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윗줄 가운데)을 비롯해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Abdulkarim Al Ghamdi)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Francois Good) 토탈에너지 부사장(아랫줄 오른쪽부터)이 참석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내 제조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 건설 증가와 중동 초대형 프로젝트를 품은 결과다.
8일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지난해 우리기업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333.1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세계적 경기 둔화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장충돌 등 지정학적 악재 속에서도 이뤄낸 결과다.
해외건설수주액은 2021년 30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0% 가량 줄어들었으나 이듬해 310억 달러로 회복세를 나타낸 뒤 올해도 전년 대비 7.5% 가량 늘면서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중동(114억 달러·34.3%)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사우디 진출 이래 국내 기업의 최대 규모 프로젝트인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50.8억 달러)와 자푸라 가스플랜트(23.7억 달러)를 수주했다.
국토부는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간 셔틀 정상외교를 통해 공을 들였던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메가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여 중동 수주 회복세를 견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글로벌 건설 시장에서는 네옴시티와 원전 등과 같이 프로젝트가 대형화 되고 국가 대항전 성격 강화로 최고위급 외교를 포함한 민관협동의 플랫폼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북미·태평양(103억 달러·31.0%)이 중동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국가별 수주액에서는 미국이 오히려 사우디를 제치고 가장 많은 수주액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건설사의 미국 수주액은 100억 달러로 95억 달러를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넘어섰다.
미국 등 선진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건설기업 진출이 저조한 편이었으나 국내 제조업체의 현지 생산공장 건설 일감을 따내면서 축적한 노하우로 선진시장 진출 확대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가 158억 달러로 절반 가까이인 47.4%를 차지했다. 이어서는 건축(121억 달러)과 토목(19억 달러) 순을 기록했다. 사업유형 비율은 도급사업이 318억 달러로 95.6%를 기록하며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투자개발사업 비중은 전년 대비 1.4%p 증가한 4.4%(14.6억 달러) 수준이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상 순방 외교 등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세계 각 국에서 분투해 준 우리 해외 건설 기업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해외건설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면서 "해외건설 진흥은 우리 건설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경제를 견인할 정부의 핵심과제인 만큼 올해도 지역별·프로젝트별 맞춤형 수주전략을 수립해 기업의 수주목표 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