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점자는 19세기 초 프랑스 육군 포병 장교 니콜라스 바루비에가 야간 작전시 암호용으로 처음 개발했다. 세로 6개의 점 2줄로 만들어졌던 12점 암호 점자는 1821년 프랑스의 파리맹학교에 전달되었고 당시 학생이던 시각장애인 루이 브라이유에 의해 10여 년간 연구, 실험 과정을 거쳐 1834년 지금의 시각장애인 문자인 6점 점자가 완성되었다.
이 6점 점자가 영국과 미국,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1923년 당시 특수교육기관인 제생원 맹아부 교사였던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들로 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를 조직해 한글 점자를 연구해 1926년 완성했고, 그해 11월 4일 ‘훈맹정음’으로서 한글 점자를 발표했다.
시각장애인이라고 모두 점자를 읽고, 쓰고,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 시각장애인의 문맹률은 95% 수준이다. 따지자면 10명 중 1명 정도만 점자를 읽고,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이 점자를 가르칠 수 있는 점자 교육 교사도 현저히 부족해 세계는 점자 문맹의 위기에 놓여 있다.
2017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시각장애인 인구수는 25만 2632명이다. 그 중 3급 이상 중증 시각장애인만 5만 명 이상으로 보고됐다. 또 시각장애인의 83.6%는 혼자 외출한다고 하며, 이들 중 외출 빈도가 거의 매일이라고 답한 시각 장애인을 66.9%로 조사됐다.
과거와 달리 시각장애인도 독립적인 사회 구성원으로서 왕성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의 점자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관련 협회 등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점자를 배우더라도 실생활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장애인의 사회적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이동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관계법령 및 시행 지침 수립을 통해 장애인의 편의시설의 설치를 의무, 또는 권장 사항으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실태를 살펴보면 장애인의 사회 활동 참여와 복지증진을 돕기 위해서는 매우 미비함을 알 수 있다.
2018년 보건복지부 장애인편의시설 실태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약 18만 5947개 건물에 설치하여야 할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승강기, 장애인화장실 등 세부 편의시설 900만여 개 중 724만여 개가 설치되어 80.2%의 설치율, 74.8% 적정설치율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특히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인 유도 및 안내 설비와 접근로 점자블록의 설치율은 각각 54.3%와 58.6%로 조사되어 시각장애인의 건물 접근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은 장애인이 독립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사회적 환경에 포함되어야 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의 경우는 시력의 장애로 인하여 시각적 정보처리과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므로 청각 또는 촉각 등을 이용한 정보처리과정의 수행에 크게 의존한다.
때문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의 구성은 청각, 촉각, 시각 등의 감각통합을 이룰 수 있는 다감각적인 방법을 채택해야하며 설치 여부 뿐 만 아니라 실제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도 구체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