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진행된 게임산업 현장 간담회.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게임업계와 소통에 나섰다. 오는 5월 예정된 진흥책 발표에 앞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취지지만, 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소통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2일 게임업계 관계자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전병극 제1차관을 비롯해 한국게임산업협회(회장 강신철), 넥슨코리아, 넷마블, NHN 등 국내 게임업체 7개사 대표들이 직접 참석해 의견을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규제 완화와 세액 공제 등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진흥책과 함께 국내 기업의 해외 수출을 위한 지원 방안 등을 언급했다. 또한 글로벌 점유율이 낮은 콘솔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내달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간담회가 형식적인 소통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흥책 발표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도 별다른 변화가 생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0%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산업의 역성장은 10년 만의 일이다.
이에 국내 주요 게임사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부실한 게임 라인업 정리, 조직 개편 및 수장 교체를 단행하고 있다. 중소규모 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콘진원의 '2023 콘텐츠기업 금융환경조사'에 따르면 소규모 게임업체의 50.4%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견 업체 역시 30.3%의 비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게임업계는 정부차원의 실효성 있는 진흥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부진에 빠졌고, 이를 극복할 새 성장동력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대 총선에서도 여야의 공약이 규제와 e스포츠에 집중돼 있어 진흥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은 향후 5년의 게임산업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20년 문체부가 발표한 제 4차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은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게임 광고 제도 개선, 게임물 중복 심의 방지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쳐 왔다.
국내 게임산업은 지난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가 시행된 데 이어 게임 질병코드 등재 여부 결정 등 여러 규제 관련 이슈가 예정된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정부가 규제 일변도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게임산업을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을 실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