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대표 이미지. (자료=넥슨)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가 대표적인 확률형 유료 아이템 '큐브'의 판매를 중단했다. 큐브가 게임 내 매출 4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자 신뢰 회복을 위한 초강수를 둔 셈이다. 업계에서는 확률공개 의무화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넥슨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총괄 디렉터와 김창섭 디렉터는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확률형 강화 상품 큐브 유료 재화 판매 중단을 알렸다.
김창섭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형 강화 상품 큐브를 판매하지 않겠다"며 "이제 잠재능력 개선은 인게임 재화인 메소를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큐브 판매 중단 배경에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과징금 처분이 있다. 앞서 넥슨은 지난 3일 확률형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16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역대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부과된 최대 과징금이다.
공정위는 넥슨이 2010년 5월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한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의 인기 옵션 획득 확률을 낮추고도 이를 이용자에게 공지하지 않았다고 봤다.
게임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역대급' 과징금에 적잖이 놀란 분위기다. 특히 시행이 예고된 '확률공개 의무화법'에 따라 게임사의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오는 3월 22일부터 전면 시행 예정인 개정 게임산업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구성 비율을 의무적으로 게임 내부와 홈페이지에 공개해야한다.
A게임사 관계자는 "게임 확률 관련 법적 의무나 사례가 없던 때임에도 제재를 받았는데 관련 법 시행 이후로는 수익모델 구상에 대한 부담감도 더해지고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의 불신과 피로감 등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비즈니스모델(BM) 변화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이미 최근 몇 년 간배틀패스와 장르 및 플랫폼 다각화를 통한 매출 다양화에 나서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산업 축소가 우려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게임산업 성장 동력 자체가 떨어진다는 목소리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처럼 기존에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을 갑자기 판매 중단하는 일은 없겠지만 업계 전반을 향한 이용자들의 불신으로 매출 감소 가능성은 있다"면서 "확률형 아이템의 수익성을 대신할 사업 아이템이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아 게임사들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