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내 게임사 10곳 2023년 3분기 예상 매출. (자료=각 사, 에프앤가이드. 그래픽=정지수 기자)
주요 국내 게임사가 3분기에도 실적 부진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3분기 출시를 예고했던 기대작들의 매출이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보이나 마케팅 비용 증가와 기대 이하의 성적표 탓이다. 이 가운데 넥슨과 네오위즈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돋보이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 중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성장하는 게임사는 네오위즈와 위메이드, 컴투스로 예상된다.
네오위즈는 기대작인 'P의 거짓' 출시에 따라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위즈의 올 3분기 증권가 컨센서스 매출 추정치는 1466억원, 영업이익은 48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7% 증가한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825.3% 늘어난 수치다.
'P의 거짓'은 지난달 19일 정식 출시하면서 3분기 신작 막차 대열에 합류했다. PC·콘솔 게임 특성상 패키지 출시 초기에 매출이 강하게 발생한다. 'P의 거짓' 출시에 따른 성과 반영은 3분기에 대부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P의 거짓’ 초기 판매량은 100만장 수준으로 예상돼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면서도 "콘솔 플랫폼의 동시 접속자수나 각종 포럼들의 평점 등 흥행지표들이 여전히 견조하고 내년 DLC(확장팩) 발매 계획이 있어 누적판매량은 연말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네오위즈는 이날 'P의 거짓'이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다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밝혔다.
컴투스도 매출 면에서는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3분기 매출 추정치는 2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성장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29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출시한 신작과 4분기에 출시 예정인 신작은 전체 실적을 견인하기에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7월 글로벌 출시한 'MLB9이닝스라이벌'과 기존 야구게임(MLB 9이닝스23, 컴투스프로야구2023, 컴투스프로야구V23)의 성과가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고, 9~10월 야구 포스트시즌과 맞물려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메이드의 3분기 매출은 15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6% 급증할 전망이나 영업손실은 278억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는 앞서 올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상반기 신작 '나이트 크로우'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성 개선은 다소 더딘 모양새다.
다만 위메이드는 3분기에 라이선스 매출 반영이라는 변수가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8월 액토즈소프트와 5년간 총 5000억 원 규모의 ‘미르의 전설2·3’ 라이선스 사업 계약 체결을 발표한 데 이어 9월에 계약금 1000억원을 수령했다. 라이선스 매출이 그대로 반영된다면 증권가에서는 위메이드가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액도 2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수도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게임사들과의 분쟁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판호 획득의 가능성이 높아졌고 국내에서 장기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출시 모멘텀을 앞두고 있으며 나이트크로우 개발사 매드엔진에 대한 인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4분기로 예상했던 액토즈소프트와의 계약금이 9월에 지급 완료됐으며 3분기 신규 라이선스 매출이 1000억원 발생하면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성장할 전망이다. 넥슨은 직전 분기 실적 발표 당시 3분기 매출 전망치로 9986억~1조888억원(1099억~1198억엔)을 제시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3329억~4041억원(366억~445억엔)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은 최대 15.5%, 영업이익은 32.5% 증가한 수준이다.
넥슨의 실적 기둥으로 꼽히는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가 여전히 흥행하고 있으며 'FC 온라인(구 FIFA 온라인4)'의 인기도 시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상반기 출시한 '프라시아 전기'와 '데이브 더 다이버' 등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 역성장 예상되는 엔씨소프트, 적자 탈출 가까워진 넷마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 3분기 컨센서스 매출 추정치는 4398억원, 영업이익은 25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2%, 82.4% 감소한 수준이다. 그동안 엔씨소프트의 실적을 이끌었던 '리니지 시리즈'의 흥행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PC 매출은 길드워2 확장팩 출시 효과에도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전망하고 모바일부문에서는 리니지M의 매출이 여전히 견고하지만 리니지2M과 리니지W는 매출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3분기 퍼즈업 출시와 블레이드&소울2의 지역확장(일본/대만)에도 매출 기여도는 미미한 반면 출시 관련 마케팅 지출이 비용에서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2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넷마블도 지난해부터 이어온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의 올 3분기 매출은 65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줄고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넷마블은 최근 주요 신작인 '신의 탑: 새로운 세계'와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나란히 흥행에 성공하면서 4분기 이후에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김하성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신의 탑' 등 신작이 흥행하면서 적자 규모는 시장 기대치보다 작아질 것"이라며 "신작 매출이 더해졌지만 기존작 매출 전망치가 낮아지거나 비용 전망치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 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 성장 정체 예상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307억원, 14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3.6% 늘어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대형 신작 부재 속에서 기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도 3분기 3095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 대비 0.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상반기에 '에버소울'과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한 뒤 하반기에는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까지 선보이면서 흥행에 성공했으나, 연이은 신작 출시에 따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키에이지워'의 자연감소를 '아레스'가 상쇄하며 모바일 게임 매출은 2분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률 둔화로 유통 레버리지에 기반한 회사의 모바일 퍼블리싱 사업의 장기적 마진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펄어비스는 매출 증가가 예상되지만 수익성 개선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펄어비스는 지난 7월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의 일부 이탈에 따른 유입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의 3분기 매출 예상치는 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유저 이탈 사태로 인해 PC 검은사막의 하루 이용자수(DAU)가 큰폭으로 상승했고 이는 고스란히 PC매출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