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이 3만7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18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물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 비트코인의 반감기의 도래, 기관투자자들 관심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점차 증대되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 속에서 오늘은 국내 가상자산 관련 법률등 동향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에 한파가 불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Fed)의 통화긴축 정책 우려로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이 빠르게 이탈했고, 결국 국외에선 FTX 파산사태, 국내에선 루나-테라 사태로 시끄러웠다. 침체기를 안고 맞이한 2023년. 과연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고 반등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국내의 경우 올 한해 '규제의 본격화'로 요약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은 2023년 2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해 증권성 판단 원칙을 구체화하고, 새로운 형태의 증권인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비증권형 가상자산의 발행과 유통에 관해선 향후 제정될 소위 '디지털자산기본법'의 규율을 받게 된다. 현재 국회에 14개의 '디지털자산기본법' 법안이 계류중인데, 최근 발의된 백혜련 의원과 윤창현 의원의 법안이 대표적이다. 2022년 10월 31일 윤창현 의원 외 10인이 발의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선을 위한 법률제정안'(이하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총 5장으로 구성되며, 이용자 보호의 시급성을 고려해 다른 입법안에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는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금지 규정을 우선적으로 반영했다. 이에 동 법안은 이용자 자산 보호(디지털자산사업자의 파산 등으로부터 이용자 예치금 보호 등), 불공정거래(미공개 이용·시세조종·부정거래 행위 등) 금지, 자율감시(시장감시와 신고의무 부과 등) 책임 등 불공정거래 규제 등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내년 7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 자산보호, 불공정거래행위 규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제재 권한 등을 담고 있다. 이 법은 이용자 보호에 중점을 둔 1단계 규율체계의 성격을 지닌다. 다만,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조항 중 ①이용자 예치금의 보호, ②시세조종 금지 등 조항이 다소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있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6조는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의 예치금을 고유재산과 분리해 관리기관에 예치 또는 신탁해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예치금 관리기관의 범위, 예치금의 관리 방법 및 예치금의 우선 지급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해선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어 이용자 예치금 규제의 구체적인 내용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일부 조항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이용자 보호에서 나아가 가상자산 발행과 공시 등 시장 질서에 관한 2단계 규율체계로서 마련되는 만큼, 해당 분야를 규율하는 기본원칙을 선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2단계 규율체계라는 관점에서 보면,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의 규정 체계와 문언도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선,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디지털자산' 및 '디지털자산사업자'의 정의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금융정보법)의 정의 규정을 그대로 원용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금융정보법은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으로, 가상자산 산업의 진흥을 위해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과는 입법 취지가 상이하다. 범죄의 우려가 있다는 관점보다는 디지털자산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및 사업자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디지털자산과 디지털자산사업자의 정의를 구체화한다면 동법의 제정 목적과 더욱 부합할 것이다. 다음으로, 발행자 규제의 공백을 메워야 할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 보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발행자에 관한 직접적인 규제는 마련돼 있지 않다. 물론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은 부칙에서 디지털자산의 발행·상장·공시와 디지털사업자의 진입·영업행위 등에 대한 추가적 제도적 규율을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에게 큰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가상자산들이 무분별하게 발행되는 현 상황에서 발행자에 대한 직·간접적인 규정 체계의 마련은 그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발행자 규제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이용자 보호와 가상자상 산업 진흥을 위해 공시제도, 시장감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등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전통적인 금융시장과 달리 산업의 주체와 거래소의 형태가 끊임없이 분화, 발전하고 있어 표준화된 규정이 마련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모호한 규제 체계 아래에서는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없어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입법을 추진해 명확한 규제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부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대로 정비해 성장해 가는 가상자산 시장을 선도해 갈 수 있길 기대한다. ■ 김경렬 변호사 프로필 케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현), 서울대 법대, 사시 46회, 법무법인 세종,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현), 금감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자문위원(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이의신청위원회 위원(현), 손해보험협회 자동차사고 과실비율심의위원회 위원(현), 성남수정.용인동부.용인서부 각 경찰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위원(현)

