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부터 11월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대외 무역지수는 수출이 6401억달러이며, 수입이 5742억달러로 무역수지 658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세계 교역의 6~7위 교역강국임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인 대외무역의존도가 60~70%로 대외의존성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경제는 글로벌 지향성의 성장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에 최근의 K-한류의 성장은 우리나라 경제성장 및 무역수지개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의 글로벌화는 민족, 미디어, 기술, 자본, 이념 등이 초국적인 움직임을 형성하면서 문화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디지털 확장성이 K-한류를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또한 세계를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취향과 공감공동체를 만들어내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제 K-한류(韓流, the Korean Wave, Hallyu) 현상은 정보통신 발전, 미디어 시장의 개방 그리고 글로벌 자본시장의 통합, 자유화가 강화되면서 아시아 전역을 넘어 미국, 유럽, 남미, 중동으로 확산되며, 거대한 흐름을 형성했다.
무엇보다 K-한류는 글로벌 무역수지 개선과 상업적 성공 그리고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우리나라 국가 이미지 개선에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K-한류의 글로벌 확산은 경제적으로 직간접적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효과로서 공연 등으로 수익성 창출 그리고 한국제품 마케팅 효과로 수출증대를 가져왔으며, 한국의 국가 정체성을 강화하고 브랜드 태도와 우리나라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부심을 고취하는 메시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K-한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 젊은이가 일상에서 향유하는 영속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K-한류 영역이 확장성을 띠며, 지속성 추세를 유지하며 발전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미래 100년, 200년을 준비해야 한다.
K-한류의 시작점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발전되어 오다가 점차적으로 기획사의 체계화 그리고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전하게 되었다. K-한류의 발전 과정을 보면 1.0세대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의 드라마 중심, 2.0세대는 200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의 K-pop 중심, 3.0세대는 2010년대 중후반의 글로벌 확산기, 그리고 4.0세대는 2020년대 이후 디지털 플랫폼과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K-한류는 초창기에 K-pop과 K-drama를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며, 그 이후로 K-Movie, K-food, 뷰티, 패션, 관광 등의 영역을 거쳐 예능,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K-한류 새로운 분야는 K-스포츠, 특히 태권도, K-경제성장모델, K-산업 및 K-방산, K-Bio, K-민주주의 등 여러 측면에서 문화 산업에 접근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문화를 넘어 전세계를 K-한류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에 K-한류의 영향력은 문화 산업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정치, 외교, 국방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또한 K-한류에 대해 우리나라의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사회적·문화적 현상까지 포함하는 복합적 개념으로 이해하는 경향으로 발전하였다. 이에 대한 K-한류의 100년, 200년, 300년 영속적 유지를 위해서는 미래 발전을 위한 몇가지 내용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정부와 정치권에서 지원을 하되, 문화산업계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 일례로 IT와 문화대통령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문화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국가는 지원하되, 일정 거리를 두며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듯이 문화는 창작의 자율성을 보장돼야 한다. 물론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1990년대부터 한류 관련 정책을 고안하고 2000년대 중후반 이후 예산과 정부 조직 및 구조 변화를 통해 한류 지원 정책을 수립하며, 아울러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등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등에 대한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K-한류 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에게 실제적 효과가 미흡하다 할 수 있다. 또한 현재에도 정치권은 그들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릴 때 프레임 전환을 위해 글로벌 유명 스타 연예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과거의 사례에서 보면, 마약, 성매매, 학폭, 전과 등의 이력을 퍼트려 여론의 향배를 정치권에서 연예계로 이동시켜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를 하였다. 이제는 K-한류를 지탱해야 하는 이들 스타들을 정치권에 악용하는 사례가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
둘째, K-한류를 이끌고 있는 스타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글로벌 K-한류 시대에서 한류와 K-POP, DRAMA, MOVIE, FOOD, GAMER, 애니메이션 등 글로벌 히트 상품들과 스타인재 양성을 체계적으로 기획해야 한다. K-한류의 기원과 성장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한국 아이돌 스타 등 기획형 제작과 활동에 대한 시스템을 실험함과 동시에 캐스팅과 트레이닝, 스케줄 관리 등을 일원화하는 아티스트 관리시스템을 구체화 해야 하며, 정부 또한 K-한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을 통해 체계적 지도를 해야 한다.
