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이 중국 현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료=데브시스터즈)
중국 게임 시장의 문이 다시 열렸지만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 부진에 돌파구가 되지는 못했다. 중국 시장에 빗장이 걸린 이후 중국 게임사들이 성장을 거듭하는 등 국내 게임사들의 현지 경쟁이 만만치 않았던 탓이다.
올해 국내 게임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과 경기 침체로 성장동력이 약했다. 기댈 곳은 중국 시장의 리오프닝이었다. 지난해 12월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와 넷마블 '제2의 나라' 등이 외자판호를 발급받은 이후로 꾸준히 국내 게임들은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판호 발급과 함께 중국 시장에서의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M'과 '블루아카이브' 등을 선보였다. 넷마블도 중국에서 인기를 끈 IP '스톤에이지'를 활용해 '석기 시대:각성'과 '신석기 시대'를 선보였으며 'A3: 스틸얼라이브', '일곱개의 대죄' 등도 출시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 등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게임사들의 신작이 쏟아지자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제2의 '던전앤파이터'나 '배틀그라운드'를 기대하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신석기시대'와 '메이플스토리M'이 애플앱스토어 매출 기준 20-30위권에서 선전하고 있으며 '에픽세븐', '블루아카이브' 등이 출시 초기 흥행에 성공한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
2017년 중국은 시장에 빗장을 걸며 외국 게임 진입을 최소화한 뒤 자국 게임산업을 성공적으로 촉진했다. 호요버스의 '원신'을 비롯해 서브컬처 게임 개발력을 앞세워 오히려 수출하는 게임사가 된 상황으로 중국 게이머들의 눈높이도 높아진 상황이다. 기존에 중국에서 통했던 게임은 장기적으로 흥행하고 있으나 신규 진출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치열해진 경쟁과 현지 게임 산업 규제 논의가 국내 게임사들에게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외교 마찰로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어 지난 22일 중국 정부의 게임 내 과금유도 규제 논의가 알려지자 데브시스터즈와 크래프톤, 위메이드의 주가 하락율이 10% 이상을 넘기기도 했다.
메리츠증권 이효진 연구원은 "당장 영업적 손실보다는 추가 규제에 대한 위험 요인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구간에 놓였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중국 외자 판호 발급 받은 위메이드 '미르M'. (자료=위메이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러시는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시장이 국내와는 비교도 안되는 규모라는 점에서 진출했다는 것 자체로 매출 기여도는 확대되기 때문이다.
'2023년 중국 게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게임 시장 매출액은 올해 처음으로 3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화로 약 387조7200억원 가량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21조1847억원 수준으로 10배 이상이 차이가 난다.
이에 연말까지도 국내 게임사들의 판호 발급과 함께 게임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킹덤'이 28일 출시했으며 출시 당일 1시간만에 중국 앱스토어 인기 순위 2위에 오르며 흥행 기대감을 키웠다.
위메이드와 엔씨소프트는 지난 22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로부터 각각 '미르M'과 '블레이드&소울2'의 외자 판호를 발급받았다.
미래에셋증권 임희석 연구원은 "규제 타깃인 수익모델 게임으로 중국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게임 상장사가 실질적으로 없다"며 "크래프톤 '화평정영'은 페이투윈' 요소가 미약하고 위메이드는 중국 ‘미르’ 지식재산권(IP)의 인지도를 감안했을 때 흥행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