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자료=연합뉴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받는 수도권과 달리 비수도권에서의 미분양 주택 증가세 등의 영향으로 주택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경기 전망이 이달 들어 악화됐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지난달 대비 2.0p 하락한 74.1로 전망됐다. 수도권에서 인천과 경기는 상승한 반면 서울은 하락한 결과다. 더불어 지방 광역시는 대체로 상승했으나 지방 도지역은 강원을 제외하고 하락세를 보였다.
수도권은 0.5p 상승한 90.8로 전망됐다. 수도권 지역 중 서울만 유일하게 4.6p 하락한 93.1로 전망됐고, 인천(82.8→88.5, 5.7p) 및 경기(90.4→90.9, 0.5p)는 상승했다. 수도권의 아파트 거래량과 매매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수도권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은 1월(65.9)부터 4월(97.7)까지 급등한 후 조정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은 2.5p 하락한 70.6으로 전망됐다. 도지역의 하락세가 전반적인 영향을 준 탓이다. 광역시권은 2.9p(72.5→75.4) 상승했고, 도지역은 6.6p(73.5→66.9) 하락했다. 광역시권에서는 광주와 대구 외에 나머지 지역에서 상승세를 보였고 도지역에서는 강원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대구와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주택가격 회복세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주산연 측의 설명이다.
광주(58.3)와 대구(71.4)는 각각 5.3p, 4.6p 하락했다. 광주는 두 달 연속 하락했는데 지역 내 부동산 PF 위기로 광주지역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율이 작년 12월 기준 8.1%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준공후 미분양주택이 6개월 연속 증가하고 아파트 가격도 하락세를 보여 신규 사업 수주에 대한 부담감 반영으로 사업 경기 전망 지수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도지역은 강원이 11.9p(66.6→78.5)로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그 외 지역이 모두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한국부동산원은 강원도 동해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3주 연속 큰폭으로 상승하고 GTX-B노선 연장이 발표된 춘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교통 호재 및 산업단지 개발 소식이 시장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국 자재수급지수는 전월대비 5.0p 상승하여 91.1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지수는 2.4p 하락하여 68.1을 기록했다.
최덕철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자재수급지수는 수입 건자재 가격의 상승폭이 둔화되고 레미콘 우선 납품 의무화나 협의체 구축 등 정부의 노력이 지속됨에 따라 자재 가격 변동이 안정화 되면서 세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조달지수는 대출 금리가 연초보다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재무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2금융권의 대손충당금 적립율 기준을 강화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금융기관에서 신규 대출이 어려워져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