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 (사진=SK에코플랜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3년차에 친환경 중심 '볼트온' 과실을 수확했다. 박 대표는 지속적인 친환경 사업 확장을 통해 IPO(기업공개) 과업을 완수하겠다는 움직임을 이어간다.
8일 SK에코플랜트의 작년 연간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7조5509억원, 영업이익은 15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1.39%, 6.45%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의 이 같은 성장세는 박경일 대표 취임 이후 지속해 온 '볼트 온' 전략의 성과다.
박 대표는 2021년 10월 취임 이후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서둘렀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IT폐기물 업체 테스를 인수했으며,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기업 어센드엘리먼츠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 포석을 깔았다. 에너지사업에서도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 온 미국 블룸에너지와 다양한 수소 사업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SK에코플랜트는 박 대표 체제에서 매출 7조5509억원 가운데 환경사업부문 매출만 7823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부문 매출은 1조2645억원이다. 친환경·에너지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1%로 전년도 대비 13.2%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박 대표가 취임 이후 공들인 SK오션플랜트(前 삼강엠앤티) 인수가 SK에코플랜트의 실적을 견인했다. SK에코플랜트는 매출 원가율이 90%까지 치솟는 등 업계 전반적인 원자잿값 상승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으나 SK오션플랜트는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박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친환경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친환경 순환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이 대표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7일 협약을 통해 자회사 테스가 포함된 중국 현지 합작법인 지사이클과 함께 중국 장쑤성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에 연면적 8000㎡ 규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처리 시설을 설립·운영한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한 시설 건설은 총 2단계로 나눠 1단계 시설은 연내, 2단계 시설은 2024년 준공 및 운영을 목표로 한다. 전처리 공정을 통해 폐배터리를 포함한 양극재·음극재 스크랩(배터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을 파쇄하고 배터리 원료 추출 전단계인 블랙파우더까지 추출한다.
블랙파우더는 2차전지 재활용에 있어서 필수적인 원재료로 SK에코플랜트가 공들이고 있는 폐기물 산업 업스트림(Up Stream) 영역 확장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또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사업 순환체계 구축에도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희소금속을 배터리 제조에 다시 투입하는 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23개국 50개에 달하는 거점 네트워크를 활용해 폐배터리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대혁 SK에코플랜트 글로벌에코BU대표는 “SK에코플랜트와 테스는 이번 중국 장쑤성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거점 확보를 발판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 나갈 것”이라며 “당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외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와 함께 올해 SK에코엔지니어링의 자회사 편입에 따라 몸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지난달 4일 최대 주주인 에코에너지홀딩스가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중 10%인 76만주를 약 450억원에 상환 후 소각했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SK에코엔지니어링의 지분율은 49.99%에서 52.65%로 확대됐고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경영권까지 획득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그룹사의 주요 수소플랜트 프로젝트와 LNG 프로젝트, 화공플랜트 등의 먹거리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SK에코플랜트의 외형 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일각에서 SK에코플랜트의 SK에코엔지니어링 자회사 편입을 두고 상장 전 기업가치 제고 작업으로 평가하는 배경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4월 상장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해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에코엔지니어링 지분은 SK에코엔지니어링의 RCPS 상환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라며 "구체적인 상장시기는 국내외 경제, 증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