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 (사진=크라우드웍스)
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회사가 나왔다.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고,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술 협력을 통해 동반 성장한 결과다.
크라우드웍스는 오는 31일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고 30일 밝혔다.
크라우드의 코스닥 상장은 국내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최초 사례다. 창업 후 6.4년 만의 상장에 성공한 결과로 신규 코스닥 상장사 평균 소요시간(14.3년, 2019년 기준)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달성한 성과다.
크라우드웍스의 급격한 성장 배경에는 네이버의 지원이 있었다. 네이버는 자사 스타트업 양성조직 DS2F를 통해 시드 투자에 나섰다. 크라우드웍스가 2017년 4월 설립 이후 4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네이버 투자 이후 크라우드웍스는 네이버의 50여 개 팀과 긴밀한 협업을 이어나갔고 이를 무기로 DSC인베스트먼트 등 다수의 투자 기관에서 투자를 유치하며 급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크라우드웍스는 네이버의 역점 사업 모델인 초거대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X 등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필수인 데이터 구축에 참여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 삼성전자, KT, KB국민은행 등 다양한 산업의 430여 개 고객사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스피 IT기업 시가총액 상위 30개사 중 70%가 크라우드웍스 고객이다.
크라우드웍스는 올해 들어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와 유럽 최대 규모 스타트업 박람회인 비바 테크놀로지에 연달아 참가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가트너 사의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 보고서 2개 부분에 샘플 벤더로 등재되는 등 세계 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크라우드웍스에 따르면 회사 올해 1분기 매출은 약 68억원, 영업이익은 약 1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42% 매출 상승률을 기록하며 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챗GPT의 등장으로 기업들의 인공지능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개발에 필수적인 고품질의 학습 데이터 확보를 위해 크라우드웍스 서비스를 이용하며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는 “상장하기까지 도움을 주신 투자사 및 관계사, 직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코스닥 시장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 시장의 리더로 도약하겠다”라고 상장 소감을 전했다.
■ 네이버, 스타트업 투자 지속…협력 통한 동반 성장
네이버는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하면서 크라우드웍스와 같은 동반 성장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대규모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자체 사업 외에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활용한다.
네이버는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네이버 AI RUSH 2023’을 개최하고 지난 24일 열린 하이퍼클로바X 공개 행사에서 이 모델로 서비스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 발표 자리도 마련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아티피셜소사이어티’, 웰니스(Wellness) 솔루션 개발사 ‘가지랩’을 포함해 스타트업 20여 곳이 네이버 AI RUSH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데이터 생성 및 비식별화 스타트업 '큐빅'과 3D 아바타 커뮤니케이션 스타트업 '굳갱랩스'에 신규 투자를 했으며 기존 투자에 나선 3D 콘텐츠 기술 스타트업 '앤닷라이트'에는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은 103곳으로 시드 투자 비중도 80%에 육박한다. 현재까지도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비율은 97% 수준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D2SF는 오는 10월 11일까지 생성 AI 분야 스타트업 공개 모집에 나서는 등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협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한다.
네이버 측은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D2SF는 다양한 분야의 초기 기술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신규 투자 공모를 상시로 전환해 초기 스타트업을 공격적으로 발굴할 뿐 아니라,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