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계동사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반세기 인연으로 현지서 연이어 수주 '잭팟'을 터트리고 있다. 초대형 프로젝트를 연거푸 따내면서 4년만에 해외 수주 왕좌를 노린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이 사우디 아람코(ARAMCO)가 발주한 24억달러 규모의 '자푸라(Jafurah)2 가스플랜트 패키지2'를 최근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우디 담맘 남서쪽으로 약 120Km의 자푸라 지역 내 가스플랜트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을 확장 공사하는 사업이다. 자푸라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처리하는 설비와 황회수설비 등을 추가로 건설하는 게 주요 목표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지난 2021년에 수주한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Phase-1)' 부지 바로 옆에 조성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에서만 올해 3번째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해외건설 수주액 1위 탈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사우디 진출 이후 수주한 주요 프로젝트. (자료=현대건설)
지난달 30일 기준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56억1729만 달러로 2위에 올랐다. 1위인 삼성물산은 57억7968만 달러로 현대건설과 차이는 6000만 달러 가량이다.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수주한 '자푸라(Jafurah)2 가스플랜트 패키지2'의 실적이 반영된다면 해당 프로젝트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해외수주 1위 등극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양사의 프로젝트 지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 1위 등극은 4년만이다. 올해 '자푸라(Jafurah)2 가스플랜트 패키지2'에 앞서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 패키지1'(29억4000만달러)과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패키지4'(21억3600만달러)를 품었다. 현대건설 전체 수주액의 90% 이상이 사우디 두 대형 프로젝트에서 나왔다.
현대건설이 아람코와 수행한 대표 프로젝트. (자료=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75년 해군기지 해상공사로 사우디 시장 진출 이후 사우디에서만 총 170건, 약 28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이 같은 현지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초대형 도시계획인 '네옴시티' 관련 프로젝트 수주에도 지속적으로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이미 지난해 네옴시티 중 직선도시 ‘더 라인’ 지역의 지하 터널공사를 수주해 삼성물산, 그리스의 아키로돈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사우디 서부 해안 전력 생산 거점인 얀부 지역에서 네옴 신도시까지 총 605km 구간에 초고압직류송전로를 구축하는 ‘사우디 네옴-얀부 525㎸ 초고압직류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도 지난 7월 따냈다. 사우디 투자부와 부동산 및 인프라 분야 개발에 대한 협약에 따라 미래사업 분야 협력 확대도 기대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주 호실적 배경으로 "유가상승의 영향으로 해외 발주시장이 호조세"라며 "당사의 기존 시장 강화 및 신사업 추진 전략 등이 맞물려 수주소식을 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사우디 경제외교를 통해 첨단 신사업 참여 기회와 네옴시티의 추가 수주 등이 기대되고 있어 사우디 주요 발주처와 신뢰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을 보다 공공히 다질져나갈 것"이라며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K건설의 중동 붐을 ‘포스트 오일’ 시대까지 이어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