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위치도. (자료=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대형 원전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15년 만에 해외시장 진출을 재개했다. 정부가 원자력산업 복원을 재천명하고 원전 최강국 도약에 강력한 의지를 다지자 이를 현대건설이 가시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3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Kozloduy)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입찰자격사전심사(PQ, Pre-Qualification)를 단독으로 통과하고 불가리아 의회 승인을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는 수도인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MW급 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최종 계약자 선정은 발주처인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 Kozloduy NPP-New Builds)와 협상을 완료한 4월이 될 전망이다.
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코즐로두이 원전은 1969년부터 시공된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다. 1~4호기는 노후화 문제로 폐쇄됐으며 현재는 러시아에서 개발된 가압경수로형 모델 5·6호기가 운영 중이다. 이번에 신규 건설이 확정된 7·8호기는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으로 2035년까지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 계동 사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해외 유수의 기업이 참여한 이번 입찰에서 까다로운 사전요건을 모두 유일하게 충족했다. 단독으로 의회승인을 받아 글로벌 톱 원전 시공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는 현대건설이 ▲풍부한 시공 경험 ▲뛰어난 기술력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정부 차원의 원전 생태계 복원 결정과 지속적인 K-원전 지원책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발주가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주설비 공사를 수주하며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6기 중 24기에 시공 주간사로 참여한 기록을 잇게 됐다. 2022년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청정에너지 동맹’에 따른 파트너십이 SMR 등 차세대 원전사업까지 확대되며 글로벌 시장 선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해외 원전 일감 확보는 국내 원전기업에 동반진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공급체계를 구축해 원전산업 전반의 고용창출 및 생산유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그동안 탈원전 정책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유럽시장은 그린 택소노미에 이어 탄소중립산업법(NZIA)까지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팀코리아 참여는 물론 다각적 루트를 통해 더 많은 수주 낭보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