[김경렬의 자본시장]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비를 위한 조건들

김경렬 승인 2023.11.13 11:00 의견 0

최근 비트코인이 3만7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18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물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 비트코인의 반감기의 도래, 기관투자자들 관심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점차 증대되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 속에서 오늘은 국내 가상자산 관련 법률등 동향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에 한파가 불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Fed)의 통화긴축 정책 우려로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이 빠르게 이탈했고, 결국 국외에선 FTX 파산사태, 국내에선 루나-테라 사태로 시끄러웠다. 침체기를 안고 맞이한 2023년. 과연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고 반등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국내의 경우 올 한해 '규제의 본격화'로 요약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은 2023년 2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해 증권성 판단 원칙을 구체화하고, 새로운 형태의 증권인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비증권형 가상자산의 발행과 유통에 관해선 향후 제정될 소위 '디지털자산기본법'의 규율을 받게 된다.

현재 국회에 14개의 '디지털자산기본법' 법안이 계류중인데, 최근 발의된 백혜련 의원과 윤창현 의원의 법안이 대표적이다. 2022년 10월 31일 윤창현 의원 외 10인이 발의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선을 위한 법률제정안'(이하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총 5장으로 구성되며, 이용자 보호의 시급성을 고려해 다른 입법안에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는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금지 규정을 우선적으로 반영했다. 이에 동 법안은 이용자 자산 보호(디지털자산사업자의 파산 등으로부터 이용자 예치금 보호 등), 불공정거래(미공개 이용·시세조종·부정거래 행위 등) 금지, 자율감시(시장감시와 신고의무 부과 등) 책임 등 불공정거래 규제 등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내년 7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 자산보호, 불공정거래행위 규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제재 권한 등을 담고 있다. 이 법은 이용자 보호에 중점을 둔 1단계 규율체계의 성격을 지닌다. 다만,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조항 중 ①이용자 예치금의 보호, ②시세조종 금지 등 조항이 다소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있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6조는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의 예치금을 고유재산과 분리해 관리기관에 예치 또는 신탁해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예치금 관리기관의 범위, 예치금의 관리 방법 및 예치금의 우선 지급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해선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어 이용자 예치금 규제의 구체적인 내용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일부 조항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이용자 보호에서 나아가 가상자산 발행과 공시 등 시장 질서에 관한 2단계 규율체계로서 마련되는 만큼, 해당 분야를 규율하는 기본원칙을 선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2단계 규율체계라는 관점에서 보면,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의 규정 체계와 문언도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선,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디지털자산' 및 '디지털자산사업자'의 정의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금융정보법)의 정의 규정을 그대로 원용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금융정보법은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으로, 가상자산 산업의 진흥을 위해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과는 입법 취지가 상이하다. 범죄의 우려가 있다는 관점보다는 디지털자산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및 사업자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디지털자산과 디지털자산사업자의 정의를 구체화한다면 동법의 제정 목적과 더욱 부합할 것이다.

다음으로, 발행자 규제의 공백을 메워야 할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 보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발행자에 관한 직접적인 규제는 마련돼 있지 않다. 물론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은 부칙에서 디지털자산의 발행·상장·공시와 디지털사업자의 진입·영업행위 등에 대한 추가적 제도적 규율을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에게 큰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가상자산들이 무분별하게 발행되는 현 상황에서 발행자에 대한 직·간접적인 규정 체계의 마련은 그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발행자 규제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이용자 보호와 가상자상 산업 진흥을 위해 공시제도, 시장감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등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전통적인 금융시장과 달리 산업의 주체와 거래소의 형태가 끊임없이 분화, 발전하고 있어 표준화된 규정이 마련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모호한 규제 체계 아래에서는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없어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입법을 추진해 명확한 규제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부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대로 정비해 성장해 가는 가상자산 시장을 선도해 갈 수 있길 기대한다.


■ 김경렬 변호사 프로필

케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현), 서울대 법대, 사시 46회, 법무법인 세종,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현), 금감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자문위원(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이의신청위원회 위원(현), 손해보험협회 자동차사고 과실비율심의위원회 위원(현), 성남수정.용인동부.용인서부 각 경찰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위원(현)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