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가 의약품 시장에 새로운 성장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 간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비만치료제 대표기업들에 절반 이상의 비중을 싣고 있다는 점은 일치하지만 각 편입 비중과 이외 포트폴리오 편입 종목은 상이해 투자시 구별이 필요하다.
■ '최초' 타이틀 단 삼성운용, 2주만에 18% 성과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글로벌비만치료제ETF를 선보인 것은 삼성자산운용이다. 지난 14일 상장된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는 지수 리밸런싱 때마다 비만치료제의 선두주자인 덴마트 노보 노디스크와 미국의 일라이 릴리에 각각 25%씩 투자하고 TOP2 종목 외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비만 치료제를 임상중인 8개 종목을 추려서 동일 가중으로 투자한다.
28일 기준, 시장 변동분이 반영돼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를 각각 22.3%, 23.1%씩 담고 있으며, 강소제약사인 바이킹 19.8%, 질랜드 8.5%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이들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ETF 역시 가장 빠르게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는 상장 2주만에 18.1% 수익률로 동기간 전체 ETF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비만치료제에 집중하기 위해 임상 단계에 돌입한 기업만을 편입함으로써 성장성이 높은 비만치료제 개발 성과가 상품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게 설계한 점이다. 또한, 엄선한 기업들을 동일 가중 방식으로 투자함으로써 단순 시가총액 방식일 경우 소외될 수 있는 비만치료제에 특화된 강소기업의 비중을 비교적 높게 가져갔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이외에도 질랜드파마, 리듬, 스트럭처 테라퓨틱스 등 비만치료제 전문 강소제약기업이 편입돼 있어 향후 임상 결과에 따라 성과가 갈릴 전망이다.
■ 미래에셋·KB도 '탑2' 주력...그외 편입종목 '주목'
미래에셋자산운용도 29일 ‘TIGER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 ETF’를 신규 상장하며 추격에 나섰다. 이 ETF 역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에 투자하지만 편입비중은 28일 기준 일라이릴리가 28%, 노보 노디스크가 28%라는 점에서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과 편입비중의 차이가 있다.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 ETF’가 이들 두 기업 외에 담고 있는 종목은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암젠, 로슈, 화이자 등 비만 치료제 테마 관련 매출이 발생하거나 R&D 진행 중인 글로벌 상장 기업들로 총 10개사에 투자한다.
이들 기업은 신약 개발을 위한 풍부한 자금흐름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10개 종목 중 9개 종목이 2022년 글로벌 제약사 R&D 비용 상위 20개 기업에 속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판매 호조로 현금 보유량도 증가했다. 풍부한 잉여현금흐름을 배당 자원으로 활용해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 ETF’는 매월 분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하루 앞선 27일 KB자산운용도 관련 ETF를 상장시켰다.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는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는 TOP2 기업 '일라이릴리(LLY)'와 '노보노디스크(NVO)' 편입비중이 최대 56% 수준으로 미래에셋운용과 비슷하다.
다만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는 이들 외에 비만치료제 관련 신약 개발에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주요 제약회사 5곳과 ‘룰루레몬’으로 대표되는 비만 치료 관련 운동 및 행동치료 매출 상위 기업에도 투자한다.
전세계 비만 환자가 10억명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0%대를 웃돌고 있다. 시장에서는 2030년 이 시장의 규모가 100조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실장은 "비만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아직 미국 시장 내에서도 침투율이 낮고 전 세계적으로는 출시조차 안 된 국가들이 많아 사업 확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