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2024년 1분기 영업이익. (자료=각 사, 그래픽=뷰어스)
대형건설사의 올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등에 업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웃었지만 다른 주요 건설사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원가율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수익성이 떨어졌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장 대형건설사 5개사(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 중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21.4% 늘면서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모두 성공했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실적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성과 덕분이다. 삼성물산의 해외 사업 매출은 2조545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6% 수준이다.
현대건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현대건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8조5453억원, 250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1.7%, 44.6% 증가했다.
현대건설의 실적 호조도 파나마 메트로3호선과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등 대형 해외사업 수주에서 매출이 발생한 덕분이다.
반면 DL이앤씨는 매출은 증가했으나 수익성이 하락했다. DL이앤씨의 1분기 매출은 1조8905억원, 영업이익은 6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32.5% 급감했다.
DL이앤씨의 수익성 감소는 높아진 원가율 탓이다. DL이앤씨의 1분기 원가율은 90.4%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0.8%포인트(p) 높아졌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1분기 매출은 2조4873억원, 영업이익은 114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했을 때 각각 4.6%, 35% 감소한 수준이다.
대우건설 측은 "고금리 및 원가율 상승 영향이 지속 반영되고 있어 전년 대비 1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면서도 "유례없이 힘든 건설 경영 환경 속에서도 영업이익률 4.6%를 기록하며 내실경영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세련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지난해 주택 관련된 비용을 보수적으로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진 개선이 더디다"며 "플랜트는 잠정 중단된 공사(리비아 패스트 트랙 발전현장)와 더불어 대형 현장인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프로젝트의 수주가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GS건설도 매출(3조710억원)과 영업이익(710억원)이 각각 12.6%, 55.3% 줄었다. 건축·주택과 신사업, 인프라 등 주요 사업본부에서의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이에 더해 판관비도 2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7% 가량 증가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올해 연간 건축·주택 부문 예상 매출이익률(GPM) 6~7%는 정산이익과 도급증액 등을 가정하지 않아 추가적인 개선 여지가 존재한다"면서도 "이를 반영하더라도 건축·주택 원가율은 90% 초반대로 추정돼 과거와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수익성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 자회사 GS이니마의 EPC 매출 확대와 베트남 분양 매출 축소에 따른 신사업 부문의 수익성 하락은 이익률 회복을 저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