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투시도. (자료=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도시정비 최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 수주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에서 승전보를 울리면서다.
여의도에서 생환한 현대건설의 다음 핵심 공략지는 압구정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재건축 공략을 위해 일찍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 격전지에서 '디에이치' 하이엔드 파워를 여실히 증명한 만큼 향후 압구정 재건축 사업에도 브랜드를 내세운 전략을 선보일 전망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며 지난 23일 여의도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이 영등포구 하나증권빌딩에서 시공사 선정 전체회의를 연 결과, 현대건설이 총 314표(57.3%)를 얻어서 시공권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여의도 한양아파트에 '디에이치' 브랜드 적용을 약속하면서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를 제안했다. 확정 공사비와 하이퍼엔드 오피스텔 조성을 통한 '분담금 0원' 조건 등을 내걸었다. 이밖에도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면 공사비 대신 최초 일반분양가로 대물인수하겠다는 공약을 세웠다.
현대건설은 공사비로 3.3㎡(평)당 824만원을 제시했다. 경쟁사 대비 평당 공사비가 26만원 높았으나 브랜드 파워와 사업 조건 면에서 조합원들의 표심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환경을 고려했을 때 양 사 모두 그렇게 높지 않은 공사비를 제시했다. 그만큼 수주에 사활을 걸었던 사업지로 표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다"면서 "브랜드나 일부 조건 등에서 현대건설이 우위를 점한 부분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브랜드 파워 앞세워 6년 연속 도시정비 1위 '청신호'
현대건설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로 6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 수주 1위 수성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성남 중2구역 재개발(공사비 6782억원)에 이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원)을 품으면서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1조4522억원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2조8322억원의 도시정비 신규 수주액을 올리면서 1위에 올랐다. 이어 ▲2020년 4조7383억원 ▲2021년 5조5499억원 ▲2022년 9조3395억원 ▲2023년 4조6122억원으로 5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 수주 왕좌의 자리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조5988억원의 신규 수주를 올린 포스코이앤씨를 근소하게 제쳤다. 올해도 포스코이앤씨가 2조3047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내 치고 나가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특히 현대건설의 핵심 공략 사업지는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다. '현대'라는 상징성이 큰 만큼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말에 이미 '압구정재건축수주 TF'를 신설하면서 수주를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외에도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해 수의계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 한남4구역과 신반포2차 등 서울 주요 사업지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주택사업 수주 목표는 작년 실적 보다 소폭 상향했다"면서 "특히 압구정 현대 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