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2024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 (자료=각 사, 에프앤가이드)
대형건설사의 올해 첫 분기 실적 윤곽이 곧 드러난다. 업계 위기 속에서 건재함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면서도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는 지점이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주요 대형건설사의 올해 1분기 잠정 실적 공시가 이뤄진다.
현대건설에 이어서는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각각 오는 24일과 내달 2일에 1분기 실적 공시를 예고했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아직 공시예고를 하지 않았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대형건설사 중 실적 성장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되는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의 1분기 매출 전망은 7조4497억원, 영업이익은 202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52%, 16.65% 성장한 수치다.
현대건설의 호실적 전망 배경으로는 비주택 사업과 해외사업이 꼽힌다. 현대건설은 국내 샤힌 프로젝트와 함께 중동에서의 대형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사우디 연결수주 누적 실적은 국내 업체 중에서는 최대 규모인 43조원으로 사우디 내 경쟁력을 방증하는 대목"이라면서 "샤힌(2.4조원), 아미랄(6.4조원) 등 기 수주 메가프로젝트의 매출 인식 본격화에 따른 이익 믹스 개선은 업황의 침체기에 대응 가능할뿐만 아니라 회복 국면에서 부각될 수 있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DL이앤씨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될 전망이다. DL이앤씨의 1분기 매출,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9508억원, 95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5.45%, 5.91% 증가한 수준이다.
DL이앤씨는 플랜트 부문에서의 성장과 주택원가율 개선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조6000억원 가량의 플랜트 부문 수주를 통해 비주택 사업 매출 증대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해 샤힌 프로젝트를 비롯해 미국에서의 발전소 플랜트 수주 등 비주택 사업 분야에서 3조원 이상의 수주 성과를 기록했다"면서 "착공한 비주택 사업 프로젝트들이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지난해 수주한 플랜트 부문 공사 매출 기여가 하반기로 갈수록 더 높아질 것"이라며 "15% 이상의 안정적인 플랜트 부문 마진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마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대우건설과 GS건설은 다소 부진할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대우건설의 1분기 매출액 시장 전망치는 2조5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1% 감소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1399억원으로 20.8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건설의 실적 부진은 저조한 주택 분양 실적으로 주택 부문에서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면서다. 1분기 대우건설의 분양은 2600세대 수준으로 연간 목표치에 13% 가량을 채웠다.
대우건설도 향후 플랜트 사업에서 실적 반등 실마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플랜트 사업이 매출총이익률(GPM) 17.2%를 기록하는 등 탁월한 수익성을 자랑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내 기대 가능한 해외 수주에는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공장 수주와 체코 원전(우협 선정)이 있다"면서 "지난해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수주의 매출화가 다소 늦어지는 상황에서 플랜트 사업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줄 수 있는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GS건설도 1분기 매출 평균 시장 전망치는 3조1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62.27% 급감한 599억원이 예상된다.
GS건설의 주택 분양 실적은 약 2800세대 가량으로 연간 가이던스의 14.1%를 채웠다. 다만 그동안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던 건축/주택 부문 GPM이 마이너스(-)에서 5.1%로 회복하는 등 일부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최근 5년간 플랜트 사업부 엔지니어 규모가 2019년 2702명에서 지난해 기준 521명으로 축소된 만큼 추가적인 대규모 플랜트 수주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지난해 기준 건축/주택 부문이 전체 매출액의 77.9%를 차지하는 만큼 향후 개선의 밑그림을 제시해주는 것이 이번 분기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사업 별 인력 구성을 조율 중"이라며 "수주 계획에 맞춰 순환 보직 체제 등을 운영하는 만큼 목표로 하는 플랜트 수주 등에는 인력 부족으로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