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에 인적 쇄신 칼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원자잿값 상승 등에 따른 실적 압박, 안전 사고에 따른 책임 등이 엮여있기 때문이다. 연말을 앞두고 사장 교체를 비롯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최근 6개 부문 9개 본부 체제로 분리된 조직을 10개 본부로 재편하면서 20여명의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을 교체했다.
GS건설은 이와 함께 17명의 신임 상무를 선임하고 40대 임원의 내부 승진 및 외부영입 등을 통해 젊은 임원을 배치하면서 세대교체을 예고하기도 했다.
GS건설의 이번 조직 개편은 평소보다 한달 빠른 시점에서 이뤄졌다. 조직 개편 목적은 분위기 쇄신과 함께 본부별 자율체계 강화, 전사적 품질 향상 등이다.
조기 인적 쇄신과 함께 임기 10년차인 임병용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소환된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대표이사에게 "대표이사 오래하시는 것 같다. 얼마 후면 대표이사를 그만 둘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묻기도 했다. 이에 임 부회장은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답했다.
임 부회장의 대표이사 사퇴는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다. 대표이사 교체와 관련해 GS건설 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태영건설과 대보건설은 수장이 물러나기도 했다.
우철식 태영건설 사장은 지난 12일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과 경영상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사임했다. 지난해 11월에 환경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설된 NE사업본부를 이끌면서 올해 1월 사장으로 승진한 뒤 10개월만이다.
다만 태영건설은 사장 후임 인사를 비롯해 조기 조직개편은 없다는 입장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예년과 같이 11월 말에 이뤄지고 12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52위의 건설사인 대보건설도 이달 초 권오철 건축사업본부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11월 DL건설 김원태 본부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조기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새롭게 대표로 선임된 권 대표는 1993년 남광토건 입사 이후 2017년부터는 대보건설에서 현장소장을 역임한 뒤 건축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권 대표는 현장형 경영자로서 건설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사 배경을 전했다.
대보건설의 이번 신임 대표 선임은 고금리 기조와 원자잿값 상승 등에 따른 업계 전반의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최근 대보건설은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GS건설, 동부건설과 함께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각각 8개월,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사전 통지 받은 상황이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대보건설은) 공공공사 의존도가 높은 사업포트폴리오 구성상 추가 절차를 걸쳐 영업정지처분이 확정될 경우 신규 수주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PF 리스크나 안전사고 문제 등으로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다수 건설사가 수장급 인사 교체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조직 개편이 예년보다는 대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