=DL건설)
DL건설이 올해 주력 사업인 주택 분양을 통한 실적 반등에 나선다. 주택경기 침체를 견딜만한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함께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지 내 신규 단지 분양에 나서면서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의 올해 주택 착공 물량은 1만1900세대다. 전년도 착공 물량인 1만2529세대에 비해 줄었으나 직전 3개년 평균 물량이 4800세대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2.5배 가량 많은 물량이다.
DL건설이 최근 착공 물량이 늘어난 배경에는 지난 몇 년간 쌓은 주택사업 수주 잔고 덕분이다. DL건설의 수주잔고 6조7329억원 가운데 주택건축부문 수주 잔고가 5조4448억원으로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DL건설의 올해 착공 물량 중 수도권 비중은 81% 가량으로 미분양 우려가 높은 지방 사업지 물량이 많지 않다. 정비사업 물량도 69%로 안정적인 사업 전개를 기대할 수 있다.
DL건설은 올해도 수도권 내 도시정비사업 수주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오는 25일 서울 성북 석관1의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유력하다. DL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부천 원종동 일대 2건의 가로주택 정비사업 입찰에 참여가 예상된다.
DL건설이 주택사업에 집중하려는 의지는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주택통'으로 꼽히는 곽수윤 대표를 선임한 게 대표적이다. 이어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유신 주택건축사업본부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박 본부장은 고려개발과 함께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서 경영기획 담당임원으로 재직했으며 이후 DL이앤씨 디벨로퍼 사업실장을 역임했다. DL건설 안전품질환경 담당임원을 거쳐 주택건축사업본부 본부장으로 활약 중이다.
박 본부장은 건축사업에서 오랜 경험이 강점이다. DL건설의 주택사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DL건설 관계자는 "철저한 마케팅 분석을 통해 분양성이 입증되고 실수요가 뒷받침되는 사업지 중심으로 신규분양 전략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며 "분양성이 우수한 사업 추진을 통해 수익 실현이 가능한 양질의 수주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탄탄한 재무구조 뒷받침…경기침체에도 막힘없는 유동성에 안정적 사업 전개
DL건설이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주력 사업인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던 이유는 탄탄한 재무구조의 뒷받침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DL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순현금은 4369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은 6300억원 가량이며 부채비율은 74.9%에 불과하다. 주요 상장 건설사 중에서 DL건설과 같은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유지하는 건설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양호한 재무 현황과 함께 시행사 지급보증이 부재하고 공사 중인 현장들도 대부분 기성불 계약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기성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로 건축비까지 확보한 상태로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유동성 위기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가 나오는 지점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DL건설의 주택사업을 통한 실적 반등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착공 물량 증가로 실적 개선의 기반을 마련해놓은 점과 안정적인 재무 현황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DL건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허가 지연에 따른 주택 매출 비중 하락으로 수익성이 줄었다"며 "올해는 대규모 분양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다시 성장궤도에 복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