셋째, 해외에서 K-한류를 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과감한 지원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유능한 작가, 감독, PD, 콘텐츠 제작, 애니메이션 작자, 해외스타 등이 한류를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세계 각국의 역사와 문화, 철학을 근거로 한류와 접목하여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연구원을 운영해야 한다. 특히, 유럽의 역사와 문화, 중동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남미, 북미, 아프리카 등의 역사와 문화를 습득하여 이를 한류에 접목하여 세계적 상품의 K-한류를 달성해야 한다. 왜냐하면, 문화의 다양성과 자생력은 단지 '로컬'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핵심 가치이기 때문이다.
넷째, 연예기획사의 체계적 관리 및 통제가 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왜냐하면 연예인과 기획사간의 분쟁이 한류스타의 활동을 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연예인과 기획사간 분쟁은 약자인 한류스타의 발목을 잡아 활동할 수 없게 하거나, 은퇴 수준까지 이르게 한다. 이는 국가적 차원의 경제적 손실과 국가이미지에 타격을 주어 한국 이미지에 타격을 준다. 또한 1인 및 소기업 연예기획사들의 체계적이지 않은 관리 시스템이 글로벌 한류의 저해요인이다. 1인 기획사의 기획, 제작, 마케팅 등 K-한류 상품은 질적 저하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져 한류의 지속적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글로벌의 프로덕션의 설립운영이다. 프로덕션은 기획, 촬영, 편집, 후반 작업(더빙, 자막 등 현지화 포함) 등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다. 프로덕션은 제작운영, 후반작업, VFX, 음악 등 전문 영역과 창작자들의 작품에 대한 비전에 따라 제작지원하며, 창작자 의도를 작품에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K-한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서포터 역할의 프로덕션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K-한류와 동일시해야 한다.
여섯째, K-한류를 담당하는 산업, 기업, 정부는 K-한류의 과실을 얻는 데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문화, 정부정책, 문화산업의 확산정책을 수립하여 100년, 200년, 300년 영속성을 갖도록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의 K-한류는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문화 그 자체로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소멸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지금까지 40여년간 글로벌 세상에 보내는 K-한류가 타문화와 공존할 수 있는 유연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K-한류는 영화, 드라마, K-pop 등 연예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민간 부문의 문화적 생산물로부터 관광, 스포츠, 수출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정부나 공공 기관의 정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제는 세로운 K-한류 시장인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는 글로벌 시청자의 취향과 감정공조를 위해 우리나라 문화를 가공 및 변형하여 세계인이 인지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 글로벌 무역은 제조생산물 Goods(굿즈)인 아주 작은 베어링에서부터 대형 선박, 항공기뿐만 아니라 Service 재화인 K-한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이들 상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속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 개발 그리고 창의적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하며, 세계인과 공유하는 이타적 정신을 가질 때 만 세계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한류는 다양한 문화적 창의성과 감성을 글로벌 세상에 알리는 자랑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K-한류의 성공이 '완벽성'이나 '글로벌 문화표준'으로 포장될 때, K-한류는 글로벌 감성 공존이 깨질 위험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홍 교수는 조선대학교 대학원장, 경상대학장, 무역학과 교수로서 학문을 연구하고, 30여년간 후학을 양성하는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국제e-비즈니스학회장, 한국통상정보학회장, 한국무역학회부회장, 무역금융보험학회 편집위원장 등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무역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한국경제성장의 성장기틀의 초석을 마련하고 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아 물적, 인적, 기술적, 문화적 글로벌화가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글로벌 제반 담론을 리뷰형식으로 논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